2006년 1월 12일 목요일(인도 여행 3일째)
여행지: 기원정사 / 룸비니 글쓴이: 김정희
새벽의 찬공기와 자욱한 안개로 관광버스에 타고도 출발이 쉽지가 않았다. 과연 1시간 후면 안개가 걷힐까 라고 생각도 했지만 그렇게 쉽게 걷히지가 않았다. 길도 보이지 않는 안개속을 조금씩 조금씩 짐작으로 운행을 했다. 앞자리에 앉은 나는 조금은 불안했지만 부처님의 자취를 찾아가기에 안심이 되었다. 마치 무명속을 달리는 내 마음과 같이 오리무중인 그 길을 그냥 눈으로 볼 수 없기에 심안으로 길을 찾아가는 것과도 같았다.
급고독원 장자의 집터에 도착했을 때도 자욱한 안개로 먼 곳을 전망할 수가 없었다. 바로 가까이에만 보일 뿐 ..... 아쉬웠다.
장자의 집터를 둘러보고나서 스님이 법문이 일품이었다.
백장선사의 법문에서 <불낙인과> 와 <불매인과> , 이렇게 말 한마디가 엄청나게 다른 결과를 불러온다는 것을 알고 새삼 말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성제(고. 집 . 멸 도), 탐.진.치 3독과 불교의 중도사상, 팔정도 등 불교의 핵심만을 모아서 다시 한 번 설명해주실 때 어느 때보다 더욱 머릿속에 섬광처럼 와 닿았다.
또한 기원정사를 둘러보면서도 신비의 세계를 보는 듯 엄숙하고도 신성한 분위기를 주어 저절로 숙연해지고 탑돌이를 하면서도 신심이 우러나는 것 같았다. 티벳승려, 태국승려, 한국 스님 및 신도들이 석가모니불을 정근하는 모습에서도 환희심을 일으킬 수 있었다.부처님과 보리수는 불가분의 관계처럼 커다란 보리수는 장관을 이루었다. 더구나 보리수가 그 밑둥에서 다시 태어나 밑에는 여러 기둥인데 중간부는 하나가 됨에 신기하기만 했다. 9시가 지났는데도 중간 중간 가는 길이 안개 속이다.
계속 룸비니를 향해서 버스는 달려야 했다. 특히 길이 좋지 않아 덜컹 덜컹 특히 뒷자석은 천장과 여러 번 닿기도 했다. 가다가 화장실이 필요하면 길가에 차를 세우고 잠시 실례를 하기도 하고 주유소가 보일 때 화장실을 이용하기도 했다. 이동하는 시간이 길기에 아침에 출발해서 중간에 점심 먹고 네팔과 인도 경계를 지날 때는 절차를 밟는데 30분 정도 걸렸다.
그 와중에 꼬마가 쇼를 하며 구걸을 했다. 잘 씻고 손질하면 참 예쁜 어린이었다. 이런 어린이들이 너무 많기에 참으로 안타까웠다.
아침에 출발하여 저녁 무렵이 되어야 룸비니에 도착할 수 있었다.
룸비니 동산은 네팔 땅을 밟고 부터 서쪽으로 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눈안에 들어오는 룸비니는 동산이라기보다는 아름다운 정원같은 인상을 주었다.
룸비니라는 말은 석가모니부처님의 외할머니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고 한다.오색기가 만국기처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었다. 룸비니의 가장 대표적인 유적은 마야부인당과 석가모니 부처님이 탄생했을 때 용이 목욕을 시켰다는 구룡못, 아쇼카왕 석주이다.
아쇼카왕 석주는 인도를 최초로 통일한 마우리아 왕조의 아쇼카왕이 BC 250년 고타마 붓다의 탄생지에 경의를 표시하기 위해 세운 거대한 돌기둥이다. 이 석주에는 브라흐마 문자로 다섯줄의 명문이 새겨져 있다.
“ 아쇼카왕은 즉위한지 20년이 지나 이곳을 찾아 참배하였다. 여기 석가모니 부처님이 탄생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돌로 말의 형상을 만들고 석주를 세우도록 했다. 이곳에서 위대한 분이 탄생하였음을 경배키 위한 것이며, 이에 룸비니 마을은 조세를 면제하고 생산물의 1/8만 징수케 한다.” 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특히 커다란 보리수나무 옆에서 보는 구륭못에 비친 건물의 모습은 한층 돋보이고 아름다웠다. 일몰 풍경에 어우러진 모습은 평온하고 고요하면서도 신성했다.
두 손 모아 합장하고 반야심경을 외우며 부처님의 탄생지를 예찬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휴식처인 호텔로 가는데 짙은 안개로 운행이 힘들었다.
미혹된 세계, 내가 모르고 답답한 세계를 넘어 마음의 문을 열고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닦고 닦아 내려다 보이고 눈감아도 볼 수 있는 경지를 접근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아침, 저녁의 짙은 안개가 인상적이고 묘운을 남겼다.
좀 더 생각하게 하고 명상하며 깨우칠 수 있도록 암시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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