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마스테! 영혼의 여정

인도 성지순례 기행문 1일째/인천공항,델리

보리숭이 2006. 2. 2. 21:02

나마스테 - 영혼의 여정

 

2006년 1월 10일 화요일(인도 여행 1일째)

여행지: 인천공항 - 델리    글쓴이: 유선철


 ‘인생이 아름다운 이유는 여행이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언제부터인가 방학 때 해외여행을 가지 않으면 허전하고 아쉬움이 가득하다. 그렇다고 매 년 나갈 수도 없는 일. 나에게 주어진 모든 여건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이 못내 안타깝다. 이번 방학에 떠나는 인도 여행은 금강회에서 가는 여행이니 당연히 가야겠고 더구나 성지 순례인데...  내 마음 속에서 꿈꾸던 인도는 이렇게 쉽게 손을 내밀어 내게 만남을 허락했다.

 

  금강회의 세 번째 해외여행으로 우리는 인도 성지 순례를 선택했다. 중국을 다녀왔고 앙코르와트와 베트남을 다녀왔다. 이제는 마침내 인도다.

 2년 동안 차곡차곡 적금을 넣어가며 준비한 여행이다. 처음 적금을 들었을 때 10명이 동참하였다. 그런데 새로 적금을 들겠다고 여섯 분이 신청을 하여 적금을 하나 더 들었다. 처음 적금을 든 분들은  여행에 모두 참여했다. 두 번째 적금을 든 분들은 한 분만 참여했다. 그렇다, ‘첫 마음’이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학교에서 겪은 일련의 일을 통해 나는 그것을 절절히 느낀 경험이 있다. 


  인도는 한반도 면적의 15배가 되는 큰 영토를 가지고 있고 11억의 인구가 살고 있으며  힌두어를 포함한 15개의 언어가 공용어로 쓰이는 국가이다. 통계청 수치(2004년 기준)에 의하면 인도의 1인당 GDP가 631$이며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14,144$이다. 원시와 첨단의 문명이 공존하며, 부자와 거지가 공존하는 인도. 제3세계를 주도하는 개발도상국.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공위성을 발사한 경험이 있는 국가. 무한한 잠재력이 있으나 아직은 잠자고 있는 나라. 카스트제도가 지금도 남아서 평등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가 여지없이 허물어지고 있는 인도... 인도를 어떻게 볼 것이며 인도의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 인도를 생각하면 왠지 아득하고 막막하다. 엉킨 실타래처럼 어디서부터 실마리를 찾아야 할 지 모른다.


 부처님이 태어나 도를 이루시고 45년간 설법을 하시고 육신의 몸을 버리신 인도, 비록 불교는 쇠퇴하고 말았지만 인도는 역시 우리에게 ‘부처님의 나라’로 다가온다. 우리는 이제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 뚜벅뚜벅 구도의 행적을 더듬어 갈 것이다.


 여행은 자는 일과 먹는 일이 중요하며 행선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중요하다. 그래서 여행사 선택을 잘 해야 한다. 인터넷에서 인도 상품을 취급하는 몇 개의 여행사를 검토한 결과 혜초여행사와 성산항공여행사를 최종 후보로 정했다. 경험이 많은 ‘혜초’와 친절하고 적극적인 ‘성산’을 놓고 고심하였으나, 회원들의 설문조사를 하여 최종적으로 ‘성산’으로 결정하였다. 여행 참가인원은 흥선스님과 20명(안호대-이수희 부부. 정동석-박정숙 부부, 백승환-정경지 부부, 유선철-이금미 부부, 조재숙-조재현 자매, 김창순, 박정희, 정위연, 윤미영, 김정희, 김희선, 이필임, 이정수 법우님)이었다.


 2006년 1월 10일 오전 6시, 모두들 설레이는 마음으로 어둠을 헤집고 모여들었다. 김천고등학교 앞에 대기한 버스에 짐을 싣고 기대와 희망도 싣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부족한 잠을 보충한 후 내가 준비한 ‘인도의 역사’에 관한 유인물을 함께 살펴보았다. 열심히 달린 버스는 오전 10시가 안되어 인천공항에 도착하였고 10시 30분경에 스님과 이규술 팀장이 오셨다.


  12시 30분 출발 예정이었던 Air India 304는 12시 50분에야 굉음을 내며 동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행기가 활주로를 벗어나 하늘로 향할 때 귀가 멍하면서 짜릿한 전율이 느껴진다. - ‘이제 먼 여행의 시작이구나.’

 오후 4시경 비행기는 홍콩에 도착하여 1시간 가량 머물렀는데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고 하여 매우 불편하였다. 비행기 안에서는 책을 보는 법우님들이 많았다. 준비해온 자료들을 이것저것 뒤지면서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의견을 나누는가 하면 통로를 거닐면서 피곤한 다리를 푸는 법우님들도 있었다.

 홍콩을 출발한 비행기가 인도의 델리 공항에 도착한 것은 오후 12시(현지 시간 8시 30분), 그러고 보니 12시간을 비행기 안에 꼼짝없이 갇혀 있었다.


 공항을 나서니 자동차 경적소리가 요란하고 기름 냄새로 공기가 매캐하다. 준비된 버스에 오르니 축하의 꽃목걸이를 하나씩 걸어준다. 그리고 ‘아난다’라는 현지 가이드가 인사를 하는 데, 델리대학 2학년에 다니며 한국어를 전공한다는 키가 크고 배우처럼 잘 생긴 청년이다. 일행은 40분 정도 걸려 Ashoka Hotel에 도착하였다. 처음 맞은 인도의 밤... 차가운 공기는 방안에 가득하고, 온 몸이 나른해진다. 침대에 기대어 혼자 중얼거리길 “부처님! 순례자가 되어 인도에 왔습니다.”


<나마스테 - 영혼의 여정> - 여행 며칠 후에 스님께서 지어주심- 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 사진 : 백승환 선생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