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월 17일 화요일(인도 여행 8일째)
여행지: 아그라포트 / 타지마할 글쓴이: 조재숙
◎ 아그라 포트(Agra Fort)
여느城처럼 垓字로 둘러싸인 붉은 색의 거대한 아그라 포트는 소문대로 철옹성 같다. 성 바깥문을 통과하니 철옹성의 느낌은 더욱 짙게 느껴져, 탈옥이 불가능한 감옥에 들어가는 기분이다. 그러나 이 성의 하나밖에 없는 입구 아마르 싱 게이트(Amar Singh Gate)를 지나자 곧 평화로워 보이는 넓은 정원과 붉은 사암의 이국적인 건축물이 눈앞에 펼쳐진다. 제항기르 펠리스(Jehangir's Palace)이다. 무굴제국의 3대 악바르 황제가 어렵게 얻은 아들 제항기르를 위해 지은 건물로 힌두양식과 아프카니스탄 양식의 건축 기법이 혼합되어 묘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아치형 문, 투각무늬 창, 기둥과 문과 벽면에 빈틈없이 조각된 여러 가지 아라비아 문양의 아름다움이 느껴져, 내가 꼭 아라비안 나이트 무대인 궁전에 와 있는 것 같았다. 아치형 문과 투각 창을 통해 밖을 내다보니 한 장의 사진을 보는 것 같은 재미 또한 쏠쏠하다.
포로의 방이란 뜻을 가진 무삼만 부르즈(Musamman Burj)와 저 멀리 보이는 타지마할을 보니 권력과 그 뒤편을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 무굴제국(1526~1707)은 넓은 땅과 오늘날 인도를 대표할 수 있는 화려한 문화를 가졌지만 그 역사는 짧다. 우리는 그 이유를 새겨 볼 필요가 있다.
아그라 포트 관광을 마치고 모두가 기대하는 타지마할(Taj Mahal)로 버스가 향했다. 소중한 문화유산인 만큼 입장도 까다롭다. 손상을 입힐 수 있는 물건은 입장불가. 카메라 정도만 들고 가라는 팀장님의 안내 말씀. 백팔조는 참 착하다. 타지마할 티켓까지 버스에 두고 내렸다. 평소 백팔조는 똘똘 뭉쳐 부러움과 질투까지 산다. 그런데 이번에도 약속이나 한 듯이 똘똘 뭉쳐서 버스로 가지러 가는 것이 아닌가! 가지러 가는 백팔조도 남은 우리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여행을 한층 더 흥이 나도록 만든다. 이번 여행의 백미가 아닐까? 백팔조는 금강회의 영원한 앙꼬다. 그래서 우린 백팔조가 여전히 부럽다.
◎ 타지마할(Taj Mahal)
무굴제국의 건축광인 사자한의 사랑은 세계 7대 불가사의 타지마할을 낳고, 오늘날 전 세계 사람들로 하여금 그 것을 보러 오게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감탄하여 마지않는다.
티켓팅을 하고 들어가니 붉은 사암으로 된 거대한 남문이 보이고(돔 부분은 흰 대리석인 이 남문도 뛰어난 건축물인데, 타지마할 앞에 있기 때문에 제 값어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단다. 우리도 타지마할에 대한 기대 때문에 남문은 안중에도 없었다), 남문에 들어서니 페르시아풍의 둥근 아치문 속으로 흰색의 타지마할이 그림처럼 자태를 살짝 보여주어 기대감으로 흥분된다. 복잡한 사람들 틈에서 사진을 찍고 남문을 나서니 넓은 마당에 수로를 둔 전형적인 무굴양식의 정원과 분수가 마치 페르시아 양탄자(길이 275m)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그 앞에는 정원과 분수를 굽어보며 완벽한 대칭미의 타지마할이 우뚝 서 있다. 넓게 트인 공간에 홀로 우뚝 서 있는 흰 대리석의 거대한 풍채는 다가서는 사람들을 신비한 기운으로 사로잡는다.
어느 여행가는
“해질녘이 감상하기에 더할 나위없이 감동적인 시간이다. 우선, 흰 대리석이 풍부한 황금색을 띤다. 그리고는 빛이 변함에 따라 천천히 분홍색, 붉은색으로 바뀌다가 마침내는 푸른색으로 변한다”고 했다.(카페의 백승환법우께서 올린 사진에도 색깔이 구분됩니다.)
이렇게 타지마할은 하루 중에도 느낌이 다르다. 빛의 강약, 방향에 따라 순 백의 대리석이 반사하는 빛의 오묘함 때문이리라.
타지마할은 사랑이 낳은 하이얀 대리석과 물, 그리고 빛의 종합예술이다.
이야기는 햇빛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전설이 된다는 흥선스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타지마할의 역사는 보았는데, 전설은 보지 못해 아쉬웠다. ‘다음엔 보름에 맞추어 와야겠다’고 했더니 옆에서 ‘다음에 또 올려고요‘한다. 다시 인도에 오고 싶지 않다는데 대한 반문이다.
내부로 들어가니 아름다운 투각무늬 문과 상감기법을 이용한 각종 문양들은 정말로 아름다웠다!!! 사진을 못 찍어 아쉬웠다.
◎ 타자마할 보존을 위한 문제점과 노력(참고자료: 주간동아 2003.10.09. 404호)
이 위대한 세계적 문화유산의 천적은 산성비다. 자동차 배기가스(이산화탄소)와 인근 중화학 공업지대에서 내뿜는 아황산가스에 의한 산성비는 대리석 표면을 흐릿하게 변화시키는 ‘애칭(etching)'현상이 발생한다.
또 다른 하나는 사철 덥고 습한 인도의 기후는 대리석 판들을 연결, 지탱시키는 철제 꺾쇠와 못의 부식을 촉진시켜서 건물 전체의 균열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우리 조상들의 슬기로움을 다시 한번 느낀다. 타지마할은 겨우 350년 밖에 안되었는데 향후 200년도 재탱하기 어렵다고 내다본 단다. 우리는? 물론 우리는 대리석이 나지 않는다. 때문에 조각하기 까다로운 화강암을 재료로 다루었다. 하여 부식도 느리게 진행되지만, 연결과 지탱을 위한 금속 못 같은 것을 사용하지 않았음이 더욱 자랑스럽다. 석재만이 아니라 목재도 금속 못은 사용하지 않아 오래 보존할 수 있다는 것, 우리 모두 다 아는 이 사실, 세계를 다니며 자랑하고 싶다.
UNESCO와 프랑스의 론-풀랭 재단, 인도 고고학연구회는 합동으로 98년부터 3년 간 보수와 영구 보존 계획에 착수했다. 배기가스에 의해 누렇게 변색된 표면을 청소하고, 표면에 이끼, 곰팡이의 서식을 방지하기 위해 실리콘으로 표면 도포를 한다. 대리석판 틈새를 방수처리하고 심하게 파손된 대리석판을 새로 바꾸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그 후 2001년에는 인도 굴지의 회사인 타타그룹의 후원 하에 주변경관 개선과 타지마할 내부 수리를 포함하는 보다 광범위한 프로젝트가 실시되었다. 인도 정부 당국도 97년 이후 인근의 석탄연료 사용공장을 폐쇄하고 천연가스 가스 사용으로 유도하고 있다.
또 주 정부에서 미관을 위해 야무나강의 수위를 높이는 방법으로 강폭을 줄이는 공사를 실시했는데, 수위가 올라간 대신 수압이 너무 강해져서 타지마할의 기단부에 많은 압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단부에 강둑을 따라 붙어서 기단을 지탱하고 있는 사라나무 판자는 물과 접촉해야 수명이 길어진다. 하지만 강폭을 줄이는 개간사업을 했기 때문에 이 사라나무 판자의 수명도 더 짧아질 것이라고 한다. 인도 고고학 연구회 아그라 지부의 보고에 따르면 이미 타지마할 기단부의 손상이 시작된 상태다.
타지마할이 팩을 하고 있다(? 자료출처: loney planet, 이 책이 출판된지 1년이 넘었으므로 이젠 팩이 끝났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부식된 타지마할 대리석을 보호하기 위해, 인도 여인들이 피부를 아름답게 하기 위해 수백 년 동안 사용한 전통적인 미용법을 따랐다. 고고학자 팀들은 고대 어유르웨딕(Ayurvedic) 미용법인 물타니 미티(multani mitti: 머드팩)를 타지마할에 바르고 있는데, 이는 백토, 곡초류, 우유와 아림을 섞은 것이다. 이 팩을 바르고 24시간 후에, 미지근한 물로 씻어내면서 대리석 표면의 불순물과 변색을 제거한다. 고고학자들은 16세기 무굴 필사본에서 이 기법을 발견했고, 지금까지 타지마할 내부, 관문, 그리고 뾰족탑에 사용했다. 미용술의 효과는 매우 성공적이어서 이 방법은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멀리 이탈리아를 비롯하여 여러 국가의 고고학자들이 자국 건축물에 팩을 해 주려고 줄을 서 있다. 나마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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