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최송설당] 제13장 부(富)의 행로

동양척식 주식회사

제13장 부(富)의 행로 
  
일본은 고종을 덕수궁에 유폐시키고 순종은 창덕궁으로 거처를 옮겨 두 사람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조선에 ‘동양척식주식회사’설립 안을 내놓았다. 조정 대신들은 ‘주식회사’가 무엇인지 의미조차도 알지 못했다. 조선 조정이 알 건 모르건 일제는 동양척식주식회사법을 통과시켰다. 뒤이어 주식 모집에 들어갔다. 창립 자본금은 1,000만 원으로 정했고 이를 20만 주로 나누었다. 이 회사의 창립 주식에 대한 일본 국내의 인기는 거의 광적이어서 응모자 수는 공모주 수의 35배에 달했다. 그러나 주식회사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조선에서는 응모자 수는 전체 공모주 수의 1.9％에 불과하였다. 조선이 반대를 하건 말건 동양척식주식회사는 1909년 1월 29일부터 서울에 지점을 두고 사무를 개시하였다.

영친왕은 일본으로 떠났고, 매섭고 질긴 동지섣달 긴긴밤은 최송설당에게는 무료하기 짝이 없었다. 가끔 엄귀비의 말동무가 되어주는 것이 전부였다. 어느 날 엄귀비가 최상궁을 불렀다.

“최상궁, 동양척식주식회사가 설립되었다는데 어떤 회사인지 좀 알아주시오. 고미야 궁내부 차관에게 들은 애기로는 알 수가 없어요.”
“마마, 누구를 만나서 물어볼까요?”
“이완용 재상의 조카 되는 한상룡이라는 사람이 궁내부에 비서감승(秘書監丞)으로 있었다오. 이 사람이 조선인으로는 유일하게 동양척식주식회사의 이사로 들어갔다네. 이 사람을 만나서 물어보시오.”
“예, 알겠나이다.”
최송설당은 한상룡에게 만나자는 기별을 넣었고 날을 정해 만났다.
“귀비 마마의 부탁으로 동양척식주식회사에 대해 알고자 하는데 가르쳐 줄 수 있겠습니까?”
“여부가 있겠습니까. 무엇이 궁금하십니까?”
“먼저 척식이라는 말이 무슨 뜻입니까?”
“용어 자체로만 해석하면 조선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는 조선의 모든 땅에 대해 측량 사업을 합니다. 다음은 등기라는 절차에 따라 소유주를 명확히 해둡니다. 토지 거래가 이루어지면 거래내역을 총독부가 기록하여 이를 토대로 세금을 걷을 것입니다.”
“지금도 모든 땅에는 주인이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는 하지만 궁장토나 역둔토 같은 것은 주인 없는 국유지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다른 나라에도 이런 본보기가 있나요?”
“예, 영국이 인도에 동인도회사를 만들어서 처음에는 향료와 면화 무역을 독점해왔습니다. 최근에는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확보함으로써 세금까지 관장하고 있지요. 이를 모방하였다고 합니다.”
“엄청난 일이 군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렇게 하여 대화는 끝이 났다. 최상궁은 들은 대로 엄귀비에게 고했다.
“그러면 그렇지, 저들이 우리 조선 땅을 빼앗고 특히 황실 재산을 탐을 내고 있는 것이야.”
“마마님, 그러면 마마님의 재산은 어떻게 됩니까?”
“그러게 말일세, 내 재산도 온전할 수는 없겠지.”
특히 궁내부가 파악한 엄귀비의 재산 중에는 최상궁이 관리하는 농지는 빠져있었다. 엄귀비로서는 이 재산 처리가 난감한 문제였다.
  
망하는 나라의 시간은 너무나 빨리 지나갔다. 1909년 10월 20일 중국 하얼빈 역에서 안중근이 소지한 브로닝 권총은 여덟 발 탄알 중 네발이 이토 히로부미에 명중했다. 이토 히로부미는 죽었지만 일본의 식민지 침탈은 저지할 수 없었다.
1910년 8월 26일 어전회의. 이완용이 조약의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제1조 조선의 황제 폐하는 조선 전부에 관한 일체 통치권을 완전히 또 영구히 일본 황제 폐하에게 양여한다. 제2조 …”
황제도 대신들도 말이 없었다. 대궐 천정을 드나드는 매미소리만 요란히 들릴 뿐이었다. 황제는 힘없이 위임장에 서명한 뒤 자리를 떴다.
8월 29일 조칙문은 공포되었다. 만백성이 울부짖는데도 밤이 지나자 동창은 밝아왔다. 작열하는 태양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동해 바다 위로 떠올랐다. 조선왕조 오백 년의 종말을 고하는 날이었다.

최상궁이 궁궐을 나오고 얼마 되지 않아 최초로 호적법이 공포되었다. 호적법에 따르면 호주는 출생, 사망, 호주의 변경, 혼인, 이혼, 양자, 파양, 분가, 일가의 창립이 일어난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본적지 관할 면장에게 신고하도록 규정되었다. 이로써 조선의 모든 사람은 가(家) 단위로 호적에 올랐다. 호적법이 생기기 전의 여성들은 어렸을 적에는 ‘간난이’‘말순이’ 정도로 불렸다. 결혼 후에는 출신 고향에 따라 ‘안성댁’‘경주댁’으로 택호를 불렀다. 최상궁도 어렸을 때에는 ‘효선’으로, 결혼 후에는 ‘고부댁’으로, 궁중에 들어가서는 ‘최나인’을 거쳐‘최상궁’으로 불렸다. 호적법의 시행으로 여성들도 호적 등록이 필요했다. 당시 양반가의 부인들이 저술 활동을 한때는 당(堂) 또는 각(閣) 호를 썼고, 신분이 낮으면 소사(召史)로 쓰기도 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순성 여학교를 세운 김양현당(金養賢堂) 교장이나 신사임당이 그 예이다. 따라서 최상궁은 자신의 이름을 최송설당이라고 호적에 입적했다. 송설이라는 이름을 가진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외람히도 송설당이라 칭한 나를 비웃으나
이 마음은 뭇 꽃들과는 짝하기 싫어서였네.
세월 겪으며 푸르고 창창한 바탕 기대하고
다만 사랑한 것은 티 없이 맑고 깨끗함이었네.
<중략>
  
笑我蘫稱松雪堂 
此心不欲伍群芳
可期經歲靑蒼質 
袛愛無塵皎潔光
  
조선을 강제 합병한 일제는 조선총독부가 설치되자마자 토지조사령을 공포하였다. 조선총독부에는 토지조사국이라는 부서가 설치되었다. 토지조사사업은 조사사무와 측량사무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조사사무는 준비조사, 실지조사, 검사의 세 단계로 추진되었다. 준비조사는 면・동・리의 명칭과 경계를 조사하는 것과 토지 신고서를 수합하는 업무이다. 실지 조사는 필지의 경계와 지목, 토지 소유자를 조사하고 도면을 작성하여 장부를 작성하는 것이다. 검사는 실지조사 결과 측량 원도와 토지 신고서를 대조하여 조사하는 작업이었다. 조사 사업은 그다지 순조롭지 않았다. 일반 백성들은 일제가 세금을 더 많이 걷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토지조사령이 발표되자 엄귀비는 며칠간 고심했다. 엄귀비는 밤이 내려오고 별빛이 켜진 날 밤 최상궁을 불렀다. 문서 꾸러미를 최상궁 앞으로 놓으며 말했다.
“이게 그동안 최상궁이 관리하던 농지의 땅문서요.”
“마마, 어떻게 하라는 분부시온지요?”
“조만간 이 농지에 대해서도 토지조사와 등기가 이루어질 것이오. 궁내부에서 파악하고 있는 내 재산 목록에는 없는 땅이오. 이제 와서 영친왕 전하나 친정 동생 이름으로 등기하고자 하면 국유지라며 빼앗아 갈 것이오.”
“그러시면......”
“그동안 최상궁이 관리해온 농지니 최상궁 앞으로 등기가 이루어지도록 하시오.”
“마마님께서 저를 이다지도 믿어주시니 감읍하오나, 실패할까 두렵사옵니다.”
“난, 최상궁의 능력을 믿소.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하는 마음으로 대처합시다.”
“제 정성을 다하겠나이다.”
“최상궁이 노력을 해도 국유지가 된다면 허전한 마음이야 이루 말할 수 없겠지. 하지만 그땐 어쩔 수 없지 않겠소.”
“분부 받들겠나이다.”
“이제부터는 농토 관리는 직접 하고 최상궁 것으로 확실히 인식시켜 놓으시오.”
“예, 마마님.”
“지금처럼 매년 수확에 대해 보고하고 내 처분에 따라주시오.”
“여부가 있겠나이까.”
“그리고, 만약 내가 최상궁보다 먼저 죽게 되면 최상궁이 정말 훌륭한 곳에 써 주시오.”
“하해와 같은 마마님의 분부 저버리지 않겠나이다.”
사가로 나온 최상궁은 농사철은 물론 수시로 농지를 돌아다녔다. 소작들에게 막걸리를 사주며 농사감독을 했다. 추수철이 되면 수확물을 거두고 소작료도 직접 주었다. 소작들에게 자신이 주인이라는 것을 인식시켜 나갔다.
  
영친왕이 인질이 되어 일본에 끌려간 지 4년째인 1911년 여름 날, 데라우치 총독이 고종황제를 알현했다. 합병과 동시에 일본은 ‘황제’를 ‘전하’로 ‘황태자’를 ‘왕세자’로 격하시켜놓고 있었다.
“전하, 강녕하시옵니까?”
“마음이 편치 못하구려.”
이때 옆에 있던 엄귀비가 거들었다.
“총독 각하, 우리 왕세자를 한 번만 보게 해 주시오.”
“조금만 더 기다리십시오. 지금은 학습원에서 공부 중입니다.”
“5년 동안 한 번도 안 보낸 것은 너무하지 않습니까? 이토 히로부미 통감은 1년에 한 번은 보내 주겠다고 약속했어요.”
데라우치 총독은 적당히 얼버무리고 궁궐을 나갔다. 그 후 얼마 안 되어 일본에서 지내는 영친왕의 모습을 담은 활동사진을 찍어서 조선 왕실로 보냈다. 그 필름에는 영친왕이 학우들과 야외에서 군사훈련을 받으면서 주먹밥을 먹고 있는 모습이 등장했다. 그 장면을 보던 엄귀비는 극심한 충격으로 급체를 일으켰고 이틀 만에 별세했다. 그러나 일제는 엄귀비의 사망을 장티푸스로 판정했다. 빈소 부근에는 아무도 접근하지 못했다. 어머니의 부음을 듣고 영친왕이 한양을 방문했으나 자식마저 접근을 금지했다. 영친왕은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갔다.
  
최송설당으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자신의 뒤를 봐 줄 사람을 잃었던 것이다. 엄귀비의 유언이 현실로 되어 버렸다. 엄귀비가 먼저 죽은 것이다. 엄귀비가 갑자기 사망을 하자 재산관리에 대해 의논할 상대가 없어져 버렸다. 그런 가운데 1912년 8월 13일부터는 본격적으로 토지조사 사업이 시행되었다. 최송설당도 이제는 엄귀비가 물려준 김해와 김천, 대전, 서산에 있는 농토에 대해 소유권을 인정받아야 했다. 어떻게 해야 자신의 재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는지 막막했다. 이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다. 동양척식주식회사의 한상룡 이사였다. 만나 뵙기를 청하자 응해주었다.
“몇 가지 여쭈어 볼일이 있어 찾아뵈었습니다.”
“말씀해 보시지요.”
“이사님도 짐작은 하시겠지만 제가 엄귀비 마마의 재산을 일부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 땅들은 어떻게 되나요.”
한상룡은 난감했다. 최송설당이 관리하는 토지야말로 동양척식주식회사가 국유지로 빼앗기 위해 눈독 드리는 토지가 아닌가. 그러나 사실대로 말하기는 너무나 난감했다. 
“저는 이 회사의 최고 책임자 중의 한 사람입니다. 사실대로 말씀드리기는 참으로 곤란하네요.”
“이사님, 제가 귀비 마마의 유지를 받들 수 있도록 한 번만 도와주십시오. 이 재산은 정말 좋은 일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시다면 제가 도와드릴 수는 없고요. 지금 조선의 시골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화를 말씀드리지요. 나머지는 알아서 하십시오.”
“시골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까?”
“이 애기는 경상도 지방에서 일어난 실화입니다.”
  
하루는 군청에서 직원이 마을을 찾아왔습니다.
“김서방, 수고 많소, 이 땅에 대해 토지조사하러 왔소.”
“네에 그렇습니까? 나리.”
“저 논 김서방 논이지?
“저 같은 비렁뱅이가 무슨 논이 있겠습니까. 나라님 땅이지요.”
“김서방이 부쳐온 논이 아닌가?”
“부쳐 먹기는 했지만요. 임자는 나라님이지요.”
“허어, 그럼 나라님 땅이 맞는 거지.”
“예에, 처음에는 우리 아버지 땅이었는데 원님한테 넘어갔다가 이제는 나라님 땅이 되었습죠.”
“그런가. 그럼 오늘부터는 총독부 땅이 되었으니 잘 기억해두게.”
“예에! 총독부 땅이라고요.”
“자네 입으로 자네 땅이 아니라고 했지 않은가. 그러니 조선은 망했고 이제는 총독부 땅이 되어야 하지 않는가.”
  
“이렇게 하여 소유주가 분명하지 않은 땅은 총독부 땅이 되었다가 동양척식주식회사로 넘어갔지요. 나중에는 일본에서 이주한 농민에게 불하되었습니다. 이런 실화도 있지요.”
  
“김서방 자네 땅은 신고했는가?”
“군청에서 신고하라는 연락이 왔는데 내가 까막눈인데 가면 뭘 해. 그랬더니 총독부 땅이 되었다는군. 박서방 자네는 어떻게 되었나?”
“우리 주인마님이 일가친척 없이 혼자 살다가 돌아가시지 않았는가.”
“그랬었지.”
“마님이 돌아가시면서 내가 부쳐 먹던 땅문서를 내게 주었다네.”
“그랬었나?”
“내 동생이 순사로 있지 않는가. 그 녀석이 군청에 가서 무조건 내 땅이라고 주장하라고 하더군.”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
“이제 내 땅이 되었다네.”
“총독부 땅이 되면 새해에는 난 못 부쳐 먹나?”
“총독부 땅이라도 부쳐 먹기는 매일반이겠지.”
  
“저는 이 정도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말을 마친 한 이사는 누가 듣지 않나 조심하며 빠른 걸음으로 헤어졌다. 최송설당은 직감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파악되었다. 한 이사가 직접적인 답변을 피하는 이유도 알만 했다.
‘신고를 하고 내 앞으로 등기를 해야 내 땅이 될 수 있구나’
바로 그게 정답이었다. 그날 이후 최송설당은 기회가 나는 대로 자신이 관리하는 농지를 방문했다. 소작인들을 만나서는 소유주가 자신이라는 것을 확실히 인식시켰다. 농지를 방문할 때면 이장과 면장을 반드시 만났다. 농지 주인으로서 농사 감독을 하기 위해 왔다는 것도 은근히 과시하였다.
  
어느 날 삼각대와 철가방을 멘 네 사람이 마을에 들어왔다. 허기를 채울 요량으로 주막부터 찾았다. 마을 사람들은 신기한 물건을 들고 온 사람들을 구경하러 주막으로 몰려들었다. 식사가 들어오기 전까지 일본인 십장이 조수인 조선인들을 앉혀 놓고 교육을 시키고 있었다.
“이제는 자(尺)의 세상이 왔다. 자로 그어진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 자의 눈금을 따라 땅의 주인이 바뀐다. 따라서 자에는 아량이 없다.”
선 문답하듯 하는 말에 시골 사람들은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
“면적은 정(政), 반(反), 묘(苗), 평(坪), 보(步), 합(合), 작(勺)으로 기록한다.”
식사를 마친 그들은 들판으로 나갔다. 십장이 소리쳤다.
“삼각대를 세워라. 한쪽 다리부터 먼저 고정하고 나머지 두 다리는 그저 땅에 얹어둬라. 트랜싯에 달린 망원경의 높이는 눈보다 약간 낮아야 한다.”
조수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자가 십장이 시키는 대로 따라 했다.
“삼각대 다리는 절대 움직이지 마라. 다리의 나사를 풀어 높이를 조절하면서 수평을 맞추어라. 다리를 움직이면 구심이 돌아간다. 두 기포 모두 정중앙에 와야 한다. 완벽하게 될 때까지 반복해라.”
측량기 설치가 끝나자 한 사람은 멀리서 막대기를 들고 십장은 망원경을 들여다보며 기록했다. 줄자로는 길이를 재면서 분주히 왔다 갔다 했다.
촌로들은 쪼그려 앉아 멀뚱히 쳐다만 볼 뿐 자신들이 평생 쌓아온 지식을 동원해도 알 길이 없었다. 측량인은 조선의 토지 전체에 대해 지번, 지목, 면적, 등급, 지가를 기록했다. 토지대장과 지적도를 만든 다음 소유주가 누구라고 기록하는 작업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궁원전이나 역둔전은 실마리만 잡히면 어리석은 농민들을 유도 심문해서 총독부 소유로 바꾸어 버렸다.
  
개울가 버들강아지가 얼음을 뚫고 올라와 꽃망울을 피웠다. 올챙이는 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이른 봄이었다. 최송설당에게도 토지조사를 한다는 기별이 왔다. 최송설당은 즉시 김해로 내려갔다. 최송설당은 조사 사업에 응했고 자신의 토지임을 주장했다. 경선궁의 유지를 지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1918년 토지조사 사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경선궁의 농지를 고스란히 지킬 수가 있었다. 토지조사가 마무리되자 최송설당은 영휘원을 찾아갔다. 큰 절을 올리고 엄귀비에 대한 고마움을 <감은(感恩)>이라는 헌시로서 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