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탑의 땅 미얀마

미얀마 기행문 4일째 / 헤호 2 - 고한희

보리숭이 2011. 2. 12. 23:45

2011년 1월 26일 수요일  / 글쓴이 고한희 / 헤호 인레호수 

 

   힌타새 조각상

 

 

“1965년 팡도우 축제 때 불상을 실었던 배가 침몰한 장소에 전설 속의 힌타(Hintha)새(상상의새)를 조각한 탑을 세웠다”고 한다.

 전통실크공방

 

13시10분에 출발하여 약 20분가량 배를 타고 전통실크공방에 도착했다. 물위에 흙을 쌓아 그위에 나무로 집을 짓은 공방이 공정별로 여러 채 있었다. 이것은 연줄기에서 실을 뽑아, 실에 물을 뿌려가며 손바닥으로 밀어 실 줄을 만드는 과정이며, 그 줄로 직물을 짠다. 실을 물레에 돌려 실을 뽑아내는 과정이다. 이것은 실크로 옷감을 짜는 모습인데, 두 번째는 염색을 한 실로 색이 있는 실크 천을 짜는 모습이고, 세 번째는 연실과 실크로 천을 짜는 모습이다.

친정어머니도 젊었을 때 베틀에 옷을 짰다고 한다. 어머니 생각이 났다. 힘들텐데 힘들어 보이지 않는 것은 그 사람들이 그냥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았다.

가족들이 점심식사를 하는 모습이 정겨워 보였다. 가족들은 순한 미소들을 보내주고 있었다. 엉성한 화장실도 보였다.

완제품상점을 가보았다. 연실로 만든 스카프가 80달러나 되었다. 투박하고 색이 자연스럽지만 그렇게 좋아 보이지도 않았고, 옷들은 순면이고 실크지만 디자인이 70∼80년대 모양뿐이었다. 내 몸에 맞는 작은 옷이 많아 구매할까 했는데 조금은 촌스러워 사지 않았다. 가격은 싼 편이었다.

 

입담배 만드는곳

 

14시 20분에 입담배 만드는 곳에 배를 타고 도착하였다. 여기는 수상가옥에서 위와 같은 공정으로 입담배를 만들고 있었다. 작은 기념품 가게도 딸려 있었다.

 

목이 긴 빠다웅족 여인들

                                                     <빠다웅족 다섯 여인과 함께>

 

“Padaung(파다웅,빠다웅)족은 미얀마 동북쪽과 태국의 서북쪽 접경지역에 집단거주하는 고산족(hill tribe)으로, Padaung은 목이 긴 사람이라는 뜻이다. 서양사람들은 이들을 Long neck tribe(기린족)이라고도 한다.

이들은 여인의 목이 길면 길수록 미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생동안 목에 황동(놋쇠)으로 된 목걸이(coil)를 착용하고 다니는 풍속을 가지고 있다. 이 놋쇠고리는 기린족 여인들의 신분과 부, 그리고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표식으로 원래는 놋쇠고리에 은으로 만든 사슬이나 동전을 주렁주렁 늘어뜨려 한결 화려하게 장식을 하였으나, 요즘은 관광객을 상대로 눈요기거리를 제공하면서 좀 더 간편한 차림새로 바뀌고 있는 추세라 한다. 여자아이가 5~6세가 되면 놋쇠고리를 착용하기 시작하여 점차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놋쇠고리의 길이를 점점 늘려나가는데, 일단 목걸이를 착용하면 평생을 벗지 않고 지내며, 예외적으로 목걸이를 벗을 때는 고리의 길이를 늘일 때와 광택을 낼 때 뿐인데, 광택은 처음 목걸이를 걸고 나서 5년이 지난 다음에 이뤄진다고 한다.

기네스북에는 놋쇠고리는 최고 22kg, 최대 목의 길이는 40cm, 사실은 목이 길어지는 게 아니라 어깨뼈가 눌려져서 목이 길어 보이는 거라고 한다.”

사진 속의 다섯 여인들은 한 가족이라고 했다. 표정도 없고, 그저 관광객들에게 찍혀주기 위해 존재하는 여인들... 얼마나 무거울까, 우리도 보이지 않는 그 무게의 업보를 달고 살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까.. 그냥 운명이라고 생각하는가. 내가 그 처지라면 삶이 참 슬플 것 같다. 가장 큰 벌은 그 놋쇠고리를 벗겨 버리는 것이라고 한다. 목을 가누지 못해 손으로 받쳐서 일어나야 할 정도인데 이것은 근육이 발달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도망도 못가고, 그렇게 누워서 죽어야 한단다. 얼마나 가혹한 일인가.. . 그곳에는 전통 목각 인형들이 많이 있었다. 시간도 없고 머니도 없고 사 올수 가 없었다.

 

수상시장 보트

작은 배 안에 기념품을 가득 싣고 다니면서 관광객의 배가 들어오면 바짝 달라붙어 물건을 팔려고 한다. 살 것은 별로 없었다. 너무 예쁜 아가씨가 있어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미소를 지어 주었다. 순수해서 인가 더 아름다워 보였다. 한 개라도 기념으로 사 줄 걸, 미안한 마음이 아직도 든다.

 경작지

                                                    <수경재배하는 경작지>

인레호수에 사는 인타족은 모든 작물을 수경재배 하는데, 농약은 물론이고 비료도 주지 않으니 모두 무공해 농산물이다. 물론 맛도 아주 좋다. 물 위에 여러 개의 대나무를 엮어서 띄우고 그 위에 수초와 흙을 덮어서 만든 밭에서 토마토, 콩, 고추, 가지, 마늘, 컬리프라워, 양파, 꽃 등을 재배한다. 다른 곳에 비해 훨씬 청정하다. 좁은 밭이랑 사이를 배를 타고 지나가면서 수확하는데, 그들이 타고 다니는 배가 폭이 좁은 이유를 알 것 같다. 그 사이사이 대나무를 박아 경작지가 떠다니지 않게 한단다.

경작지도 대나무를 경계로 삼아 판매를 한다고 한다. 여기는 호수위의 경작지는 판매가 가능하나, 육지의 땅은 가질 수가 없단다. 꽃밭이 많은데 부처님 꽃 공양에 주로 사용된다고 한다. 우리가 탄 보트의 뱃사공이 경작지에 올라가 흔들어보고 있는 모습도 보여 주었다.

 점핑캣 사원(Jumping cat temple)

 

점핑캣사원에 도착했다. “원래 이름은 응아뻬꺄웅(Nga Phe Kyaung) 사원이다. 이 곳 승려들은 고양이 수십 마리를 길들여, 동그란 굴렁쇠 안을 점프해서 통과하는 고양이의 묘기를 보여준다. 고양이 묘기 때문에‘응아뻬꺄웅’이라는 원래 사원의 이름보다 점핑 캣(Jumping Cat)이라는 이름이 더욱 잘 알려져 있다. 사원에는 샨, 티벳, 바간 그리고 인와 스타일의 불상들이 있는데, 불상이 놓여진 주춧대와 불상이 들어있는 케이스는 화려하게 나무로 모자이크 되어 있다. 이런 주춧대들은 샨과 태국 북쪽 불교 예술의 진수인데 대부분 100년이 넘었다. 원래 있었던 불상의 상당 부분이 도둑 맞았거나 팔려서 지금 케이스에 들어 있는 불상들은 새로 들여온 것들이 많다.”고 한다.

주로 고불부처님으로 입구에서 볼 때 이어져서 앞쪽에 9개, 왼쪽에 2개, 오른쪽에 2개, 뒤쪽에 양쪽으로 3개, 1개, 4개 가 모셔져있고, 우측에 별도로 4개 좌측에 3불이 모셔져 있었다. 오래돼 보이는 것은 2∼3개 정도 인 것 같았다. 내부는 어두워서인지 음산해 보였다. 고양이는 봤지만, 묘기를 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그 곳에 있는 여러 가게들 안에서 눈요기도 하고 조금 쉬다가 출발하였다.

돌아오는 길

15시 45분에 출발해 30분간 다시 인레호수를 가로질러 숙소로 돌아오는데, 출발할 때처럼 물갈매기떼가 또 과자를 주니 떼로 몰려들었다. 어제 밍군대탑에서 관광보트를 맞이하여 물건을 팔려고 하는 인간 참새 떼들 같았다. 찌찌라는 남자아이가 신발을 가지고 와서 가격은 다른 곳보다 더 주고 샀지만, 덕분에 오늘 무사히 발고리 신발을 신고 다닐 수 있어서 고맙게 생각한다.

이런 고지에 평야와 호수가 남모르게 숨어있는 모습이 믿어지지 않았고, 하늘이 물에 비쳐 산도, 물도 동화되어 버렸다. 끝도 보이지 않는 호수, 장대함을 느끼며 나도 여기에 동화 되어 버리는 것 같았다. 하늘도 우리를 반기듯, 폭죽이 터지는 듯한 구름이 우산 위로 떠 있었다.

16시 15분에 숙소에 돌아와 18시 저녁공양 전에 호텔옆 야산에 있는 탑에 올라가서 삼배를 하고 권영단 법우님과 김정희 범우님이 108배를 했다. 해는 졌지만 인레호수의 석양이 너무 멋있었다.

저녁공양을 마치고 은은한 전등및에서 미얀마 맥주를 한잔씩 마시면서 담소를 나눴다. 이번 여행의 소감을 일정, 장소, 식사, 일행, 가이드 5가지가 너무 좋았다고 하고, 무조건 좋았다는 분, 가이드인 개산거사님의 말씀을 듣고 다시 불교 공부를 시작해보겠다는 분, 박순호 가이드님의 삶의 법문이 너무 가슴에 와 닿았다는 분, 시간이 조금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는 분, 욕심을 더 내려놔야 하겠다는 분등 너무 알찬 시간이 아쉽게 점점 어두워 졌다.

박순호 가이드가 아쉽다고 캠프파이어를 하자고 해,  몇 분이 노래도 하고 이역만리 같은 지구에 별이 총총 박힌 하늘도 보고, 불도 쬐고 숙소가 추우니 몸도 데워서, 내일을 위해 아름다운 숙소로 돌아갔다.

 

미얀마는 난방이 없단다. 실감난다. 다행히 뜨거운 물은 나와 반신욕을 하고 주무신 분들도 있단다. 너무 추워 양치하고 얼굴만 세수를 하고 파카를 입고 담요를 깔고 담요를 두 장이나 덮고도 추웠다. 도착했을 때 공주처럼 잠을 자지 않을까 했는데 추위 때문에 환상에서 깼다. 우리인생도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의문하면서 ......

마지막으로 백승환(보리숭이)님이 사진을 잘 찍어 주셔서 몇 장 빌려왔습니다. 너무너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