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설동창

GOP를 다녀와서(경북도내 6·25 글짓기대회 최우수 수상작품)

보리숭이 2006. 7. 5. 15:51

<경북도내 6·25 글짓기대회 최우수 수상작품>

 

GOP를 다녀와서

 

김천고등학교 1학년 6반  배병수

 

6월 13일 저녁 10시 독일 프랑크푸르트 경기장에서 한국과 토고의 월드컵 경기가 열린다. 지난 4년간 기다려왔던지라 마음이 벌써 설렌다. 태극전사들을 응원하러 가기 위해 독일 원정을 갈 사람들이 많이 있을 정도로 지금 한국은 월드컵 열풍에 휩싸여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국가 보훈 병원에서는 6.25 전쟁에서 부상을 입은 이가 아직 병상에서 고생하고 있는 모습이 월드컵 관련 뉴스 후에 보도되기도 하였다. 우리가 월드컵 분위기에 휩쓸려 반세기 전에 이 땅에 일어났던 6.25 전쟁 참전자에 대한 관심이 퇴색되었다는 것은 우리의 안보 의식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해 주는 것이 아닐까?

 

우리에게 안보 의식이 왜 중요한지 확인하기 위해서 우리 현실을 돌아보고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지금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자본주의를 추구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우리와 같은 민족임에도 북한은 공산주의를 표방하며 사회주의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아직도 공산화에 대한 욕심을 품고 있는 현실이다. 북한 헌법보다 실제로는 상위에 있는 노동당 규약에서도 대남적화전략을 명시하고 있듯이 북한은 남한에 대한 기존 태도를 크게 바꾸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 금강산 관광도 하게 되었고 개성에 공단도 지어 남한의 기술 인력을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통일에 한 발짝씩 나아가려는 노력은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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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너무 방심해서 기본적 안보 의식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불과 56년 전만 해도 우리는 한국전쟁으로 참혹한 피해를 입고 아픔을 겪었다. 지금 통일의 환상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그 아픔을 쉽게 잊을 수 있겠는가? 그들의 사상은 우리의 이념 체계와는 다르다. 개인의 인권이 중시되지 않고 오직 당의 통치에 따르며 통치자의 말이 국민의 삶을 좌우하는 독재 체제다.
 

어느 날 북한 주민이 일터에 가고 있었는데, 때마침 직장 근처의 민가에서 불이 났다. 그는 허겁지겁 민가에 들어갔는데 그 집에 있는 인명을 구하려고 들어간 것이 우선이 아니고 통치자의 초상화를 구하려고 들어갔다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에피소드가 있다. 이것은 그 체제가 얼마나 일당 독재 체제로서 주민들이 억압받고 세뇌되어 가는지를 보여주는 일화다.
 

나는 지난 여름에 강원도 인제 원통에 간 적이 있다. 휴전선 근처에서 군복무중인 사촌형을 면회하러 어머니, 이모와 동행을 했다. 간단한 교육을 받고 철모를 쓰고 군용 트럭을 타고 비포장도로를 2 시간 가량 달려 형을 만날 수 있었다. 새카맣게 그을리고 왼쪽 팔에 MP라고 새겨진 완장을 찬 늠름한 사촌형을 보는 순간 눈물까지 나왔다. 그렇게 컴퓨터를 좋아하고 햄버거를 좋아하던 형이 진짜 의젓한 군인이 되어 우리에게 거수 경례를 했다. 형이 근무하는 곳은 바로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북한군과 대치하고 있는 최전방이었다. 근처엔 온통 철조망과 ‘지뢰밭 주의’ 표지판들뿐이었다. 무언지 모를 팽팽한 긴장감과 안타까움으로 내 가슴은 답답하기만 하였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민족 분단에 대한 처절한 아픔이었다. 이렇게 가까이 북한이 있는데도 마음대로 갈 수도 올 수도 없다니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휴전선에서 분단의 아픔을 체험하고 돌아와 6.25 전쟁을 상상해 보았다.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 또한 정신적인 상처까지 우리 민족이 입은 피해는 막심하다.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쉽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많은 피를 흘려 지킨 자유를 쉽게 빼앗길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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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나라에서는 국가 안보 의식이 상당히 약화되어 있다. 국가 지도층과 온 국민이 지금보다 한층 안보 의식을 고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묘한 수단으로 병역을 기피하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도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자유를 지킨다는 것이 말로만 될 것인가? 그래서 국방의 의무는 신성한 것이라고 했다. 각자 자기의 의무에 충실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우리 국민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때 국력은 강해지고 우리가 지켜온 자유민주주의의 기초는 더욱 다져질 것이다.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휴전선에 막힌 남과 북이 하나가 되려면 먼저 전쟁의 위험에서 벗어나야 한다.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이루려면 우리가 국력을 기르고 평화적인 통일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자주적 평화 통일은 각자 책무를 다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다.
 

지금도 최전방에서 최상의 자부심과 철저한 군인 정신으로 열심히 군복무 중인 사촌형과 모든 국군 장병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그들로 인해 우리는 편히 숨쉬고 편히 잘 수 있으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삶을 윤택하게 꾸려가는 것이다. 형의 늠름한 모습을 떠올리며 언젠가는 형이 짊어진 그 임무를 내가 맡게 될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