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설동창

은사님께 보내온 편지

보리숭이 2006. 5. 17. 16:09

<스승의 날에 교생 오요환 졸업생이 박종근 은사님께 보내온 편지>


                         박종근 교감 선생님께


  교감 선생님과 여러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변덕이 심했던 4월이 가고 어느 덧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이 찾아왔습니다. 지난 4월 한 달 동안 교감선생님과 여러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실습을 한 것이 아직도 저의 기억에 생생하데, 시간은 너무나도 빨리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어느덧 스승의 날도 다가오면서 지난 4월의 실습생활을 떠올려 봅니다. 무엇보다도 너무나도 미흡한 저를 교생으로 적극 받아주시고, 실습 기간동안 많은 가르침을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면서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이 편지가 그 감사의 마음을 다 전하지는 못하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에 모교로 실습을 간다고 하니 주위 친구들이 모교는 불편하다고 생각을 바꾸라고 권유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제가 지금의 교직을 꿈꿀 수 있도록 해준 모교가 있었기 때문에 현재의 제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위친구들의 권유를 뿌리치고 모교로 실습을 가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모교로 실습을 가기 위하여 동의서를 받으려고 교감선생님과 통화하였을 때 저를 기억해 주시고 주저 없이 받아 주신다고 당장 내려오라고 하셨을 때는 모교로 실습하는 것을 여러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었습니다. 실습 첫날 학교에 첫발을 내딛으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예전 학생의 신분으로 정문을 지나 길을 걸을 때와는 정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새로워 보였습니다. 특히 새로 지은 강당과 도서관을 보면서 나날이 발전하는 모교가 자랑스러웠고 신선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길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모교라서 그 길이 무척이나 친근하였고, 졸업 후 평생 못 올 것만 같았던 모교를 그것도 교직의 꿈을 가지고 예비교사로서 다시 올수 있어서 저에게는 아주 큰 영광이었습니다.


  고귀한 선생님으로서의 준비과정을 모교에서 할 수 있어 지금도 기쁩니다. 무엇보다 저를 가르치신 은사님들인데도 늘 저의 이름을 불러 주실 때마다 ‘오 선생!’ 하면서 존칭을 불러주시, 같은 교사의 신분으로 여겨주신 것에 대해서는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교감선생님께서 실습하는 한 달 동안 저에게 많은 칭찬을 해 주셨지요. 교감선생님께서는 기억하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1학년 때었지요. 교감선생님께서는 국사를 가르치셨습니다. 교감선생님께서는 그때 학생들의 발표력과 탐구력을 길러 주시기 위해서 발표수업을 주장하셨습니다. 그래서 국사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조를 나누어 수업내용을 미리 공부하여 요약하여 학생들에게 앞에 나가서 직접 수업을 진행하게 하였습니다. 전통적인 강의식수업에 지친 저희들에게 교감선생님께서 주도하신 발표수업은 그야말로 인기가 대단하였습니다. 그 시절 제가 수업 발표를 진행 한 적이 있습니다. ‘’돈오점수‘와 ’정계쌍수‘를 설명하였는데. 그때 교감선생님께서 목소리도 크고 적극적으로 잘한다고 칭찬 해 주셨지요. 아마 그 칭찬덕분에 제가 발표하는데 자신 있었고, 또 말주변이 생겨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은사님들께서 직접 가르친 제자라고 더 이뻐해 주시고, 더 격려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것은 평생 잊지 못합니다.


  제가 실습기간동안 잊지 못하는 교감 선생님의 모습은 바로 너무나도 인자한 교감 선생님이셨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시간이 지나면 변하기 마련인데 교감 선생님의 인자한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으십니다. 교생으로 처음 교무실로 출근하여 교무실의 분위기와 제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파악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냥 멍하니 눈치만 보고 있는 저에게 교감 선생님께서 먼저 다가오셔서 작은 것 하나하나 제가 할일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고, 행여 제가 실수라도 하였을 때는 빙긋이 웃으시면서 다시 수정해 주시고... 특히 연구수업 교안결제 받을 때나 실습록 결재 받을 때 마다 누구나 상급자 앞에서는 두려워하기 쉬운데(저도 많이 떨었습니다) 전혀 그런 분위기를 연출하지 않으시고 하나하나 세심하게 가르쳐 주신 모습은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늘 저를 보시면 ‘허허~ 교생으로서 매우 성실히 잘하는데~’ 하시면서 격려 해 주신 교감 선생님의 모습역시 예나 지금이나 존경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이 교감 선생님입니다.


  교감선생님을 비롯하여 여러 은사님들께 더 배우고 싶었고, 더 닮기를 원하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은 또 어찌나 빠르게 흘러가는지 교생실습을 마칠 때가 되었지요. 실습 마지막 날 교무실을 나올 때 교무실 뒤 벽에 걸린 선생님들과의 단체 사진을 보면서 참 뿌듯했습니다. 저에게 직접 가르침을 주신 귀한 은사님들과 함께 제 모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교감 선생님을 비롯하여 은사님들께 그 은혜를 보답하는 것은 그런 저의 모습을 더 발전시키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저는 지금 더 훌륭한 교사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며 노력하는 중에 있습니다. 반드시 교감선생님처럼 훌륭하고 능력 있는 교사가 되어 송설의 이름을 빛 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교감선생님! 선생님의 가르침대로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선생님의 인자한 모습뿐만 아니라 모든 면을 닮아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푸르른 5월의 신록에 교감선생님의 하시는 모든 일에도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6년 5월 15일 -스승의 날에-

  

            김천고 48회졸업생

              (중앙대 사대교육학과 4년) 오요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