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설동창

'스승의 날 수업하기 잘했네'

보리숭이 2006. 5. 15. 16:37

교실에서 학생들이 마음에서 우러난 감사의 표현을 하는 것이 왜 문제일까?

촌지 문제로 많은 학교가 스승의 날에 휴업일로 정했다고 한다.

휴무일이 아니고 휴업일로..

일부 학교에서는 휴업일이라 하여 자가연수원까지 제출하였다는데..

떳떳하게 학생들을 대할 수 있다면 된 것이지

휴업일까지 할 것이 무엇인가..

 

오늘 교실에서 학생들이 나에게 베푼 정이

내가 학생들에게 해 준 것보다 큰 것 같아 부끄럽긴 하지만..

우리 학교에서 오늘을 휴업일로 하지 않고 수업을 진행한 것은 잘 한 것 같다.

그래서 학생들을 만날 수 있지 않았는가

선생이 학생이 없다면 존재의 이유가 없다.

 

수업에 들어가니 조그만 케익 하나에 촛불을 밝혀 놓고

'스승의 은혜' 노래를 부르고

노래가 끝나니 촛불을 끄란다.

그리고 케익의 한 부분에 있는 빵, 한 개만 먹으라는데

그 이유는 다음 시간에 또 사용하고 그 중 남은 빵 한 개를 선생님께 드시게 한단다.

얼마나 재치있고 경제적인 방법으로

선생님 은혜에 감사하고 있는 가.

 

부장검사가 된 제자가 보낸 축하화환을 받으신 선생님

박사가 되어 직접 찾아온 제자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하루가 오늘이었다.

세태를 생각하면 아쉬우면서도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흐뭇한 보람있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