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초입(初入)에서 어느덧 점차 가을이 깊어가고 있네요. 풍성함으로 우리들 마음을 한층 살찌우며 삶의 여유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계절입니다. 이맘쯤 북경은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최적의 날씨로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계절의 변화와 함께 자연과 인간의 오묘한 조화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북경에는 많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오늘은 좀 더 여유로운 풍경과 함께 중국 고대 황실의 화려하고 웅장한 분위기와 당시 서민들의 애환을 느낄 수 있는 청말 서태후의 여름 별장으로 널리 알려진 이화원(頤和園)과 소주가(蘇州街)에 대해서 소개하겠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패키지로 북경 여행을 오시는 분들의 필수 코스 중의 하나가 만리장성(萬里長城), 자금성(紫禁城) 등과 함께 바로 이화원(頤和園)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금(金)대에 행궁(行宮)으로 처음 만들어진 이화원(頤和園)은 원(元), 명(明)대를 거쳐 황실 정원으로 점차 변모해 갔으며, 청말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에 의해 크게 훼손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청말 여성 통치자로 널리 알려진 서태후에 의해 1888년 다시 재건이 되었고, 이화원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하네요.
당시 서태후는 해군의 군비를 이용하여 자신의 여름 별장 겸 요양소로 이용하기 위한 정원을 다시 화려하게 꾸미게 되었던 것이지요. 이렇게 군비가 통치자 한 사람을 위한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된 청나라는 결국 또 다시 연합군의 선제공격을 당하게 되었답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담고 있는 이화원 곳곳에 서태후의 이화원 재건 당시 징용된 수많은 서민들의 피땀과 눈물이 아직도 남아있는 듯합니다.
이화원(頤和園)은 북경 서쪽 교외지역인 해전구(海淀區)에 위치해 있으며, 규모가 엄청나게 큰 황실 정원입니다. 이곳은 크게 평지를 순수한 인력으로 파서 만든 곤명호(昆明湖) 와 곤명호에서 파낸 흙으로 만든 만수산(萬壽山)으로 이루어져 있지요. 그리고 이화원 후문으로 들어서면 바로 관람이 가능한 소주가(蘇州街)와 불상을 모셔놓은 불향각(佛香閣), 그리고 불향각 언덕을 넘으면 곤명호를 따라 길게 늘어서 있는 ‘세계에서 가장 긴 복도’라는 장랑(長廊) 등을 볼 수 있답니다.
그 중에서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소주가(蘇州街)는 중국 강남지역의 운하도시로 널리 알려진 소주(蘇州)의 거리모습을 작은 규모로 아담하게 축소해 놓은 곳입니다. 개인적으로 우리 블로그 부부가 이화원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이지요. 한국에서 패키지로 여행을 오신 어떤 분들은 이화원 유람을 하면서도 이곳을 그냥 지나쳐 버리셨답니다. 아쉽게도...
오늘은 이러한 분들을 위해 특별히(?) 이곳을 자세히 훑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곳은 옛날 황제의 상점놀이를 위해 특별히 소주의 상업 거리를 묘사해 놓은 곳입니다. 당시 황제는 이곳에서 장사꾼으로 분장한 신하, 시녀들과 함께 상점놀이를 즐겼다고 합니다. 현재에도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을 상대로 옥기제품 가게, 꽃신 가게, 비단점, 과자점, 찻집, 악기점, 문방구 등을 설치해 놓고 전통복장을 한 점원들이 영업을 하고 있답니다. 어디 한번 둘러볼까요?
자세히 보면, 가게들마다 입구에 가게의 특징과 판매하는 물건들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표시해 놓은 상징물들을 걸어 놓고 있지요. 현대의 가게 간판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진 왼쪽을 보면, 노란 등롱에 길게 “차(茶)” 라고 써 놓은 표시물이 보이지요? 바로 찻집이라는 표시랍니다.
이곳에서 여러 가지 분식들로 간단히 요기를 해결할 수 있답니다. 그런데 식사 메뉴가 씌여진 붉은 현판 아래에 걸린 빨간 수건은 무엇일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 용도를 알 수가 없네요.
인자하신 미소로 손님을 맞고 계시는 “슈샹티쯔(屬相題字 - 손님들로 하여금 자신의 띠에 해당하는 동물 모형 아래에 감추어져 있는 쪽지들을 뽑게 한 후, 그 쪽지에 씌여진 글을 한지에 써주는 중국의 전통 민속 활동이지요)” 할아버지.
몇 년 전 블로그 안주인도 할아버지께 10위안(1300원)을 드리고, 자신의 띠에 해당하는 돼지 모형 아래에 감추어진 쪽지를 뽑아 좋은 글을 선물로 받았지요.
어찌나 구슬프게 피리를 잘 부시는지, 길을 지나가던 우리 블로그 부부는 한 동안 아저씨 앞에서 넋을 놓고 듣고 있었지요.
이 외에도 소주가에는 여러 가지 다양하고 재미있는 가게들이 즐비하게 자리를 잡고 있답니다. 이곳에서 이것저것 구경을 하다보면, 정말 소주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하지요.
다음에는 이화원의 또 다른 풍경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고구려와 백제의 흔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중국의 문 없는 화장실(厠所,衛生間) (0) | 2006.07.12 |
---|---|
[스크랩] 천안문 (0) | 2006.07.12 |
[스크랩] 천안문(天安門) 광장의 국경절 야경 (0) | 2006.07.12 |
[스크랩] 중국 최고의 문과대학 - 북경대학(北京大學) (0) | 2006.07.12 |
[스크랩] 사진으로 보는 자금성(紫禁城) (0) | 2006.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