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안 시내 중심에 온갖 비석들만 모아둔 박물관이 있다.
그야말로 돌들의 진열이고 돌에 각인된 사상의 나열인 셈이다.
시간의 여유가 생겨 속는 셈치고 들어간 박물관은 의외로 볼 게 많다.
입구는 공자의 사당을 뜻하는 표시인 <문묘>라고 써있다.
아마, 비석의 내용들이 대체로 유교적인 교훈을 담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렇게 고대도읍이던 서안의 유적지들은 대개 지금의 중국간자체가 아닌
우리도 쓰고 있는 한자이기도 한 번자체로 써있다.
5월말인데도 아주 덥고 햇빛이 강해 모자를 눌러쓰고 카메라 안에 뒷 배경을 담아봤다.
'비림'(베이린)이라 팻말이 붙은 건물 뒤로 5~6개 건물 안에 수많은 비석이 전시돼 있다.
그저 비석이니 크게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것은 없다.
읽고 또 읽으면 아마 엄청난 시간이 걸릴 수없이 많은 한자들이 있을 뿐이다.
재미있는 것은 '비림'의 전시유물을 탁본을 떠 판매한다는 것이다.
거북 등 위에 올라 선 비석이 오랜 역사를 헤쳐온 느낌이다.
이와 같은 비석이 정말 산떠미처럼 많은 곳이다.
앞의 거북등 비석 뒤 부분에도 이처럼 비석들을 전시해뒀다.
서안 주위의 비석이란 비석은 다 모았는지도 모른다.
거울처럼 비치는 이 비석에는 작은 글씨로 논어의 한 대목이 써있는 거 같다.
좀 읽어보려고 했더니만 갑자기 내 모습이 투영되어 놀랐다.
마치 중국 고대 역사 속으로 날아간 듯, 아니 역사의 현장에 서있는 듯 하지 않은가.
'비림' 내에는 석상들만 모아둔 박물관이 있다.
주로 동물형상을 한 이 석상들도 박물관의 조명을 받아 살아움직이고 있다.
얼마나 열심히 닦았는지 반짝거리는 돌들이다.
관광상품점에 들렀더니 의외로 아기자기한 조각상들이 많았다.
물론 세계의 공장 중국의 남방 어느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것이겠지만 말이다.
하나는 입을 벌리고 하나는 입을 다물고 있는데, 어찌 둘다 심각하다.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데, 주인이 나타나서 사진 찍지 말라고 한다.
사실은 어떤 중국여자 한명이 상품들을 이리저리 만지면서 사진을 찍고 있으니
안 그래도 장사 안되는데, 화가 날만도 하다. ㅎㅎ
입구 옆편에 있는 출구이다.
관광버스를 타고온 외국인들이 많았다.
한국관광객들도 1팀이 있어서 오랜만에 한국말 들으니 기분이 야릇했다.
박물관 입장료를 사는 입구이다. 들어갈 때 없던 현수막이 걸려있다.
'외국인들이 가장 가볼만한 중국의 50개 관광지'에 선정됐다는 걸 자랑하는 내용이다.
내 생각엔 '500개 관광지' 중 하나면 모를까, 그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아마 서방의 외국인들에게는 한자문화권의 유물이 잘 정돈돼 있으니 혹시 그럴지는 모르겠다.
문을 나와 오른쪽으로 돌아나오면 퇴색의 빛이 역력한 벽면에 '공묘'라 써있고
지붕과 잇닿고자 하는 나무가 참 인상적이다.
왼편으로 계속 걸어가면 서안 시내의 유명한 풍물거리와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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