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림의 축소판 용경협
소문에 듣던 용경협인 것이다. 구이린(桂林)에 있는 순수 동양풍의 경치를 그대로 옮겨 놓았다는 '소계림'이라는 별명을 지닌 숨겨진 명소로 북경에서 열차로 33시간이나 가야 하는 구이린에 가지 않고도 계림의 절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명나라 때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용경협은 수 천리 떨어져 있는 계림에 갈 수 없는 어느 황제를 위해 협곡을 막아 만들어 놓은 절경이라고 전해지는데 중국 정부가 근년에 들어 관광명소롤 개발한 곳이다. 그러나 아직 홍보가 덜 된 탓인지 외국인보다는 중국인들이 더 많이 찾고 있는 듯 하다.
협곡을 따라가는 모퉁이 길을 돌아 나가자 20층 높이의 거대한 댐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가 장관이다. 승천하는 두 마리 용으로 만든 돌기둥 문을 통과하자 용꼬리 부분에 설치해 놓은 에스컬레이터가 기다리고 있다. 대여섯번 에스컬레이터를 갈아타며 용 주둥아리 부분으로 빠져 나오자 석굴이 나타났고, 그 터널을 지나자 계림의 리강 같은 절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용경협의 유람선 여행은 배를 타고 8시간을 유람하는 계림의 리강여행을 축소해 놓은 듯한데 지나는 절경도 리강에서 바라보는 기암기봉(奇巖寄峰)과 다를 바 없다. 강 한복판에서 멀리 바라보아야 하는 계림의 산수를 눈앞으로 끌어다 볼 수 있는 용경협의 산수가 오히려 흥미롭다.
용경협 선상 유람으로 소요되는 시간은 약 1시간 정도. 배를 타고 절경 사이를 유유히 지나며 감탄을 연발하다보면 약속된 1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고 만다. 옆에서 설명하는 가이드의 말소리는 귀에 들어오지 않고 열심히 눈 사진만 찍다보면 처음 떠난 선착장 건너편에 닿게 된다.
이곳에서 용경협 구경이 끝나지 않는다. '마환세계'(魔幻世界)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름에서 풍기듯이 으스스한 동굴에 들어서면 밀랍인형으로 만들어진 중국의 고전(古典)들이 눈요기 감을 제공한다. 약간 경사진 내리막길을 내려가다 보면 손오공과 삼장법사도 있고 금병매의 서문경도 염라대왕 앞에서 죄를 빌고 있다. 마음 약한 사람은 기절하기 딱 좋을만한 분위기이지만 이 동굴을 통과하지 않고는 용경협을 빠져나갈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과정이 된다.
'고구려와 백제의 흔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문화 비교-오사카성 (0) | 2006.07.09 |
---|---|
중국 문화 비교-명13릉의 정릉 (0) | 2006.07.09 |
중국 문화 비교-만리장성 (0) | 2006.07.09 |
중국 문화 비교-자금성(紫禁城, Forbidden City ) (0) | 2006.07.09 |
중국 문화 비교-천안문 (0) | 2006.07.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