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노들강변-문호월, 시조시인-정완영, 배병창의 고향-경북 김천의 남산공원

보리숭이 2006. 4. 8. 15:24

경북 김천은 2006년 전국체전이 개최되는 지역이다.

교통의 중심지이기도 하고 포도와 자두 등의 과일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최근에는 많은 공원이 조성되어 깨끗하고 정돈된 도시로도 유명하다.

김천의 공원의 원조는 남산공원, 자산공원이었다.

최근에 중앙공원, 강변공원, 조각공원, 무궁화공원, 직지문화공원, 환경공원 등이 조성되었다.

오늘은 그 중 가장 오래된 남산공원을 방문해 본다. 김천 남산공원에는 노들강변으로 유명한 문호월, 시조계의 거성 정완영, 배병창 시조비 등이 있어 더욱 돋보이는 곳이다.

김천시청 홈페이지에는 새로된 공원에 대한 소개와 사진은 있으나 아쉽게 남산공원에 관한 글과 사진은 없었다.

 

남산공원에 가기 전에 중앙공원 안에 있는 김천문화의 집이 눈에 보인다. 남산동에 소재한 이곳은 노인복지회관의 역활을 하는 곳이다. 각종 노인 복지시설이 있다고 한다.

원래 이곳은 금릉군청이 있던 곳인데, 시군 통합에 따라 현 신음동 김천시청 자리로 통합이 되어 금릉군청의 빈 터을 중앙공원으로 조성하고 중앙에 분수대를 두고 좌측에 김천문화의 집을 건축하게 된 것이다.

 

남산공원에 갈 때면 눈에 띄는 집이다. 그 옛날처럼 역시 개나리가 담을 대신하고 있다.

 

남산공원 올라가는 길에 개나리

 

시민헌장과 각종 공덕비, 김천출신 독립운동가 공덕비가 보인다.

 

김천중학교 재학시 우리에게 한문을 가르쳤던 배병창선생님의 시비가 눈에 띈다.

 

역시나 송설동문의 이름이 가장 많이 눈에 보인다.

 

 시비의 제목은

-배병창의 <기(旗)>

 

가슴에 새겨 간직 꿈 속에 그린 보람

금빛 이 아침에 의젓이 휘날려라

안으로 되우 끓인 피 고스란히 바치려오

 

아아 꽂을 땅도 없고 흔들 하늘이 없던

차마 그 고비 아슬아슬 하였어라

겨레의 소원 이루어 다소곳이 섬기리

 

이 밝은 아침엘랑 구석구석 날려 보라

저 하늘 주름잡아 펄럭이는 높은 뜻을

오늘도 고개 숙이어 두 손 고이 모으오

 

배병창 선생님은 경북 금릉 출생 시인으로 호가 秀雲이다. 쉰에 작고했다. <기>는 196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이다.

 

   <기>를 통해 우리 민족의 열원을 노래하고 있다. 기는 물론 태극기일 것이다. 이런 주제의 작품이 자칫 빠지기 쉬운 단순한 감정 토로나 교훈적인 면을 극복한 작품이다.  

 

   가슴에 새기고 꿈속에 그린 염원이 아니던가. 그렇기에 금빛 이 아침에 의젓이 휘날릴 때 "안으로 되우 끓인 피 고스란히 바치"고자 했으리라.

 

   "꽂을 땅도 없고 흔들 하늘이 없던" 그 아슬아슬한 고비를 넘겼지만, 아직도 "겨레의 소원"은 멀고 아득하다.

 

   짧은 일생을 천직인 교직에 몸 바친 배병창 시인은 고결한 삶을 살다간 것으로 알고 있다.  

 

 

 배병창 선생님의 시비 옆에는 노들강변을 작곡하여 유명한 김천 출신 가요 작곡가 문호월님의 노들강변 노래비가  서있다.

 

 

노들강변은

1934년 가요 작곡가 문호월(文湖月)님이 작곡한 가요인데 오늘날에는 아리랑, 도라지,
천안 삼거리, 양산도와 더불어 우리 나라<5대 대표 민요>중의 한 곡으로 꼽히고 있는

흥겨운 신민요로 토착화된 9 박의 세마치장단에 의한 맑고 경쾌한 노래이다.

 

형식은 3절로 된 유절형식(有節形式)이며, 선율은 평조이다. 슬픈 노랫말과는 달리
경쾌한 느낌의 노래로 세상살이의 애환(哀歡)을 물에 띄워 흘려보려는 심정을 읊은 것이다.

 

노 들 강 변

 

노들강변(江邊) 봄버들 휘휘 늘어진 가지에다가
무정세월(無情歲月) 한허리를 칭칭 동여 매어나 볼까
에헤요 봄버들도 못믿으리로다
푸르른 저기 저 물만 흘러 흘러서 가노라

 

노들강변 백사장(白沙場) 모래마다 밟은 자욱
만고풍상(萬古風霜) 비바람에 몇번이나 지나갔나
에헤요 백사장도 못믿으리로다
푸르른 저기 저 물만 흘러 흘러서 가노라

 

노들강변 푸른물 니가 무슨 망녕(妄靈)으로
세자가인(歲者佳人) 아까운 몸 몇몇이나 실어갔나
에헤요 네가 진정 마음을 돌려서
이 세상 쌓인 한이나 두둥 싣고서 가거라

 

구비구비 넘쳐 흐르는 가락마다 자연히 팔이 벌어지고 흥을 돋구며 듣는 이의 간장을 녹이는 듯한 이 노들강변은 오늘날 국가적인 행사나 외국 귀빈이 방문했을 때 구슬픈 가락으로 읊어지고 연주되는 가요이자 민요이기도 하다.

 

네이버 백과에는 중국의 신모(申某)가 가사를 지었다고 나와 있고, 야후 백과에는 작사를 유명한 만담가였던 신불출(申不出)이 했다고 되어 있는데, 일부 음악 서적에 작사자 미상으로 되어 있는 것은 아마 신불출이 월북자였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노들강변'이라고 하면 흔히 버드나무가 휘휘 늘어진 여느 강변을 연상하기 쉬우나 '노들강변'은 보통 명사가 아니라 고유 명사로, 서울의 '노량진 나루터'를 일컫는 말이라 한다. '노량'의 '노량'은 '노돌'이라고 했던 것이 다시 '노들'로 변하고 거기에 '강변'이 덧붙여져서 '노들강변'이 된 것입니다. 이 '노들강변'은 옛날에 서울과 남쪽 지방을 잇는 중요한 나루였기 때문에 이 '노들강변'은 서민들의 슬픔과 애환이 많이 깃들여 있던 곳이기도 하다.

 

중.고 재학시절의 시립도서관이다. 지금 김천시립도서관은 평화동 수도산 자락에 새로 신축되어 전국에서 아니 아시아에서도 돋보이는 도서관이 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이 곳은 해병전우회 건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김천문화센터 앞(이곳에 도서관이 만들어지기 전엔 문화센터에 도서관이 있었다)에 있던 독서하는 학동 상은 그대로 있다.

 

 

정완영 시조시인의 시비가 보인다. 정완영 선생님의 막내 아들과 나와는 김천중.고등학교 동기 동창이다.

 

백수 정완영 시인의 작품은 국정교과서 초등학교에『분이네 살구나무』『바다 앞에서』 중학 교과서에『부자상』 고등교과서에 『조국』의 작품세계가 소개되고 있으며,



1919년 김천시 봉산면 예지리 65번지에서 태어나, 호 백수(白水) ·1946년 동인지 오동 발간 ·1960년 국제신보 신춘문예 <해바라기> 당선 ·196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조국>당선 ·1965년 시조시인협회 부회장 ·1976년 문인협회 이사 ·1979년 문인협회 시조분과회장 ·1992년 시조시인협회 회장 을 엮임했다. 제11회 한국문학상, 제1회 가람문학상, 육당문학상, 만해시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고향마을에『고향 가는 길』, 직지문화공원과 남산공원에『고향생각』, 직지사 경내에『직지사 운』등의 시비가 세워져 있다.

저서로는 <시조창작법> <고시조감상> <시조산책> <採春譜> <墨鷺圖> <失日의 銘> <山이 나를 따라와서> <꽃가지를 흔들듯이> <백수시선> <蓮과 바람> <蘭보다 푸른 돌> <오동잎 그늘에 서서> 등이 있다.

 

 

남산공원에서 본 조계종 제8교구 직지사 포교당 개운사에서 운영하는 녹야유치원 모습

녹야유치원 옆의 개운사 일부 모습,  사진의 중앙 전봇대 뒤에 명부전이 보이고 좌측에 요사체가 보인다.  최근 극락전이 불에 타는 바람에 다시 조성하기 위한 모금이 진행되고 있다. 빠른 시일내에 다시 옛 모습보다 더 우람한 사찰의 모습이 되기 바란다.

 

남산공원에 바라본 김천 시내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