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18일 일요일 (4일째)
여행지: 교토 동본원사 글쓴이: 이금미
동본원사(히가시혼간지)---총은 남을 향해 쏘는 것이지만 불법은 자신의 내면을 쏘는 것이다
1월 18일 일요일 아침 일찍 동본원사를 찾았다. 일본 최초의 대처승인 친란스님이 창건했단다.
정토진종의 중심사찰로 서본원사와 함께 교토 중심가에 있는 부자 절이다.
축소지향의 일본 건축과는 다른 또 하나의 거대한 사찰이다. 입장료는 없다.
서본원사는 1월 17일 토요일 아침 일찍 남편과 둘이서 다녀왔다. 서본원사 아침 예불 시각은 6시 30분경이다.
스님들이 신부복과 같은 검은 옷을 입고 법당에 들어왔다. 어림잡아 30,40명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일반 불자들도 그 정도 되는 것 같았다. 무릎을 꿇고 스님과 불자들이 함께 경전을 독송했다.
독송소리가 마치 신비하고도 장엄한 우주의 코러스처럼 들렸다.
서본원사에서 500m정도 떨어진 동본원사도 절의 구조와 크기가 서본원사와 거의 같다.
정문 지붕에 일본전통의 양식인 ‘가라하후’가 위용을 자랑한다. ‘가라하후’는 중앙이 아취형이고 양 끝이 치켜 올라간 박공지붕이다.
켜켜로 편백나무 껍질을 쌓아올리고 일본 특유의 섬세한 목조각 솜씨가 어우러져 멋진 예술품이다.
5년 전 일본에 가족여행을 왔을 때 가장 인상적인 것이 ‘가라하후’란 지붕이다.
짙은 갈색의 지붕이 마치 거대한 코브라 대가리 같이 괴기스럽고 징그러웠는데 이번에는 멋진 창조적인 예술품으로 보인다.
마음도 육체도 모두 변한다. 지속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러기에 이 순간이 더욱 보석처럼 아름다운 것이리.
동본원사 정문을 지나면 거대한 아미타당과 오른쪽에 수리중인 어영당이 나온다.
아미타당 오른쪽에 동본원사 안내도가 있다. 스님이 말씀하셨다.
“여기 일본 건축의 지붕을 보세요. 지붕은 기둥의 2배 정도의 길이로 무겁게 보입니다. 그리고 처마선이 수평이기에 우리가 보면 착시현상으로 지붕이 약간 위로 올라간 듯 보입니다. 우리나라 지붕은 이런 착시 현상을 고려해서 용마루와 처마선의 중앙부분이 밑으로 내려가서 양 끝에서 위로 반전합니다. 아미타당은 가마쿠라 시대에 지어진 건물로서 다포형식입니다. 주심포를 이루는 일본 고유 양식인 ‘와요’와 다릅니다. 후대에 내려오면 여기에 선종양식이 가미되지요.”
신발을 비닐봉지에 벗고 아미타당 내부로 들어갔다.
내부는 401장의 다다미를 깔았고 기둥 수는 66개란다.
다다미 한 장은 사람 한 명이 누울 정도이니 401명의 사람이 들어갈 정도의 넓은 법당이다.
아미타당과 어영 당을 연결하는 마루복도에 그 유명하다는 머리카락밧줄이 있다. 머리카락밧줄은 길이가 69m, 폭이 30cm, 무게는 375kg인데 전부 53개가 있단다.
옛날 동본원사 어영 당을 지을 때, 무거운 목재가 많이 필요했고, 그 목재들을 들어올리기 위해서 머리카락밧줄을 이용했다.
불심을 돈독히 하고 신앙의 힘으로 성공적인 불사와 기복을 위해서 전국의 여성 불자들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서 밧줄을 엮었던 것이다.
자발적인 헌신과 연대가 있기에 이 세상이 이나마 유지되고 내일은 좀 더 나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며 살아가는 것이리라.
복도 한 쪽에는 한, 중, 일어로 된 정토진종 계시 법어가 적힌 종이가 있다. 그 중 한 장을 뽑아서 읽어 보았다.
“총은 남을 향해 쏘는 것이지만 불법은 자신의 내면을 쏘는 것이다.”
“만약 아침에 피어 저녁에 지는 꽃이라도 그 속에는 무한한 생명이 있다.”
“知恩이란 내가 지금 존재한다는 것이 기적이라는 일을 알고 감동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휴게실 겸 강당에 들어가니 앞면에 현수막이 높게 걸려있다.
“Now, Life is Living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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