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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여고생in China의하루

보리숭이 2006. 7. 22. 06:30

 

 

 

A.M

 

 

5:30

 

"띠리리리리링~ 자오샹하오(좋은아침!)자오샹하오! 띠리리리리링~"

졸린눈을 부비적부비적....힘겹게 눈을뜬다.

아직 따스한 온기가 남은 침대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아이들은

금방 울상이 되어버린다.

그러면서 어김없이 일어나자마자 하는 한마디를 내뱉는다.

"쩌거라지슈에쌰오...(이런쓰레기학교)"

 

 

 

5:40

 

정확히 울리는 기상종소리...

종소리가 울리면서 동시에 소등됬던 학교가 환하게 밝아진다.

기숙사 베란다에서 이를 닦으며 보는 맞은편기숙사가 환해지는 광경은

정말 장관이다.

 

 

 

5:50

 

집합! 모두 운동장에 나와 아침조깅을 하기위해 모인다.

가끔 아침조깅을 하기 싫으면

은근슬쩍 교실로 바로 들어가긴하지만....

어쨌든 조깅은 필수인거다. 아침조깅은 건강하고 유익한 하루의

시작이라나 뭐라나....

 

 

 

6:10

아침자습시간시작.

중국의 아침자습시간은 조금 특이하다.

어문(국어)와 영어를 소리내어 읽어야하는데

그날 아침 무엇을 읽을지는 담당선생님이 정해주신다.

중국에 처음 왔을때 아이들이 아침마다 쏼라쏼라

큰소리로 책을 읽는것을 보고 많이 당황했지만

얼마 지나지않아 적응이 되서 나도 함께 큰소리로 읽는다.

 

 

 

6:40

고픈배를 주린채 큰소리로 책을 읽던 우리들에게

너무나 반가운 아침식사시간.

아침밥을 빨리 받기위해 우리는 달린다.

식당으로. Go Go! 전진! 전진!

 

 

 

7:20

오전수업시작.

중국 고등학교의 수업은 50분씩이고 쉬는시간은 10분이다.

선생님의 "썅커!(수업시작!)" 소리는 고난의 시작이라는것을

알려준다.

 

 

 

11:00

점심시간.

대부분의 중국학생들은 점심식사를 하러나가지 않는다.

오전수업때 선생님들이 내준 숙제를 하느라고 시간을 아끼기위해서다.

정 먹고 싶으면 밥먹으러가는친구에게 사다달라고 한다.

 

 

 

11:30

낮잠시간(?)이다.

이 시간은 효과적인 오후수업을 위해 학생들을 쉬도록 하는건데,

이시간에도 대부분 아이들은 숙제를 한다.

숙제하기싫은 아이들도 이 시간은 잠자기엔 아까운지

기숙사 사감선생님 몰래몰래 이불속에서 책을 읽는다.

이곳에선 1분1초의 낭비도 허락되지 않는다.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사람이 이 소리없는 전쟁터에서의 승리자다.

 

 

 

 

 

P.M

 

 

1:10

소중한 자유시간의 끝을 알리는 야속한 종소리..

하던숙제를 마저 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이 종소리는 숙제에 구속되야하는 저녁시간을

암시한다.

 

 

 

1:20

낮잠을 자지못한 아이들에게 유혹을 손길을 뻗는 잠...

오후에 중요한 수업(국어영어수학물리화학등..)이 있는날이면...

그날은 지옥이다...

졸리지만 두눈 부릅뜨고 들어야 하는 그 고통...

 

 

 

3:40

숙제정리시간시작. 슬슬 숙제에 짜증이 밀려오고

고된 눈이 자꾸만 감기려든다.

하지만 지정된 시간내에 내야하기때문에 압박감만 심해진다...

 

 

 

4:50

두근두근 저녁시간....

이 시간만큼은 쉬어도좋을..아니 쉬고싶은 달콤한 휴식이다.

운동장에 나가 친구들과 배드민턴도 치고 벤치에 앉아 수다도 떨고...

공중전화에서 그리운 부모님이나 친구에게 전화도 걸고..

그러나 역시 엄청난 양의 숙제를 완성하지 못한 아이들이 태반이다.

 

 

 

6:00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야자시간..

그나마 자유롭게 공부할수 있는시간이다.

6시부터 9시까지 계속되는 야자타임..

하루 3시간의 자습시간에서 한톨의 지식이라도 더 머리에 넣어보려고

9시가 지나서도 교실의 불은 꺼질줄 모른다.

 

 

 

9:00

기숙사로 지친몸을 이끌고 돌아온다.

비록 딱딱한 침대일지라도 졸린눈을 비비며 돌아오는 아이들에게는

그 어떤 동물의 깃털로 만든 침대보다 더 따뜻하고 푹신한 침대다.

 

 

 

9:20

강제소등.

정확히 20분이 되면

학교는 언제 왁자지껄했냐는듯

깜깜해진다.

마치 베일에 싸인 어떤 그림처럼.

3시간자습시간에 다 못한 공부를 하려고 이불을 또 뒤집어쓴다.

사감선생님의 눈을 피해서 손전등을 살며시 켠다.

책넘기는소리라도 들릴라 조심조심,

책장위에 연필지나가는소리가 들릴라 두근두근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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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 되면 다시 돌아가야 하는 내 사랑하는 전쟁터.

매순간이 경쟁이지만

그래도 날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중국인친구들.

이국타향에 와서 열심히 노력하는 한국인유학생친구들.

오늘은 그들이 유난히 보고싶다.

대한민국화이팅! 한국유학생화이팅!

출처 : 힘내! 화이팅!
글쓴이 : 라파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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