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모음

[스크랩] 영산강과 `주몽`(朱夢) 촬영지

보리숭이 2006. 7. 9. 18:32

 

     배가들어

    멸치젓 향내에

    읍내의 바람이 달디 달때

    누님은 영산포를 떠나며

    울었다.

 

     가난은 강물 곁에 누워

    늘 같이 흐르고

    개나리꽃처럼 여윈 누님과 나는

    청무우를 먹으며

    강뚝에 잡풀로 넘어지곤 했지.

 

      빈손의 설음속에

    어머니는 묻히시고

    열여섯 나이로

    토종개처럼 열심이던 누님은

    호남선에 오르며 울었다.

 

       ......  

    ......     

                  

                                    나해철의 영산강

 

 

 

    남도(南道)의 젖줄 - 영산강(榮山江)

 

  70년대까지만 해도

포구(浦口)엔  돛단배로 붐비곤 했다.

저 멀리 흑산도 어선들도 홍어를 가득 싣고  

내륙 깊숙한 영산포구를 잊지 않고 늘 드나들곤 했다.

 

  5일장(場)이라도 서는 날이면

장꾼들은 영산포 장(場)만은 놓치는 일이 없었고,

이삼십리 떨어진 시골사람들,

가까이 있는 나주장(場)날은 지나치면서도,

먼 길을 불평없이 걸어서 영산포장(場) 어물전(魚物廛)을 찾았던 -

그래서 읍내가 온 종일 흥청거렸던  영산포 -

 

  지금은 장터마져 변두리로 옮겨지고,

'저 등대만 보면 자꾸 선창에 배들어오던 시절이 생각나.'라는

등대만이 뱃길이 다시 열리는

불을 밝혀  뱃사람들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그날만을 기다리며

기약없이 영산강을 지키고 있다.

 

 

 

   영산강은 산줄기에  늘 자리를 내주며

행여 논밭에 조금이라도 해(害)가 되지 않을까 염려하며

구불 구불 돌아 흐르는 것을 조금도 불평하지도 서둘리지도 않으며

유유히 바다로 향하는 어머니의 넓은 가슴이다.

 

 

   영산강 하구댐(1981년)이 생기기 전

 수 많은 돛단배가 밀물 / 썰물에 맞춰 이 강물을 오르내리며

남도(南道)의 풍요로움에 아름다움을 더했으리라.

 

 

 

   나주대교(大橋)에서 영산포까지 이어지는 강변로(江邊路) -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시원하게 뚫려 있어 드라이브하기에 여간 기분좋은 것이 아니다. 

 

 

    영산포 시내가 시야에 들러오는 곳에 이르면 도로 표시판이 가는 길을 안내한다.

월출산, 월남사지, 무위사, 영랑생가, 다산초당, 대흥사, 미황사, 땅끝, 보길도, 심지어 진도도

좌회전하여 영산강을 가로 지르는 다리를 지나 4차선 국도를 달려야 한다. 

 

 

 

    mbc drama '주몽' 촬영지

 

 모처럼 월출산(月出山) 천황봉 산행을 계획했는데 늦은 오후에나 내린다던 비(태풍)가 매표소를 지나자 마자 시작해 등반을 포기하고 '주몽'(mbc 드라마) 촬영지로 발길을 돌렸다. 

 

 

   날씨는 흐리고 비마저 오락 가락 하는데 주차장엔 승용차들로 가득했다.

주차비에 입구에서 입장료(3,000원)을 받고 있어 조금은 기분이 언짢았는데

규모(45,000평)며, 뒤로 흐르는 영산강이며,

시대를 비교적 충실하게 재현한 듯한 건물이며, 어울리는 소품들이며...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2,000여년전 주몽(朱夢)의 왕국으로 잠시 빠져들 수 있었다.

(나주시와 전라남도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무려 80억원을 지원했다고 한다.)  

 

 

 

 

 

   촬영에 사용된 소품들이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어 찾는 이를 즐겁게 한다.

 

 

 

 

  

 

   '주몽'(朱夢) 촬영지는 그 아래로 흐르는 영산강이며 드넓은 평야와 꽤 잘 어울린다.

그동안 인터넷(카페/블로그)에서 영산포구(浦口)와 영산강의 모습을 찾을 수 없어 실망했는데

예기치 않은 곳에서 그동안  머리속에 그려온 영산강을  보는 행운을 갖게 되었다.  

 

 

  세트장 뒤로 흐르는 영산강 그림이 좋아 계속 셔터를 늘러댔다.

 

 

 

   회산 백련지(白蓮池)에 가다가 다시 마주친 영산강 -

다른 모습을 나에게 보여 주었다.

 

 

  회산 백련지(白蓮池)

 

 물레방아 사이로 보이는 연(蓮)밭 -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10만평) 큰 연못이다.

 

 

  백련축제(8/10~15) -  그 날을  기다리는 연(蓮)들

그러나 입구쪽에는 이미 꽃망울을 터뜨리고 마는 참을성없는 녀석들도 있다.

 

 

   자료 사진

 

 

   운이 좋은 날엔 수로(水路)에서 노니는 흔치 않은 물닭을 볼 수 있다.

 

 

   멀리 보이는 건물(연못 안에 위치) 1층에 커피숍이 있는데...

무더운 여름날에는 시원한 냉커피 한잔 마시는 여유도.... 

 

 

   계절을 잃어버린 코스모스

출처 : trace of winecolored
글쓴이 : 지팡이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