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설동창

건축사 배병길 인터뷰

보리숭이 2005. 7. 7. 20:51

 배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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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건축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제가 건축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대학 졸업 후 선배님의 권유로
김중업 선생님 사무소에 입사하게 된 것인 것 같습니다. 당시 처음 선생님과 함께 하면서 건축공부를 할 때, 저와 선생님과의 엄청난 건축세계에 있어서 생각이나 방법등의 격차가 저로 하여금 더욱 건축에 매진하게끔 만든 결정적인 계기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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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건축에 입문하게 된 시기는 언제입니까?

 건축과를 나왔다고 해서 모두 건축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어떤 지도 선생님을 만나게 되고 또 그 분의 건축철학적 배경이나 삶, 그리고 정신세계 등을 이해하고 될 때, 제대로 건축을 시작할 수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제 경험으로는 대학졸업후 첫 지도 선생님이 가장 기억에 남으며 , 김중업 선생님과 김원 선생님 등이 항상 머리속에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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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건축작품의  전환점은 언제입니까?

1989년  당시로는 제가 미국에 있을 때인데, 그 때 일본 요코하마 국제 현상설계가 있었어요. 제가 그 때 그 작업에 임하면서 물론, 혼자서 모든 작업을 다 했었는데, 너무 힘들었고, 고생스럽긴 했지만, 그렇게 작업에 몰두하면서 새로운 생각과 디자인이 나도 모르게 나왔으며, 그 때가 아마 내 건축인생에서 하나의 커다란 건축 작업의 전환점이 아니었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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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지금까지의 건축작품 중 최고의 작품은 어떤 것입니까?

최고의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참고로 앞으로 최고의 작품을 하고 싶고, 아직 지어지지는 않았지만, '은둔의 집'이 이 시대 시대상과 정신세계를 잘 담고 있어 회자될 수 있는 좋은 작품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지어진 작품 중에는 국제화랑이 참 순수한 마음이어서 재미있었고, 갤러리 현대를 하면서 작품의 깊이가 더 깊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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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지금까지의 건축작품 중 최악의 작품은 어떤 것입니까?

 물론, 생각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기는 한데, 열심히 심혈을 기울여서 작업을 했는데, 나중에 지어지지 않은 작업들이  지금도 마음 아프고, 또 지어진 것 중에는 율생리 주택인데, 그 때 제 사무소와 사이트가 매우 먼 이유도 있겠지만, 설계와 전혀 다르게 자기 마음대로 건축물을 지어버리고 또 마음대로 고쳐 버리고, 나중에 모든 것을 돈으로만 환산하려고 하는 것들이 굉장히 안 좋은 기억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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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앞으로 건축작품 세계의 설계방향을 어떻게 하실런지요?

 인간이기 때문에 중요한 그리고 결코 간과되어서는 안되는 부분들을 건축속에 담아내고 싶습니다.  보이지 않기에 무관심해지기 쉽지만,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또 사색해야하는 부분들을 건축속에 전이시키고 또 자연스럽게 녹아내게 만들어보는 것으로 설계방향을 잡아가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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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건축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어떤 관점과 시각이 필요합니까?

아마 학생들일텐데, 제 생각에는 좀더 유연한 생각을 가졌으면 합니다. 건축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일반 사람들과는 좀 더 다른 시각과 사고체계를 갖고 사물에 접근해 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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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건축인들에게 여담으로 하고 싶은 말씀을 해주세요..^^

제 생각에는 어떤 목표를 향해 감에 있어서 획일화된 그리고 정해진 길로만 꼭 가야한다는 생각을 잊어 버렸으면 합니다. 오히려 그런 생각들은 역효과가 날 수 있으며, 좀 더 다양한 생각과 사고의 폭을 넓히고 또 타 분야와의 경계를 허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경험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때로는 휴식도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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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 빌딩 모델

 미국에서 배병길 선생님이 혼자서 모든 작업을 했던 작품입니다. 12년이 지난 지금도 한 부분의 손상없이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이 작품은 지금 보아도 참 섬세하게 잘 만드셨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