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51세)씨가 중앙시조백일장 1월 장원을 차지해 중앙일보 신춘문예 연말장원전에 응모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작품은 ‘가죽나무의 詩’로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를 소재로 한 것.
껍질이 벗겨진 날 뼈도 훤히 드러났다/널브러진 상처만큼 할 말도 많았는데/창문에 펼쳐진 마음 더듬으며 보낸 시간//녹녹한 지난밤에 그 무엇을 생각했나/다리가 저려오고 허기지는 새벽이면/꼭 다문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온 안개여//참고 또 견딜수록 음각되는 빗살무늬/아픔도 닦아내면 붉은 세상 떠오를까/몸속에 새겨진 길이 선명해진 아침에
“21세기의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1월. 새해 첫 백일장답게 새로운 시선과 인물이 등장해 심사를 더 설레게 했다.
1월 장원은 ‘가죽나무의 詩’의 김성현씨가 차지했다. 어떤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질긴 가죽나무에 시를 포개놓았다. 말이 시가 되는 시간을 안정감 있게 잘 갈무리하고 있다. 많은 더듬음 끝에 나오는 ‘안개’며 ‘참고 또 견딜수록 음각되는 빗살무늬’ 같은 감각이 1월처럼 신선하게 전해진다. 여기서의 시는 삶에 그대로 환치되는 데다 정격을 갖춘 형식 운용도 든든하다. 시적 에스프리에 대한 주문을 덧붙인다.”
심사를 맡은 정수자, 강현덕 시조시인의 심사평이다.
김성현씨는 감천면 도평리에서 출생해 김천고, 계명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인지과학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천문학아카데미 수료생으로 현재 김천문화학교에서 시를 공부하고 있으며 ‘서툴지만 아름다운’(여울문학회) 등의 동인지를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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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씨에 대해 소개된 중앙일보 지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