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설동창

안길룡 김천회장 송설역사관 건립에 대한 2차 호소문

보리숭이 2006. 4. 1. 08:48

환절기에 안녕하십니까?

아스팔트가 눅진눅진한 여름에, 솔가지에 쌓인 눈이 바람에 날리던 지난겨울이 생각나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여인의 속살 같은 목련이 되어, 이 가지 저 가지에 봄이 오고 있는 계절에, 황악산 모진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학교 다니던 생각이 남은 또 무슨 까닭입니까?


계절마다 매미소리, 코끝 스치는 한 가닥 늦은 가을바람 냄새에, 저는 수백 대의 학교 자전거 보관소, 운동장 키 큰 포플러나무, 붉은 벽돌교실, 송정의 풀밭생각이 문득문득 날 때가 많습니다.


붉은 벽돌교실에서 우리는 열심히 책을 읽었습니다.

송설동문들은 지식을 갖추어, 무지하지도 무례하지도 않았습니다.


엄하신 선생님을 스승으로 대하여, 많은 지혜와 정의를 배웠습니다. 송설동문들은 지혜롭고 인품이 강직하여, “호랑이는 굶어 죽을지언정 풀을 뜯지 않는다 ”했듯이, 우리는 정의로웠습니다.


포플러 나무 끝 푸른 하늘에서, 세상을 품을 이상을 배웠습니다.

송설동문들은 꿈과 야망이 가슴 하나 가득 하였습니다.


넓은 운동장에서 닦은 심신이 강철 같았습니다.

“진정한 무사는 얼어 죽을지언정 곁불을 쪼이지 않는다 했듯이”우리 송설 동문은 나약하지 않았습니다.


수목 아름다운 송정에서 낭만과 정서를 함양하였습니다.

송설동문들은 우정과 눈물의 의미도 알아, 메마르지 않았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우리들은 이렇게 눈동자 초롱초롱한 청년으로 대학으로 사회로 떠났습니다.


자신들의 생활 터전에서 뒤돌아 볼 사이 없이 바쁘게 살면서, 송설을 추억 가물거릴 때까지 잊어버렸습니다.

다시 돌아갈 것 같지도 않고, 다시 돌아가도 아무도 우리를 알아 볼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우리가 학교를 잊고 사는 동안에도 학교는 우리를 잊지 않았습니다.

대학에 합격했을 때, 우리들이 승진했을 때, 경기에서 승리했을 때, 교문 앞 현수막을 크게 걸어 우리를 자랑스럽게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학교와 동창회는 우리들에게 눈앞의 이익을 주지 못합니다. 명예와 권력도 주지 못합니다. 도리어 끝없이 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요구하고, 때로는 어려운 부탁을 계속하게 됩니다.


동해안 오십천강변에서 태어나, 어린 연어가 태평양바다를 돌고 성어가 되어, 물 냄새 맡고 다시 그 강가로 돌아가듯이!


어릴 때 놀던 그 척박했던 산골을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 라고 노래하며 그리워하듯이!


우리들이 까맣게 잊을 뻔했던 모교와 동창회를 찾는 까닭은,

어떤 사람의 정체와 근본을 이야기할 때, “고향이 어디냐, 본이 어디고, 어느 학교를 나왔느냐”고 이야기합니다.

이렇듯 모교는 우리의 근본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차를 타고 김천을 지날 때, 저기쯤 마음의 고향 같은 송설이 있다고 차창 넘어 보는 것이 관심이며!

학교와 은사를 찾는 것이 성의이며!

기숙사 후배들의 등을 한번 어루만져 주는 것이 사랑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관심과 성의와 사랑으로, 송정에는 올 봄에도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가 피어나고, 추진하고 있는 역사관이 세워질 것입니다.


삼천 김천동문여러분!

이제 역사관 건립사업은 준비를 마무리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아직 생각만 가지고 있으셨던 분은 팔뚝을 걷어주십시오.

마음을 결정하신 분은 이제 마지막 벽돌 한 장을 얹어주십시오.

아직 망설이시던 분은 이제 기둥나무 마지막 모서리를 깎아주십시오.


어려운 시기에 성금부탁을 드려 많이 걱정하였습니다. 그러나 너무나 뜨거운 참여와 격려로 한없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조용히 기다리겠습니다, 마지막 간절한 마음으로, 조용히 기다리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다 이루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김천송설동창회장  안 길룡 드림

 

※ 송설역사관건립기금 입금구좌 :

            농협 737030-56-011613 백승환,

   문의처 : 011-297-4778 백승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