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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새삼 어머니를 생각나게 하는 두장의 사진

보리숭이 2006. 3. 27. 23:45
 

고개를 푹 숙인 채 재판을 받고 있는 여인과 죄수복을 부여잡고 있는 어린아이.이 사진을 기억하시는지요.  지난 2004년 7월 도깨비 뉴스에 소개돼 수많은 네티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던 사진입니다.
도깨비 뉴스 관련기사 보기 ☞ 새삼 어머니를 생각나게 하는 한장의 사진
당시 '새삼 어머니를 생각나게 하는 한장의 사진'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던 이 사진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정범태씨의 1961년 작품입니다. 이 사진은 이후 인터넷에 널리 퍼져 웬만한 사진 동호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사진이 됐습니다.

2003년 열화당에서 펴낸 정범태 작가의 사진문고에는  다음과 같은 사진설명이 있었습니다.
'오일륙 쿠데타로 수립된 군사정부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는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군사재판이 열렸다.
서너살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가 방청석에서 죄수들이 서 있는 곳으로 아장아장 걸어가 머리를 떨구고 서 있는 한 여죄수의 손을 잡는 순간, 판사는 "몇 조 몇 항에 의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선언한다.
순진무구한 아이의 눈망울과는 대조적으로 얼굴을 숙이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이 진한 연민을 느끼게 한다'

이 사진은 1961년 10월 아사히신문 국제 사진전에 출품되어 10대 걸작으로 뽑혔으며, 1962년에 '평범사' 발행 세계 사진연감에 수록되었으며, 1967년 평범사가 선정한 '최근 10년간 가장 훌륭한 보도사진 36장' 가운데 한장으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역시 정범태 작가의 사진입니다.
완전군장을 한 병사들 앞에 한 어머니가 가방을 들고 서 있습니다.  어머니가 떡이라도 건네 줬는지 병사는 뭔가를 막 먹으려는 듯한 모습입니다. 그런 아들을 애처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어머니.
"얘야 제발 살아만 돌아 와 다오" 어머니의 표정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병사가 살아 돌아왔는지, 고엽제 후유증은 없는지, 알려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요즘 우리들이 이나마 먹고 사는 것은 저 분들이 베트남의 전장에서 흘린 피와 눈물 덕분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위 두장의 사진은 김영섭 사진화랑이 4월 1일 부터 열리는 정범태 사진전을 앞두고 도깨비 뉴스에 제공한 것입니다.
함께 보내온 정범태 작가의 사진을 소개합니다.


1955 <폐차 속의 합창> 서울 청량리



1955 <우유가루 배달> 서울 만리동



1956 <말과 마부> 서울 만리동



1956 <열쇠장수> 서울 남대문 시장



1957 <생과 사> 서울 남대문 시장



1957 <북창시장> 서울 북창동



1959 <달동네> 서울 아현동



1960 <물지게 진 소녀> 서울 현석동



1961 <결정적 순간> 서울 경기고등군법재판소



1964 <목마> 서울 공덕동



1965 서울 중림동



1965 서울 동대문운동장



1967 서울 마포



1971 <동심> 서울 염리동

김영섭사진화랑은 2006년 4월1일부터 한국의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사진가 정범태의 전시회를 기획 하였습니다.
사진인생 50년(1940~1990년)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그의 사진인생 50년을 담은 사진집 출판도 함께하는 전시회로 지난 세월 한국인의 삶과 애환을 리얼하게 휴머니즘으로 표현한 사진전으로 정범태의 주옥같은 사진 <생과 사>, <열쇠장수>, <말과 마부>, <고물상과 노인>, <결정적 순간>등 정범태의 베스트 사진 30점이 엄선되어 특별 전시하게 되었습니다.

1956년부터1997년까지 40여년간 기자 생활을 하며, 한번도  몸에서 카메라를 뗀 적이 없는것으로 유명한 그는 삶의 중심과 주변에서 시시 각각 다가오는 대상들을 마치 전쟁을 하듯이 기록하였습니다.

1966년부터는 조선일보, 한국일보, 세계일보등 사진기자로 활동하며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최고의 위치를 차지한 그는 누구보다도 기록성을 바탕으로 예술을 추구하면서 삶의 이야기를 담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그의 작품에 담겨진 휴머니즘은 가난과 역경 속에서도 언제나 희망과 꿈을 잃지 않는 이들의 아름다운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범태는  4.19 직전 고대생 시위대의 처참한 피습장면을 비롯하여  중대한 역사적 의미가 있는 순간을 기록한 특종 사진으로 여러 번 이름을 떨쳤던 뛰어난 사진기자였다. 그래서인지 오로지 자기 자신만의 예술적 감수성이나 생각을 표현하는 작품사진 작가사진, 또는 예술사진이란 그에게는 어딘가 별도의 특별한 일이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 그는 사진기자라는 직분에 하나의 직업인으로서 그리고 생활인으로서 우선 충실했고 오히려 사진작가로서의 자기를 표현하는 일은 일종의 과외활동이나 여분의 작업 또는 여기(餘技)처럼 생각해왔던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의 작품에는 진한 휴머니즘이 깔려 있다. 가난과 역경 속에서도 언제나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는 시선과 관심이 화면 어딘가에 깔려 있다.  정범태의 리얼리즘 사진은 한국 사진예술사나 한국사의 흐름에서 볼 때 선택의 여지가 없이 운명적으로 요구된 측면이 있다.
유년기에는 일제치하 였고, 성장기에는 해방과 6,25등 사회가 피폐했으며 사상적으로 좌우대립이 극심한 때였다.
전후에는 조선일보, 한국일보, 세계일보등 여러 신문사의 사진기자를 거치며 격동의 역사 속에서 특종기자로 이름이 높았다.

정범태의 작품 중에 빼놓을 수 없으며 작가 자신이 가장 아끼는 작품 중에 하나가 <결정적 순간>이다. 이 사진은 1961년 5,16 쿠데타로 수립된 군사정부는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 자주 군사재판을 열었다.
군사재판이 열리는 법정에 중년의 여죄수가 판사 앞에서 고개를 떨구고 서 있는데 갑자기 서너 살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가 방청석에서 죄수에게로 아장 아장 걸어가 엄마의 손을 잡는 순간의 장면이 있었는데, 정범태는 이를 놓치지 않고 촬영하였다. 결국 이 사건은 무죄로 선언되었고 순진무구한 아이의 눈망울과는 대조적으로 얼굴을 숙이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이 연민을 느끼게 하는 사진이다.

정범태의 작품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또 하나는 1959년 11월 프랑스에서 개최된 제3회 파리비엔날레에 국내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국제전에 입상한 <생과 사>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태평양전쟁과 6,25전쟁등 커다란 전쟁을 겪으면서 전선에서 생과 사의 고비를 넘긴 그는, 생과 사를  화면에 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고 있을때 즈음, 어느 날 남대문 시장에 있는 닭 가게에서 살아 움직이는 닭과  죽어서 목을  늘어뜨리고 있는 닭을 발견하고 카메라에 담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생과 사의 사진은 파리 국제 공모전에 출품해 입상하였다.

1956년에 찍은 <말과 마부>는 만리동 서부역 앞에서 찍은 것이다. 당시에는 마차가 서울역에 내리는 화물을 운반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지친 마부는 담배 한 대로 고됨을 달래는데, 흐트러진 작업복과 찌그러진 모자, 밖으로 삐져나온 런닝셔츠가 인상적이며, 고된 노동과 채찍에 애꾸눈이 된 말은 가쁜 숨을 헉헉거리며 사람을 노려보고 있는 모습이 대조적이다.

정범태는 그 동안 40년 사진을 한 묶음으로 엮는 사진집으로 출판과 더불어 사진전을 개회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린 대표적 사진가 정범태 사진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한국근대사진가가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은 시점에서 김영섭사진화랑은 근대사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근대사진을 재조명하기 위해 그 동안 정도선, 현일영, 박필호, 서순삼, 홍순태, 전민조등 근대사진의 선각자들의 사진전을 기획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근대사진을 기록한 작가들의 전시기획을 지속적으로 개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정범태 작가의 사진 더 보기: http://gallerykim.com/gallery/gallery1/u-works.html
출처 : 난 B형 남자다.
글쓴이 : 석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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