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26일 (토) 김천 직지사 설법전에서 백수 정완영 시인 1주기 추모행사가 열립니다.
그날 아침 9시 30분부터 1주기 제사 소상(小祥)으로 다례제를 올린 후,
11시경부터는 작은 추모 음악회를 엽니다.
시골역 철도원이 그날 음악회 진행을 맡게 되었습니다.
시문학에는 문외한으로 평생을 철길에서만 살고 있는 처지인지라 과분하고도 황송한 일입니다.
생전의 백수 시인이 황간 지나 상주 모동 오도티 마을 외갓집을 오가실 때, 외갓집 고향역인 황간역에도 종종 들러 주신 귀한 인연 덕분입니다.
사실 진행자의 역할이야 별 몫은 아니지만 워낙 의미가 큰 자리인지라 컨셉트를 어떻게 잡을까 고심을 했습니다.
정준화 교수가 백수 정완영 시인이 지은 직지사 천불전 상량문 내용을 구해 준 덕분에, 안내장의 초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백수 시인은 2007년 8월 만해문학 유심상 수상 소감에서,
“미리부터 불교를 알고 내가 시를 쓴 것이 아니라 시를 찾아 나서다 보니 거기 불교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백수 시인이 불교 신자는 아니었지만 직지사는 백수 시문학의 모태입니다.
백수 시인은 직지사 부근에 15평 농막이라는 뜻의 삼오야서 산방에 살면서 시의 밭을 일구면서, 직지사와 관련된 빼어난 시조도 많이 남겼습니다.
또한 직지사 천불선원을 비롯한 전각들의 상량문도 지었습니다. 그런 지중한 인연으로 직지사는 백수문학제와 백수문학관이 태동한 산실이 되었습니다.
황악산 직지사가 무궁토록 마르지 않는 진리의 샘터이듯, 백수 시인의 시는 우리 민족 정서의 근원에서 흘러나온 시심 맑은 샘물입니다.
황간역에서는 백수 시인의 시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역사 벽면의 대형 시화판에도, 역 마당과 대합실, 승강장의 옹기나 기왓장 등에도 백수 시인의 시를 그림과 함께 써놓았습니다. 대부분 외갓집 고향과 어머니를 노래한 시조들입니다. 많은 이들이 백수 시인의 시를 읽으며 참 좋다고 탄복을 합니다.
그런데 막상 시의 저자인 백수 정완영 시인을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시인이라 자칭하는 이들 중에도 백수 시인을 모르는 이들이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백수 시인은 평생 3,000여수가 넘는 독보적인 시조 작품을 통해 현대시조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대시인입니다.
백수 시인의 삶과 시조 작품은 이 시대 이 땅의 위대한 문화 유산입니다.
시골역 철도원은 황간역에 백수 시인의 시조를 많이 써놓고, 해마다 백수 시인을 기리는 시화전과 음악회를 엽니다.
백수 정완영 시인의 삶과 그의 시조를 보다 많은 이들이 알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일입니다.
이번 1주기 추모 행사는 마침 사단법인 백수문화기념사업회가 정식으로 설립된 후 처음으로 갖는 공식 행사입니다.
특히, 음악회에는 시조 문학계는 물론, 각 분야에서 많은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백수 시인이 남긴 문학적 성취를 지역은 물론 국가의 문화자산으로 널리 활용하고 잘 보존해 나가는데 뜻과 역량을 모으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위의 글은 황간역 철도원 일기에서 퍼왔습니다. http://blog.daum.net/knko20315/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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