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시제도

서울대 `지역균형` 100% 입학사정관제로 -현 고2부터

보리숭이 2010. 11. 24. 16:43
서울대가 현재 고2부터 적용되는 2012학년도 대입전형에서 입학사정관제를 한층 강화했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을 입학사정관 부분 참여에서 전 과정 참여 방식으로 전환했고, 수시 특기자 전형으로 선발하는 자유전공학부에서 논술시험을 없앴다.

서울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2학년도 대학입학전형`을 11일 발표했다.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학생부 내신성적으로 2배수 내지 3배수로 거르던 1단계 과정을 없애고 1ㆍ2단계를 통합한 것 △수시 특기자 전형에서 자유전공학부와 경영대학의 논술시험을 폐지한 것 △대학을 졸업한 뒤 지역에서 근무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지역인재육성특별전형을 신설한 것 등이다.

먼저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내신 반영률이 낮아진 대신 잠재력 창의력 등 입학사정관 전형이 필요로 하는 능력에 대한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과거에 이 전형 1단계를 통과하려면 서울대 내신 환산점수로 79~80점을 맞아야 했다. 이는 내신등급으로 따지면 1.0~1.05등급가량으로 1등급 극초반대에 해당한다.

이석록 메가스터디 입시평가연구소장은 "1단계 서류심사를 2단계와 통합한 것은 상당히 큰 변화"라며 "고교 1학년 때부터 착실하게 입학사정관 전형을 대비해 지속적으로 스펙을 관리한 학생들이 유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입학사정관 전 과정 참여 전형은 2학년까지 모든 준비가 끝나야 하기 때문에 이번 발표는 일선 고교에 혼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류심사가 없어지면서 지역 편차가 생길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었다. 남영식 스카이에듀 입시전략연구소 본부장은 "단계별 평가에서 일괄합산 방식으로 바뀌는 것이므로 내신 비중이 줄게 되는 대신 지역별 학력 편차 영향이 생길 수 있다.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측은 "지나친 내신 경쟁과 인위적인 내신 관리에 대한 염려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며 "더불어 학교장 추천권을 강화하고 고교별 추천인원을 3명에서 2명으로 축소했다"고 말했다.

수시 특기자 전형에서 자유전공학부 논술시험을 없앤 것도 해당 학부 취지를 살린 변화라는 긍정적 평가가 따르고 있다. 이 소장은 "자유전공학부다운 발상"이라며 "입학사정관 참여 비율을 높여 자유롭고 창의적 발상을 할 수 있는 인재들을 평가하고 선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논술시험에 강세를 보여왔던 특목고생, 비평준화 지역 학생, 재수생 등은 불리해질 수 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분석실장은 "일반적으로 특목고생 등이 논술에서 변별력을 보였다"며 "면접 방식이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연세대 1시간 면접처럼 시간을 늘려서 입학사정관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수시모집에서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강화한 대신 정시모집에서는 수능 반영 비율을 확대했다. 서울대는 2011학년도 정시 2단계 반영기준(수능 20%ㆍ학생부 50%ㆍ논술 30%)에서 수능을 30%로, 학생부를 40%로 각각 변경했다.

한편 농업생명과학대학에서 농업계열 전문계고 학생에 대한 동일계특별전형과 사범대학 지역인재육성 특별전형을 시범 실시하기로 했다. 이들 전형에서 모집 인원은 정원 대비 3% 이내며 최저학력기준 등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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