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심(洗心), 영원한 별이 되어
아······!
그끄제 이른 아침, 잠깐 갠 하늘 아래서
‘세~심, 세~심’
하고 매미가 운 것은,
그때
가슴 한 편이 아릿하게 무너져 내리는 통각을 느낀 것은,
아, 그것은
이분이 육신을 벗어버린 순간이었음을,
무심(無心)한 이 인간에게 세심(洗心)하라 외치신 마지막 음성이었음을,
이제야 이 못난이는 한 방울 눈물만 떨어뜨립니다.
이분
일찍이 세심득혜(洗心得慧)의 슬기로움을 지니셨기에
아흔 평생을
버리고 비우기
마음 씻기
남을 위해 생을 영위하기
이 쉽고도 어려운 진리를 몸으로 맘으로 행하셨기에
무심한 자, 탐욕으로 가득한 자, 이기심으로 마음을 닫은 자
아니, 버리지 못한 자 우리 모두는
앗!
뇌리 가득히 통타하는 죽비 소리를 느낍니다.
한창 시절, 이분의
그 묵언에 가까운 뜨거운 우렁우렁한 목소리
그 열렬한 생을 담은 형형(炯炯)한 눈빛에서
우리 송설(松雪) 학동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철학하고 몸으로 드러내 보인
어른의 참모습을 익혔습니다.
병상에 드신 후에도 그 눈빛은 형형하게 그러나 다사로이
‘세심(洗心)하라’ 묵언(默言)하셨습니다.
아!
한 사람의 아비 됨도 어려운 일이거늘
뭇사람의 아버지 되신 분,
마음을 씻어
진정한 자유인이 된 분,
내 것을 버리고 비워
다른 이의 삶을 채워 주신 분
이분이 오늘 육신을 벗어 하늘로 날아올라 별이 됩니다.
당신께서 씻고 비운 순백의 얼과 넋을 결어
영원히 빛나는 세심의 별이 됩니다.
오!
하늘님도 하늘 한 자락 내어 주시어
영겁의 평안을 함께 하소서.
세인들이여,
매미가 세~심 세~심 하거든, 송설이 눈부시게 희거든,
어느 날 가슴 한 쪽이 지릿하거든,
하늘의 저 별을 보시라.
세심의 별을 보시라.
오호!
2010. 8. 13.
천한신이 김세영님의 영전에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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