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설동창

송설42회 동기생들, 은사님 모시고 졸업30주년 행사 실시

보리숭이 2008. 12. 2.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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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 오후 6:30 김천 신음동 모 웨딩에서 송설42회 동기생 150여 명, 은사님, 정향택 김천송설동창회장이 모인 가운데 졸업 30주년 행사를 실시하였다.

지천명이 되어 오랜만에 만난 동기생들은 간혹 이름을 몰라 명찰을 보면서 이야기하거나 학창 시절 그 얼굴이 그대로인 친구들을 부러워하기도 하였다.

이날 참석한 은사님은 전장억, 이재민, 박인용, 권종호, 안우신, 문재길, 도규진, 박종근선생님으로 학창 시절 고 3담임 선생님이시다.


 

김종식 동기의 '삶의 등불이신 선생님' 시 낭독이 있고 답사을 하신 전장억선생님은 "여러분들은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것을 자랑하고 있는 것 같다. 앞에서 보니 머리가 희끗한 친구들이 나하고 친구를 해도 되겠다"하여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서 "영재들을 모아 가르칠 수 있는 선생이 된 것은 선생으로서의 낙이었다. 다만 여러분과 같은 영재들을 개개인의 특기와 장점을 살려 사회의 인물이 되게하는 교육을 시켰는가 하는 점에서는 제자들에게 미안함을 느낀다."는 말씀에 제자들은 몸둘바를 모르며 숙연해 했다.

다음 날인 30일 송설역사관방문과 설립자 최송설당할머니 묘소 참배, 추억의 수업시간을 가지는 등 다양하고 알찬 행사를 하면서 동기생간의 우의를 다지고 모교를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추가된 더 많은 사진을 보시려면 송설총동창회 홈피에 오세요. http://songsol.or.kr )

 

삶의 등불이신 선생님

 

빛나는
육각 교표
흰색 두 줄 까만 모자
행여나 바람 들까
목을 꼭 채운
검은 교복
몇 번씩 거울 보고
교문을 보았습니다.

 

벚꽃 활짝 핀 송정
그리고
보리 베기 원농 작업
단풍과 함께 부르던
설악산 여행
귀까지 얼게 하는 황악산 칼바람
6시 기상, 구보, 시래기 국
추억 덩어리 겨울 합숙
즐겁고
기쁜 일도 많았지만

월말고사
중간고사
기말고사
교련검열
한 여름 땡볕
길게 늘어선
자전거 행렬만큼이나
힘들고 지루한 시간도 많았습니다.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아무 것도
모른 채
철없기만 했던 저희들은
1978년 2월
그렇게 교문을 나왔습니다.

 

삭막하고 고달픈 현실 속에서
시련과 고난이
가로막는 시기도 있었지만
송설의 건아들은
앞만 보며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기쁜 날
안타까운 날
시간은 화살과 같이 흘러
어언 30년
어느덧 희끗희끗한 머리
반백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가슴 속에 묻어 두기만 했던
소중한 기억을
더 늦기 전에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선생님!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찡해 오는
정녕
영원한 삶의 등불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어리석은 제자들은
깊은 산 속
풀잎에 떨어지는 물 한 방울
그것이
시내가 되고
강이 되어
망망한 대해가 된다는 것을
생각도 못하고 바쁘게만 살았습니다.

선생님의 가르침이
밑거름 되어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어
풍성한 과실을 맺는
큰 나무로 성장한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살았습니다.

 

선생님!
이제야 제자들은
선생님께 늦은 큰 절을 드리려고 합니다.
뵙지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
건강한 사회인으로 이끌어 주신
고마운 마음을
비록
부족하고 빈약한 자리이지만
정성만이라도 한 가득 담아 전하고 싶습니다.

 

선생님!
앞으로도 저희들은
선생님의 소중한 가르침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깨끗하게
부지런하게
그리고
늘 푸른 소나무의 굳셈
진달래의 겸손함, 근면, 성실함
무엇보다도 더 큰
선생님의 사랑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겠습니다.

부디
오래도록 건강하시어
사랑하는 제자들이
힘차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시고
옳은 길, 바른 길
가르쳐 주시고 이끌어 주십시오.

다시 한 번
선생님의 하해와 같은 은혜에
머리 숙여 감사드리며
항상 강녕하시길 기원합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2008년 11월  29일 김천고 26회 동기생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