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시제도

연대ㆍ고대ㆍ이대, 내신 1∼4등급 사실상 `동점처리'(종합)

보리숭이 2007. 11. 17. 20:42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가 2008학년도 정시 일반전형에서 학생부 교과 1∼4등급에 점수 차를 좁혀 `사실상' 동점을 주기로 해 `내신 무력화'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16일 연세대가 발표한 정시 일반전형 요강에 따르면 학생부 교과 1∼5등급의 배점은 300점을 기본점수로 준 가운데 400점, 399.5점, 399점, 398.5점, 398점으로 매 등급간 차이는 모두 0.5점이고 1등급과 5등급의 점수 차는 2점에 불과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논술 등 다른 전형요소를 포함한 전체 총점이 1천점임을 감안할 때 내신 1∼5등급은 거의 차별화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수능의 등급간 점수는 언어영역, 수리영역, 외국어영역의 1∼5등급의 차이는 각각 16점, 21점, 17점으로 내신 등급과 큰 대조를 보였다.

언어 영역 1∼5등급의 점수 차는 각각 3점, 4점, 4점, 5점, 수리 영역의 점수 차는 4점, 5점, 6점, 6점, 외국어 영역의 점수 차는 3점, 4점, 5점, 5점으로 등급간 실제 차이가 매우 커 특정 영역의 1등급 차가 당락을 가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도 이날 발표한 정시 모집요강을 통해 인문ㆍ자연계 응시생들의 학생부 교과성적 1∼4등급의 점수 차가 2.4점이라고 밝혔다.

모집요강에 따르면 전체 1천점 가운데 학생부 교과성적 1등급은 450점, 2등급은 449.6점(-0.4점), 3등급은 448.8점(-0.8점), 4등급은 447.6점(-1.2점)이지만 5등급부터는 각각 443점, 438점, 433점, 428점, 423점으로 크게 차이난다.

반면 수능 성적의 영역별 1∼2등급간 점수 차는 언어영역 4점, 외국어영역 3점, 수리영역 `가'형 8점, 수리영역 `나'형 6점, 사회탐구영역 2점, 과학탐구영역 3점 등으로 학생부에 비해 점수 폭이 훨씬 크다.

이화여대 또한 정시모집 요강에서 내신 등급간 점수 차를 1∼2등급간 0.4점, 2∼3등급간 최소 1.2점, 3∼4등급간 최소 2.2점을 주기로 해 1∼4등급의 점수 차를 최소 3.8점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수능에서는 1∼2등급에 8점, 2∼3등급에 10점에 점수를 줘 내신의 영향력을 상대적으로 무력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적은 점수로 보일지라도 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적게 볼 것이 결코 아니다"며 "작년에는 내신 1∼4등급 차가 `0점'이었는데 올해는 등급간 차이를 뒀고 수능에도 기본점수를 준 게 있는 만큼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분명히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 대학은 정시 일반전형 정원의 50%를 수능 성적만으로 미리 선발하고 나머지를 학생부 50%, 수능 40%, 논술 10%(명목 반영률) 등의 방식으로 뽑는다.

이에 따라 내신 등급간 점수에 거의 차등을 두지 않고 수능을 일방적으로 강화한 방침이 일반전형 전체에서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학생들을 유인하기 위해 마련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연세대 입학처 관계자는 `내신무시' 논란이 불거져 교육부의 행ㆍ재정적 제재가 거론되던 때에도 특목고 입학설명회에서 "여러분은 교과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공표한 바 있다.

연세대는 정시모집에서 교과ㆍ비교과ㆍ출석을 모두 합한 학생부 총점 500점 가운데 464점을 기본점수로 주기로 해 내신 만점자와 교과 최하등급에 상습 결석자, 봉사활동 무경험자와의 차이도 전체 점수 1천점 중 36점에 불과하다.

교육부는 그러나 대학들의 이러한 방침에 대해 "이미 각 대학이 발표한 학생부 실질반영비율만 그대로 준수한다면 수능 등급 간 점수폭은 대학들이 알아서 결정할 사항"이라며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교육부 김규태 대학학무과장은 "지난 9월 대학들이 발표한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을 그대로 지켜주고 각 대학 전형요강에도 전형요소별 실질반영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소개해 학생들이 알 수 있도록 해줄 것을 대학들에게 요청했다"며 "모든 전형일정이 끝나는 내년 2월에 실제 대학들의 학생부 영향력 등을 검토해 제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