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국영기념공원에서 츄라우미 수족관과 돌고래쇼를 구경한 후, 버스에 몸을 실어 오리온 맥주공장을 방문하였다.
토요일이라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일행에게 안내원이 나와서 맥주의 공정과 공장 시설을 설명해 주었다.
설명이 끝난 후, 맥주 시음을 하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1인당 2컵까지 허용되고 1봉지의 땅콩 안주가 제공되었다.
오키나와의 기념품점이나 식당에서 다양한 소주를 쉽게 볼 수 있었는데, 다습한 고온에 양조를 해야 하기에 흩임누룩 형태로 당화력이 큰 균주를 사용하여 발효시킴으로써 청주제조는 어렵고 소주를 제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더운 지방에서는 독한 술의 소비가 적은 것이 보통인데도 30도의 증류식 소주를 얼음에 희석하면서 마시는 모습에서 얼마나 스스로를 지키려는 노력이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아마도 여기에는 일본인 특유의 애향심과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국가차원에서 중앙정부의 막대한 재정지원이 오키나와를 먹여 살리는듯 하였다.
이는 맥주산업도 같은 맥락을 연상하게 하였다. 오리온맥주공장을 세울 때부터 지방세를 감면해오면서, 본토에서 들어오는 일반맥주와 경쟁할수 있도록 지방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있었다. 오키나와는 관광산업 외에도 수많은 제조업이 고용창출을 유도하고 있어 1백30만명이 되는 인구가 살고 있다고 한다.
아래에 오키나와의 소주, 맥주와 관련하여 제주의 술에 관련된 전문 기사를 모아 보았다.
오키나와의 오리온맥주와 아와모리酒
식품가공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것 중의 하나가 양조산업이다. 맥주는 기원전 4천∼3천년 경 메소포타미아의 슈메르인에 의해 여섯줄 보리가 재배되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일본 최남단 오키나와(沖?)의 경우 석회성분이 많아 식수로 좋지 않은 물사정임에도 불구하고 전통 민속주와 맥주산업을 일으켜 대표적인 지역 브랜드산업으로 육성시키고 있다.
본보 일본 생물산업 취재팀은 오키나와 바이오산업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현공업기술센터와 트롤피컬바이오센터 등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전통 민속주인 아와모리(泡盛) 제조연구가 고정적인 연구테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욱이 오키나와 양조산업이 단순히 자생적으로 발전하는 산업이 아니라 제2차세계대전후 지역 상공인들에 의해 피폐해진 지역 경제 부흥을 견인하기 위해 출발했었다는 사실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오키나와현의 양조산업은 맥주산업와 아와모리 민속주가 그 중심을 이루고 있었다. 맥주산업은 지난 1969년부터 시판한 오리온맥주와 헤리우스라는 소규모 맥주제조판매장으로 대별된다.
제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에서 유일하게 교전이 벌여졌던 오키나와는 산업이 피폐해진 것은 당연했고, 지역 상공인들을 중심으로 지역 경제를 부흥시킬 수 있는 유망산업으로 양조산업이 거론되었다. 그래서 1967년 맥주회사가 설립되고 당시로서는 고도의 기술과 막대한 설비자금이 필요했지만 악전고투 끝에 2년후 오리온 맥주를 시판하기 시작, 창업후 44년이던 2001년에 57,695㎘(매출액 224억엔)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시판후 2∼3년 동안은 일본 본토와 외국산 맥주가 시장을 점령하다시피하여 기업존립이 위태로웠지만, 지방정부의 세제혜택과 현지상품 애용운동 등이 펼쳐졌다. 특히 지역 경제 부흥을 위해서는 2차산업이 절대 필요하다는 의지 등이 모아지면서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여 지역 맥주시장의 75%를 점유하게 됐다. 현재 오키나와 전체 맥주소비량은 지역주민과 관광객 5백만명이 애용하는 데 힘입어 70,000㎘(제주지역의 2.8배)에 이르고 있다.
헤리우스 맥주 제조판매장은 3곳으로 4가지 맥주를 만들어 현장에서 손님의 취향에 맞게 음식과 함께 공급하고 있다. 발효탱크와 맥아, 호프를 끓이는 솥 등 맥주 제조시설과 60평가량의 매장을 갖춰 호스로 연결된 매장안에서 판매하는, 독특한 맥주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아와모리는 오키나와 전통민속주의 브랜드이다. 오키나와 나하(那覇)시 중심도로인 곡사이도오리(國帝道路) 주변 상가는 다양한 종류의 민속주가 판매되고 있어 가히 아와모리 도로라고 할 정도이다. 한해 5백만명의 관광객들에게 선물용 토산품으로 인기만점이다. 뱀을 넣어 제조한 뱀술이 특히 유명하다.
태국에서 증류기술이 전해진 것으로 알려진 아와모리는 15세기 류큐(琉球)왕조때부터 등장하였다. 쌀을 원료로 하고 누룩곰팡이인 흑국균(黑麴菌)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인데 유럽산 위스키나 브랜디처럼 3년이상 또는 장기간 숙성과정을 거치는 증류주로서 희석식 소주와는 다르다.
독특한 향과 맛은 효모에서 결정된다. 그래서 아와모리酒의 향과 맛을 계속 발전시키기 위해 공업기술센터나 트롤피컬바이오센터에서는 열대 과수에서 새로운 야생효모를 탐색하고 세포 융합기술을 가미하는 등 소비자가 선호하는 아와모리 제조연구에 끊임없이 매달리고 있었다. 이들 연구기관에서는 연구실 7∼8개를 확보하여 어떠한 온도에서 효소 저장이 가장 적합하고 맛과 향이 가장 좋은가를 계속 연구하고 있다. 특산 과일주 생산과 발효음료 개발도 연구테마였다.
특히 이들 민속주 제조산업에 대한 지방정부의 의지는 매우 확고하다. 일본 본토의 주세에 비해 저율인데다 주류출항세도 지역 외로 나가는 아와모리에만 과세되고 있으며 지난 1950년 이후부터는 원료비 절감을 위해 수입쌀 사용을 허가하고 있다. 그리고 아와모리 양조장은 48개소에 달하고 있지만 브랜드는 아와모리로 통일되고 있다. 일관되게 아와모리 부흥정책이 추진돼온 결과에 다름아니다.
제주선인들도 장구한 세월동안 자연발생적인 술제조법을 유지해왔다. 고려말 몽고인으로부터 전수됐다는 증류주인 고소리주(아와모리와 같은 종류)를 비롯하여 오메기술(청주) 민속주의 역사를 갖고 있다. 고소리술은 제주소주라고 하여 고려시대때부터 안동소주 개성소주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술로 명성을 날릴 정도였다고 한다. 제주에는 특히 화산회토를 투과하여 그 성분이 세계적인 지하수가 있고, 품질 좋은 맥주보리도 생산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제주에서 지역경제를 부흥시키는 새로운 양조산업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만하며, 제주도개발특별법상 지역 양조사업 규정 신설 및 행정지원 등 특단의 대책이 바라지고 있다.
/한승철기자 schan@hallailbo.co.kr
●[전문가 기고]오키나와의 양조산업
오키나와섬 나하시 국제거리의 상점에는 온통 선물용으로 진열된 아와모리 술로 가득하다. 태국에서 수입한 찰기가 없는 쌀을 원료로, 흑국균(Aspergillus awamori)을 사용하며, 제주보다도 물이 좋은 편이 아닌데도 오키나와 아와모리 소주의 명성은 일본 전국에 알려져 있다.
다습한 고온에 양조를 해야 하기에 흩임누룩 형태로 당화력이 큰 균주를 사용하여 발효시킴으로써 청주제조는 어렵고 소주를 제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운 지방에서는 독한 술의 소비가 적은 것이 보통인데도 30도의 증류식 소주를 얼음에 희석하면서 마시는 모습에서 얼마나 스스로를 지키려는 노력이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아마도 여기에는 일본인 특유의 애향심과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국가차원에서 중앙정부의 막대한 재정지원이 오키나와를 먹여 살리는듯 하였다.
이는 맥주산업도 같은 맥락을 연상하게 하였다. 오리온맥주공장을 세울 때부터 지방세를 감면해오면서, 본토에서 들어오는 일반맥주와 경쟁할수 있도록 지방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있었다. 오키나와는 관광산업 외에도 수많은 제조업이 고용창출을 유도하고 있어 1백30만명이 되는 인구가 살고 있다고 보아진다.
특히 양조산업은 지역 농업뿐만 아니라 식품산업 및 관광산업에서 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오키나와의 아와모리나 오리온맥주처럼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서슴없이 한잔 마시고, 떠날 때는 한 병쯤 사들고 갈 수 있는 ‘제주의 술’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일본의 양조산업은 단순히 자연스럽게 발전한 산업이 아니라 지방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출발했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정삼 제주대 농업생명과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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