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시제도

내일 학력평가 결과가 나오면..

보리숭이 2007. 3. 14. 01:01
점수에 연연말고 학습지표로 삼아야
내일이면 대부분의 고3생들이 첫 모의고사를 치르게 된다. 많은 수험생들이 첫 모의고사 성적은 실제 수능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신뢰도 높은 지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보다 잘못된 생각은 없다. 어느 시험이든 당해 연도 공부가 결정적이다. 수능까지 앞으로 남은 8개월 동안 지난 2년 간 공부한 학습량의 몇 배를 더 할 수 있다. 3월 모의고사 성적이 끝까지 간다는 것은 아무 근거도 없는 낭설일 따름이다. 변화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하면 모의고사는 정신과 육체를 고문하는 형틀로 고3 생활 전반을 고통스럽게 할 것이다.

모의고사는 수험생이 자신의 객관적 위치를 파악하고 취약점을 파악하여 학습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모의고사에 지나치게 민감하다. 심지어 상당수의 수험생들은 모의고사가 주는 충격과 좌절감 때문에 생활의 활력과 하고자 하는 의욕을 상실하고 방황한다. 고3생은 어쨌든 한 달에 한 번 꼴로 모의고사를 치러야 한다. 시험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모의고사 성적에 웃고 울다 보면 8개월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입시전문가들이 말하는 바람직한 모의고사 대처법과 생산적 활용에 대해 정리해 본다.

 

▶ 모의고사의 의미

모의고사란 문자 그대로 실제 수능시험과 비슷한 형식과 내용으로 연습 삼아 쳐보는 시험을 일컫는다. 연습 삼아 치는 시험이라면 점수가 좋고 나쁨에 너무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일부 수험생과 학부모는 모의고사에 목숨을 거는 듯이 행동한다. 시험을 칠 때마다 영역별 등급과 다양한 조합에 따른 지망 가능 대학의 배치기준표가 나온다. 대개의 경우 성적을 바탕으로 담임선생님과 상담도 하고 과목별 학습 전략을 수정하거나 새로 짜기도 한다. 이 때 점수가 잘 나오면 격려와 칭찬을 받지만, 그렇지 못하면 학교와 가정에서 건설적인 반성과 평가보다는 질책과 추궁을 받는 경우가 더 많다. 모의고사를 잘 치르면 한 달이 행복하고 그렇지 못하면 한 달이 우울해지는 것이다. 이런 과정이 되풀이되면 모의고사는 원래의 기능과 목적을 상실하고 수험생과 학부모를 괴롭히는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모의고사가 다가오면 몸이 아픈 수험생이 많은데 이는 시험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이다. 수험생이나 학부모 모두가 모의고사란 실제 시험과는 거의 관계가 없는 연습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연습에 지쳐 실전을 그르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

 

▶ 영역별 힘의 안배가 중요하다.

올해부터는 총점보다는 영역별 등급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한두 영역에서 만점으로 1등급을 받고, 다른 영역에서 등급 경계선에 걸려 안 좋은 등급을 받는 것보다는 만점을 못 받더라도 전 영역에서 골고루 좋은 등급을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직도 일부 수험생들은 1학기 때는 국·수·영에 치중하고 2학기부터 탐구 영역에 치중하겠다고 생각한다. 이보다 잘못된 전략은 없다. 탐구영역도 지금부터 공부하지 않으면 최상위 등급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도 전 영역을 잘 받기 위한 힘의 안배가 중요하다.

 

▶ 문제풀이에 몰입하는 훈련

많은 수험생들이 문제를 보기도 전에 목표 점수를 정해놓고 시험에 임한다. 때문에 조금만 어려우면 당황하여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는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다. 시험이란 상대평가이다. 내가 어려우면 남도 어렵다.

시험을 치르는 과정에서 목표점수 획득 여부를 계산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수학 시험 때 종료 시간이 5분밖에 남지 않았는데 아직 한 문항을 못 푼 경우를 가정해 보자. 어떤 학생은 너무 초조해서 문제 풀이에 몰두하지 못하고 시계만 보다가 답안지를 낸다. 또 어떤 학생은 시간을 의식하지 않고 문제풀이에만 집중한다. 이 학생은 풀이를 하고도 시간이 1, 2분 남을 수 있다. 5분이라는 시간은 엄청나게 긴 시간이라는 사실을 경험해 본 사람은 안다. 시험을 치르는 과정에서 수험생은 몇 점 맞을 것인가에 신경 쓰지 말고 폭발적인 집중력으로 문제 풀이에 몰두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변화에 대한 확신을 가져라

3월 첫 모의고사는 수험생활의 출발점에서 자신의 실력을 점검하는 소중한 계기가 된다. 이는 현 시점에서 그렇다는 것일 뿐 실제 수능 성적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첫 모의고사 성적을 어떻게 분석해 자신의 장·단점을 살피고 그에 맞춰 수험생활을 하느냐에 따라 수능 성적은 달라지게 된다. 남은 8개월 동안 상전벽해의 대변화가 여러 차례 일어날 수 있다. 어떻게 3월 모의고사가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겠는가. 변화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하면 공부를 해도 생산성이 없다.

모의고사를 치르고 마음을 다잡는데 1주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간신히 마음을 잡고 1주일쯤 공부하고 나면 성적표가 나온다. 성적표를 가지고 상담하고 고민하다보면 또 1주일이 흘러간다. 그 과정에서 마음을 다시 잡는데 1주일이 걸린다. 그렇게 하다 보면 한 달에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는 날이 열흘도 안 된다. 모의고사를 치르고 나서 하루 이틀 만에 다 정리를 하고 툭 털어버리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오답노트 정리법

한 번 틀린 부분은 다음에도 틀리기 쉽고, 처음에 하기 싫은 과목이나 단원은 계속해서 하기가 싫은 경향이 있다. 모의고사를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은 틀린 문제를 아쉬워하기보다는 자신의 취약점을 확인하고 다지는 소중한 자료로 삼는다.

모의고사를 치르고 답안지를 보며 채점을 할 때, 맞고 틀리고 보다는 틀리게 된 판단의 과정을 냉정하게 반성해야 한다. 해설지를 읽으며 틀린 과정이 스스로 납득되도록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선생님께 질문하여 확실하게 이해해야 한다. 그런 다음 문제지 위에나 따로 마련한 노트에 나름의 분류법에 따라 표시를 해 둔다. 틀린 문제나 맞추긴 했지만 확실하게 알지 못한 문제는 그 문제와 관련된 단원 전체를 다시 공부하며 자신의 취약 부분을 확인해서 그 내용을 문제지 위에나 따로 마련한 노트에 정리해 둔다. 사회 탐구나 과학 탐구의 경우 5개의 보기 중 정답과 직접 관련이 없는 것도 내용이 중요하다면 보기와 관련된 교과 내용을 폭넓게 정리해 둔다. 잘 정리된 오답노트는 수능시험 일 주일 전의 최종마무리 학습과 심리적 안정에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