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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혼자 밥 먹지 마라(1)

보리숭이 2005. 10. 6. 21:55
혼자 밥 먹지 마라(1)
[CEO이미지관리]사람 관계가 가장 중요한 일과 삶의 기술
이종선 이미지디자인컨설팅 사장
 
업무상 조언을 구해야 하는 분이 계셨다. 마침 내가 아는 한 사장님이 그 분의 고교 후배이기에 소개를 부탁드리려 했다. 그런데 그 분의 답은 의외였다. 그는 단호하게 안 된다고 대답했다.

“그만한 사정이 있습니다. 언젠가 그 분에게 부탁할 일이 생길 것 같거든요. 그 기회를 비상금처럼 아끼고 있는 상황이라, 누구에게도 낭비할 수가 없습니다. 미안해요. 이해해주기 바랍니다.”

우리 주변에서 이런 상황은 적지 않게 발생한다. 하지만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의 말은 내가 아는 원리와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었다. 그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힘을 마치 파이를 잘라 먹듯 제한적인 자원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누군가가 한쪽을 잘라 가면 한 조각만큼 모자라게 되는 그런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인간관계는 <혼자 밥 먹지마라>의 저자 페라지의 말처럼 쓰면 쓸수록 힘이 세어지는 근육과 같은 것이었다.
 
그런가하면, 이런 분들도 있다. 사업 분야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가 마침 서로 알면 도움이 될 분이 있어서 소개시켜드리겠다고 하면 ‘아닙니다. 됐어요. 하나도 어렵지 않은걸요’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야만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는 인간관계에 대해 정면으로 오해하고 있다.

세상의 그 누가 나에게 빚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 다음에 내가 어려워졌을 때 도움을 주려할까. 도움을 받기 위해서만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그것이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해도 세상은 혼자서는 안되기에 정보나 조언하나까지도 경우에 따라 큰 도움이 될 때가 많다.
 
꼭 양이 많아야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나와 오래 알고 나를 이해하는 입장의 관계들은 오히려 객관적이기 힘들 때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방향과 거리의 다름이 있는 이들이 경우에 따라서는 더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들은 거저 내게 와주는 것이 아니다. 지금이 아니어도 될 것 같은 이 때가 사실은 그들을 만날 적절한 시기이다. 이미지 컨설팅을 하다 보면 매우 열심히 일하시는 것은 틀림이 없지만, 상대가 다가와 도와주면 모를까 그 누구에게고 도움을 절대 받지 않으려는 성향의 분들이 있다.
 
그러나, 독자적인 체제는 빠르고 복잡한 오늘날에는 늦고 효율이 떨어진다. 혼자 일을 해결하는 버릇을 가진 사람들은 남과 조력함으로써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생각하고 실행하는 훈련이 결핍되어 있다. 그들의 개인적인 생산성은 높을지 모르지만 지도자나 팀원으로서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난 워낙 모든 걸 내 힘으로 하는 스타일입니다’하는 말도 자주 듣게 되는데 나를 믿고, 따르고 배우고 있는 많은 직원들의 리더는 홀몸이 아니기에 자신의 취향대로만 하는 것은 여러 사람을 힘들게 한다. 개인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만이 아니라 서로 조력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관계’에 대해서도 가르치고 리드해 주어야 한다.
 
컵 하나를 만들어 팔아도 그렇고, 그림을 팔아도, 컨설팅을 해도 결국은 사람에게 파는 것이다. 길을 가도 차가 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가는 것이다. 고성능의 네비게이터보다 조금 전 걸려온 전화에서 누군가가 준 정보가 더 유용할 때가 있다.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게 배워야 할 일과 삶의 기술이라고 믿는다. 사람은 자기가 알고 좋아하는 사람과 일하려 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일하는 곳이면 어디든 마찬가지다. 학자들의 연구에서도 증명되듯이, 우리가 느끼는 행복이나 편안함은 자신이 만들어놓은 커뮤니티에서 얻을 수 있는 지지와 인도와 사랑에서 비롯되는 부분이 많다.
 
정보화시대에 사람들을 통해 유용한 정보를 나누고 지원자를 얻으려면 내가 다가가야 하는데 자신의 이미지가 정리되고 다듬어지지 않으면 자신이 없게 마련이다. 사람들과 호흡할 수 있는 자신의 정비가 필요하다.

또한, 뭔가를 얻으려 다가가지 말고 나누려는 마음으로 사람들과 만나야 한다. 밥을 얻어 먹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먹으러 가는 것이다.

<머니투데이(경제신문) >

 
출처 :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들... |글쓴이 : 마루치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