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구박물관(관장 서오선)은 오는 9월
14일부터 10월 30일까지 경상북도 김천 지역의 역사와 문화재를 재조명해보는 특별전시회를 개최한다. 2000년 “압독사람들의 삶과
죽음” 전시를 시작으로 출발한 지역전시는 이제 어느덧 여섯 번째를 맞이하게 되었다. 지역전시는 일반 역사서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살아있는
지역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김천 지역 전시도 선사시대에서 근대에 이르는 중요유물 약 200여점을
기획전시실에 전시한다.
김천은 옛 부터 북방(北方)의 선진문물이 영남(嶺南)으로 들어오는 첫 관문지였다. 비록 김천이 고려,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영남의 대읍(大邑)으로 성장하지는 못하였지만, 문화적 성장의 잠재력은 늘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김천 지역이
일찍부터 종교적 성지(聖地)로 각광받아온 점이나 특히 근대에 들어와 빠른 도시발달을 이룬 점은 그와 같은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김천의 문화적 잠재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천 역사의 흐름을 모두 7장으로 구성하고, 각 장의 역사적
성격을 잘 보여주는 특징적인 유물 200여점을 선별하였다.
제 1장은 김천의 땅과 역사기록을 담고 있다. 김천과 관련되는 각종
고지도(古地圖)와 읍지(邑誌)들을 통해 당시 사람들이 가졌던 환경과 역사에 관한 인식들을 엿볼 수 있다. 이 장에서는 19세기에 제작된
『조선전도(朝鮮全圖)』『동여도(東輿圖)』, 조선후기 김천의 읍지인『금릉지(金陵誌)』등이 소개된다.
제 2장에서 4장까지는
발굴조사를 통해 드러난 김천지역의 신석기·청동기시대 사람들의 생활모습과 이를 바탕으로 세워졌던 감문국(甘文國)의 발자취를
살펴본다. 송죽리유적에서 나온 빗살무늬토기와 민무늬토기, 각종 석기류 등이 전시된다. 또한 삼국시대 김천의 양상을 모암동고분군 등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통해 유추해 본다. 각 고분에서 나온 유물들의 특징을 근거로 하여 신라와의 관계, 신라영역 안에서의 김천지역의 위치 등을
살펴본다.
제 5장은 김천 지역이 일찍부터 불교문화가 융성하여 성지(聖地)로 각광받았음을 밝힌다. 김천에는 현재 직지사(直指寺)를
비롯한 사찰 10여곳, 절터 20여곳, 석불 20여점, 석탑 15기, 금동불상 10여점 등이 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갈항사 석탑의 사리병에서 출토된 백지묵서 준제진언(白紙墨書 准提眞言)은 통일신라시대의 묵서라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있다.
제 6장과
7장에서는 조선시대의 김천의 역사와 문화를 조명하고, 현재 전통문화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조선시대 각 분야에서 활동한
지역의 대표적인 인물들을 살펴보고, 당대 사람들이 남긴 생활문서 등을 소개한다. 이 가운데 조위 어머니의 지석(誌石)과 이의조 영정은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조선시대 金山 사람들의 마음과 문화라는 주제편에 최송설당여사가
소개된다.
김천 지역에서 명맥을 잇고 있는 빗내농악(경상북도무형문화재 제 8호), 김천징장(경상북도무형문화재 제 9호),
과하주(경상북도무형문화재 제 11호) 등을 소개하며, 빗내농악은 개막식에서 축하공연을 펼친다.
이번 전시회는 최근 이루어진 김천
지역의 발굴성과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각종 지역문화재를 소개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더불어 지역 문화재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지역사 연구를 활성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