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쉼터

능소화 에세이

보리숭이 2017. 6. 27. 08:58

시조시인 김석인샘의 능소화 에세이를 소개합니다.



능소화 에세이

김 석 인


주황색 가면을 쓴 수심이 한 짐이다.

떠돌던 구름들을 내려앉힌 넝쿨처럼

늑골 밑 못갖춘마디 되새기는 한 나절

퇴색한 악보들은 깨어날 줄 모르고

눈부신 지평선에 언제쯤 가 닿을까

온쉼표 뻐꾸기 소리 적막을 닦고 있다

아무리 휘저어도 더 오를 곳이 없어

유월의 스타카토 선혈 뚝뚝 흘릴 때

제 무게 이기지 못해 늘어뜨린 저 독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