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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미래의 직업과 자유학예교육 교수신문2016-8-22

보리숭이 2016. 12. 15. 10:02
미래의 직업과 자유학예교육
[딸깍발이] 문성훈 편집기획위원/ 서울여대·현대철학
2016년 08월 22일 (월) 15:24:47문성훈 편집기획위원/ 서울여대·현대철학 editor@kyosu.net
  
 ▲ 문성훈 편집기획위원 
 

이미 1990년대에 제러미 리프킨이 ‘노동의 종말’을 예언했고, 올해 들어서는 인공지능, 로봇기술 등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이 선언되기까지 했다. 이러한 시대 변화가 의미하는 것은 앞으로 20년 이내에 지금의 일자리 중 절반 이상이 사라진다는 것, 그나마 남아있는 직업은 지금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직종이라는 것, 사람들이 직업을 갖더라도 평생 한 직종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직종을 전전하게 된다는 점이다.

2013년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외국과의 직업 비교·분석을 통한 신 직업 발굴·육성 방안」을 보더라도, 앞으로 유망한 직업군에 포함될 직종은 소비생활 어드바이저, 소셜미디어 관리 전문가, 평판관리 전문가, 신사업 아이디어 컨설턴트, 잡투어 플래너, 재능기부 코디네이터, 감성인식기술 전문가 등 현재 존재하지 않는 직업들이 대부분이다.

지난 6월 한국교양교육학회에서 발표된 「Liberal Arts교육과 직업전문교육」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이러한 새로운 직업군의 특징은 현재 이와 관련된 전공들이 없다는 점이고, 또한 이런 직업군은 종합적 의사소통능력이나 비판적 사고, 복합적 문제해결, 그리고 융복합적 사고 능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러한 능력들은 오늘날 미국 경영자들이 구직자들에게 바라는 가장 중요한 능력임을 이 논문은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직업의 변화가 대학 교육을 위해 함축하는 것은 무엇일까? 다시 말해 현재에는 관련 전공도 없고, 장차 현재에는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갖게 될, 그리고 계속해서 직업을 바꾸게 될 학생들을 위해 대학은 무엇을 교육해야 할까?

미래의 직업들이 종합적 의사소통, 비판적 사고, 복합적 문제해결, 융복합적 사고 능력을 필요로 한다면, 사실 이는 ‘자유학예 (Liberal Arts)’ 정신과 일치한다.

대학의 역사를 보면 중세대학에는 대개 신학부, 법학부, 의학부와 함께 자유학예학부가 따로 있어서 문법, 수사학, 논리학, 산수, 기하학, 음악, 천문학 등 7개의 기초과목을 교육했다. 그리고 이는 근대 대학으로도 이어져 하버드대에서는 전문대학원을 통해 전문직 종사자들을 배출하면서도 사물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와 비판적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교양교육 중심의 학부 교육을 시행했다.

이렇게 대학의 초창기부터 자유학예, 혹은 교양교육이 강조됐던 것은 한편으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전문직 종사자를 육성하면서도, 다른 한편 어떤 실용성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순수 학문적 토대 위에서 대화하고 토론하며 세계에 대해 자유롭게 사유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한 것이었다.

오늘날 대학을 보면 산업계 요구를 수용해 직업연계성이 높은 수많은 전공들이 백화점식으로 만들어졌고, 인문학과 같은 순수학문 역시 직업연계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이한 변종 전공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더구나 이러한 추세는 최근 시행되고 있는 프라임사업이나 코어사업을 통해 더욱 확대될 상황이다.

중세나 근대의 대학에 비추어 볼 때 한국 대학들이 오늘날처럼 직업연계성만을 강조하게 되면 타인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세계에 대해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지 못하게 된다. 더구나 미래의 변화된 직업 시장을 전망해 본다면, 다양한 학문적 기반 위에서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과 이를 토대로 타인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필요한데도 말이다.


문성훈 편집기획위원/ 서울여대·현대철학

출처 : 강원대학교 교수협의회
글쓴이 : 관리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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