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샌디스크 아이익스팬드 플래시 드라이브

보리숭이 2015. 3. 25.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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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스크 아이익스팬드 플래시 드라이브(이하 아이익스팬드)는 아이폰·아이패드용 OTG 메모리다. 본체에 부착된 라이트닝 케이블을 꽂고 전용 앱을 실행하면 저장된 사진·동영상·음악 등 콘텐츠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내부에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지만 아이폰 충전용이 아니라 데이터 전송에만 쓰인다.

PC 연결과 충전에 쓰는 USB 케이블과 애플 기기용 라이트닝 케이블을 모두 본체에 내장했고 USB 단자는 쓰지 않을 때 뚜껑으로 덮어둘 수 있다. iOS 7.1 이상이 설치된 아이폰·아이팟터치·아이패드에 쓸 수 있고 PC에 연결하면 USB 플래시 메모리로 작동한다. 저장공간 용량은 16·32·64·128GB 네 종류이며 가격은 16GB 기준 6만 8천원 선.

 

간편한 케이블 정리, 하지만 부피는 불만

 

아이폰용 OTG 메모리를 쓸 때 가장 불편한 점은 바로 케이블 정리다. 이메이션 링크 파워드라이브처럼 거치대 기능을 갖춘 제품도 있지만 한 손으로 아이폰을 들고 동영상을 볼 때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다. 아이익스팬드는 라이트닝 케이블을 짧고 간단하게 만들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본체에서 케이블을 15도 가량 들어올려 라이트닝 단자에 꽂으면 아이폰에 고정된다. 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아 아이폰에 끼운채로 흔들어도 쉽게 떨어지거나 빠지지 않는다.

본체는 얇은 피막을 입힌 알루미늄 재질로 만들었다. 가볍고 단단한데다 외부 충격에서 내부 부품을 보호해 주는 역할도 한다. PC와 연결되는 USB 단자는 플라스틱 뚜껑으로 닫아 놨는데 안에서 단단히 맞물리기 때문에 쉽게 빠지거나 어딘가로 도망갈 확률은 낮다. 전체 크기는 아이폰5S의 1/3 정도로 휴대도 간편하다.

다만 USB 단자 뒤에 연결된 본체 가로 길이가 35mm로 상당히 넓은 편이다. USB 단자가 가로로 나란히 늘어선 노트북이나 데스크톱PC에 아이익스팬드를 꽂으면 그 옆에 있는 단자가 가로막힌다. USB 단자를 세로로 세워 놓은 맥미니에 꽂을 때도 마찬가지인데 두께가 10mm에 가까워 다른 단자를 가로막는다. 정 신경이 쓰인다면 연장 케이블을 마련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간편함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충전 케이블 대용으로 사용하면 회로 고장 ‘주의’

 

아이익스팬드를 아이폰에 꽂아 쓰기 전에 내장된 배터리를 충전해 주어야 한다. 이 배터리는 내부에 저장된 컨트롤러 칩이나 회로가 아이폰 배터리를 끌어 쓰지 않도록 막아 준다. PC・노트북에 꽂아 파일을 복사할 때만 자동으로 충전된다. PC가 없다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용 USB 충전기에 꽂아도 된다. 배터리 용량이나 이용 시간은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며칠 간격으로 지속적으로 충전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다. 한 번 충전하면 1주일에서 10일 가량 쓸 수 있다.

아이폰용 OTG 메모리 중에는 충전 기능을 겸하는 제품도 심심찮게 있다. 배터리가 달려 있지는 않더라도 USB 어댑터에 꽂아 라이트닝 케이블 대신 쓸 수 있는 제품도 많다. 하지만 아이익스팬드는 이런 기능이 전혀 없다. 이런 사실을 모른채 USB 단자를 충전기에, 라이트닝 단자를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꽂아 충전하려 하면 내부 회로가 고장난다. 문제는 이런 언급이 설명서 어디를 찾아 봐도 없다는 것이다.

PC에 꽂아 충전하거나 아이폰에 연결하면 옆에 보이는 LED가 켜진다

 

암호화 기능으로 데이터 유출 막는다

 

아이익스팬드 내부 저장공간은 FAT32 방식으로 포맷되어 있고 윈도 운영체제와 OS X, 리눅스에서 모두 인식한다. 단 FAT32 방식이 가진 한계때문에 4GB 이상 파일을 복사할 수는 없다. USB 2.0 규격으로 연결되며 읽고 쓰는 속도는 초당 10.5MB 전후다. 아이폰과 아이익스팬드 사이에 파일을 주고 받을 때 속도는 이보다 조금 더 떨어지는 편이다. 내부 저장공간을 exFAT로 포맷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인식하지 못한다.

OTG 메모리라 하더라도 아이폰에 아이익스팬드를 꽂으면 바로 인식하는 것은 아니다. 전용 앱인 ‘아이익스팬드 싱크’를 설치해야 한다. PC나 노트북으로 복사한 음악・동영상 파일 재생 기능을 포함해 사진 자동 백업, 암호화 기능도 담고 있다. MP3・AAC 파일이나 24비트 96kHz FLAC, 웨이브(WAV) 파일 등 무손실 압축 파일도 바로 재생된다. 단, 영상은 아이폰5S 기준 풀HD 파일까지만 무난하게 재생된다고 보는 것이 낫다.

아이익스팬드가 갖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여느 샌디스크 플래시 메모리 제품처럼 내부 파일을 암호화할수 있다는 것이다. 암호화 기능은 아이익스팬드 싱크에는 기본 내장되었고 윈도 운영체제와 OS X에는 보안 프로그램인 ‘시큐어 액세스’를 설치하면 된다.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백업해 암호화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특정 폴더에 파일을 옮겨야만 암호화가 가능하다. 단 비밀번호를 잊어버리면 복구할 방법이 전혀 없으며 저장공간 용량만 잡아 먹는 쓰레기가 된다.

시큐어액세스 창에 파일을 끌어다 놓으면 자동으로 암호화된다

 

결론 : 첫 제품 치고는 잘 만들었다

 

안드로이드 기기용 OTG 메모리를 고르는 것은 이제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러 제품 중 크기와 기능, 색상과 용도에 맞는 제품을 고르면 그만이다. 그만큼 시장이 안정세에 접어 들었다는 이야기다. 반면 아이폰・아이패드용 OTG 메모리로 눈을 돌려보면 만족스러운 제품을 찾기 어렵다. 기능이 괜찮다 싶으면 휴대성이 떨어지고, 성능이 괜찮다 싶으면 iOS 전용 앱의 기능이 빈약하다.

샌디스크 아이익스팬드 플래시 드라이브도 유감스럽지만 아직까지 기존 한계점을 제대로 극복한 제품은 아니다. USB 보조배터리나 충전기와 아이폰을 연결해 충전해 주는 기능이 없다. 아무런 생각 없이 이런 시도를 하다가는 내부 회로를 고장낼 수도 있다. 여행이나 출장을 다닐 때는 결국 라이트닝 케이블을 하나 더 챙겨야 한다.

그러나 거꾸로 생각해 보면 충전이 아예 불가능하다는 것만 제외하면 충분히 다른 사람에게 권해줄 만한 제품이다. 가지고 다니기도 편하고 아이폰에 끼워 한 손에 든 채로 동영상을 감상하기에도 큰 불편이 없다. 전용 앱도 잘 만든 편이다. 첫 제품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완성도도 나쁘지 않다. 여전히 느리고 불편한 아이튠즈에 질린 사람에게 큰 위험부담 없이 추천할 수 있는 제품이다.

크기는 아이폰5S 1/3 수준이다. 무게도 매우 가볍다

무게가 가벼워 꽂은 상태에서 흔들어도 쉽게 빠지지 않는다

노트북이나 PC USB 단자에 꽂으면 옆의 다른 단자를 가로막는다

아이패드 에어와 연결한 모습. 케이스를 끼운 상태에서 바로 장착 가능하다

데스크톱PC에서 암호화한 파일을 아이폰으로 열어볼 수 있다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 문서를 아이익스팬드 저장공간에 복사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