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단종된 하이모노포드와 판매되는 롱포드 35

보리숭이 2013. 10. 14. 12:17

 회사가 부도난 하이모노포드를 낭만포토 공동구매를 통해 38만원에 구입

극단적 하이앵글, 사진의 새로운 세계를 연다
촬영의 신무기 - LongPod

사진을 찍으려면 파인더를 들여다보고 구도를 잡아야 합니다. 인물을 찍으려면 사진의 구도상 어느 위치에 인물을 배치할 것인지, 얼마만큼 차지하도록 가까이 다가설 것인지와 같은 점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하고, 정물이나 풍경도 구도를 고민하고 사진에서의 각각의 피사체나 주제 부제들의 배치에 대해 궁리해야 할 겁니다.

그리고 그런 구도는 시점에 따라 달라집니다. 보통 사람의 눈높이에서 파인더를 들여다보는 것과, 몸을 조금 낮추고 보는 것, 땅바닥에 엎드려 보는 것, 혹은 머리 위로 카메라를 치켜드는 것과 같이 시점을 달리하면 또 전혀 다른 사진의 구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카메라를 낮추는 걸 로우앵글(low angle), 높이는 걸 하이앵글(high angle)이라고 부릅니다. 로우앵글 촬영을 위해서는 보통 앵글파인더(angle finder)와 같은 ㄱ자형 프리즘 장치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디지털 카메라라면 액정모니터를 회전시킨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로우앵글이나 하이앵글을 구현하기도 합니다. 카메라를 손으로 들고 머리 위로 쭈욱 뻗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기때문에, 촬영용 사다리 같은 것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혹시, 파인더를 보지 않고 사진을 찍어보셨는지요? 이른바 노파인더(no-finder)촬영입니다. 노파인더 촬영을 위해서는 초점으로부터 자유로와야 합니다. 자동초점(AF)도 대안일 수는 있지만, 파인더를 들여다보지 않기때문에 카메라가 어떤 피사체에 자동으로 초점을 맞출지 예측하고 결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노파인더 촬영시에는 35mm 필름카메라 기준 초점거리 35mm 이하의 광각렌즈들, 그리고 조리개를 조여 심도를 깊게 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합니다.

간단히 줄여 말하자면, 피사계 심도를 깊게 해서 과초점을 이용한 팬포커싱을 이용한다가 되겠습니다.(아, 이게 더 어려운가요 -_-)


이렇게 해서 초점으로부터 자유로와진다면, 카메라가 그냥 아무 곳이나 바라보게 한 뒤 셔터를 눌러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됩니다. 디지털 카메라라면 일단 촬영한 다음에 뭐가 찍혔는지 구도를 확인한 다음 마음에 안 들면 삭제하면 됩니다. 물론 필름카메라라면 그러지 못하겠지만요.

이렇게 노파인더 촬영을 응용하다보면, 적당한 광각렌즈를 이용하면 의외로 구도잡기 등에 대해 어렵지 않음을 터득하게 됩니다. 약간만 연습해보면, 대강 피사체를 향해 카메라와 렌즈를 향하게만 해도 적당한 정도의 구도를 잡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광각이기때문에, 나중에 원하는 구도로 크롭(트리밍)하는 것으로 사진을 완성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팬포커스로 조절해놓은 적당한 광각렌즈가 달린 카메라를 막대기에 달아 높이 올리면, 어떤 사진을 촬영할 수 있을까요?


그걸 현실로 가져온 것이 바로 롱포드(LongPod)라는 제품입니다.





이 제품은 LongPod 35라는 제품입니다.



롱포드는 35(3.5미터)와 50(5미터)의 두 버전이 있습니다. 35는 접었을 때 60cm길이의 파이버 재질로 된 6단짜리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삼각대나 모노포드가 아래쪽으로 다리를 뽑는 거라면, 롱포드는 위로 머리를 뽑습니다. 헤드부분에는 카메라 장착용 나사가 달려 있고, 볼헤드나 퀵슈를 부착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실제로 사용해본 바로는, 수평을 잡아야 사진의 수평도 잡히기때문에 딱히 볼헤드는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볼헤드 무게만해도 부담이 되거든요.

제가 사용해본 것도 LongPod 35 제품이었습니다. 실제 포드 자체의 길이는 3.5미터지만, 손으로 들면 1미터 이상 지상에서 들게 되므로 촬영하는 높이는 4미터 이상이 됩니다. 이 정도면 대략 건물의 2층 정도의 높이가 됩니다. 5미터짜리는 접었을 때 1.2미터 길이로 휴대가 불편한 정도이고, 실제로 무지 높습니다. 35버전의 활용성 휴대성이 가장 좋은 듯합니다.

하단부 2단만 뽑으면 모노포드 정도의 길이가 되어 모노포드 대용으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포드 자체의 무게는 약 1.2kg 정도로 무척 가볍습니다. 낚시대와 비슷한 재질로 제작되어 실제로 낚시대처럼 탄력적으로 휘어집니다. 실제 촬영시에는 이렇게 휘는 게 기울여 구도잡기에 용이합니다. 사용해보시면 이해가 될 겁니다. 카본이나 금속재질로 만들지 않은 이유는, 전선 등에 의한 감전을 방지하기 위해 전기가 통하지 않는 재질을 택했다..라고 제조업체에서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촬영하게 됩니다. (사진 - Lday님)


실제 롱포드의 사용을 위해서는 긴 유선릴리즈나 무선릴리즈가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디지털SLR 들은 전용 혹은 호환되는 무선릴리즈가 있으니 구하시면 되고, 필름카메라들은 호환되는 무선릴리즈나 혹은 5미터정도 길이의 에어릴리즈같은 제품을 구하시면 됩니다. 

 

롱포드를 이용한 극단적인 하이앵글은 이제껏 촬영했던 사진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사진을 만들어줄 수도 있습니다. 겨우 촬영용 사다리를 이용하는 정도의 하이앵글과는 비교할 수도 없으며, 길이와 높이를 조절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롱포드의 순발력과 기동성, 휴대성을 따라올 수 없습니다. 회전식 액정이 달린 디지털카메라나 혹은 디지털 앵글파인더를 사용한다면 약간 멀긴 하겠지만 필름카메라든 디지털카메라든 구도를 확인하면서 촬영도 가능할 겁니다.

이 제품을 손에 넣은 지 일 년이 다 되어 갑니다만, 마음먹고 사용기를 쓰겠다고 생각하고 사진을 촬영한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단단히 마음을 먹고 남산과 명동을 돌았습니다. 촬영한 몇 컷을 보여드려봅니다.

사진들은 펜탁스K100D에 시그마18-200렌즈를 사용했고, 모두 18mm(환산 28mm)의 화각으로 촬영했습니다.

조금만 익숙해지면, 구도잡는 일이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휘청휘청해서 많이 흔들릴 것 같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면 롱포드 자체의 탄력을 이용해서 공중에서 정지상태로 만드는 게 어렵지 않고, 그 때 셔터를 누르면 됩니다. 장노출만 아니라면 1/4초 정도의 사진도 무리없을 것 같습니다. 롱포드는 재질의 특성상 휘어지기는 해도 부러지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하긴, 부러지는 낚시대를 본 적은 거의 없죠.


남산에 올라가면 볼 수 있는 그 유명한 조형물입니다. 나름 컨셉을 잡고 촬영해볼까 했던 건데, 팬포커스 설정때문에 상상과는 다른 컷이 되었습니다. 이 정도의 촬영이라면 카메라를 AF 모드로 놓고, 조리개를 개방한 채 촬영했어도 되었을 듯 싶습니다. 롱포드가 아니라면 이런 시점에서의 촬영은 불가능할 겁니다.

명동역 밀리오레 앞입니다. 어떤 분들은 '보도사진같다' 고도 하시더군요. 실제 기자들은 현장에서 촬영용 사다리를 자주 사용합니다. 아마도 그때문에 비슷한 느낌을 받으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이건 거의 완전한 보도사진 컨셉이네요. '서울시가 명동에 움직이는 관광안내소를 운영합니다'라고 일본어로 쓰여진 플래카드와 명동의 모습입니다. 이 플래카드는 2층에 걸려 있던 겁니다. -_-


아직은 조금 이른 명동 중심가의 모습입니다.


이 사진을 촬영한 높이는 얼마나 될까요? 오른쪽의 거리 표지판을 보면 짐작되실 겁니다.


네, 그렇습니다. 이 정도 높이에서 촬영이 가능합니다. 이런 컨셉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셈이죠.




롱포드의 컨셉에 맞는 사진은 단지 이런 거리촬영뿐만아니라, 각종 보도사진(기자들이 사용하면 좋을 듯), 사람이 많이 모인 공연장, 풍경사진, 담너머 건너편, 나무 위의 야생동물, 새집과 같은 생태촬영, 올라갈 수 없는 곳에의 접근촬영 등에도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겁니다.



롱포드는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너무 무거운 카메라를 올리면 ..... 힘듭니다. -_-; 크흐흐.. 당연한 건가요. 실제 사용결과 약 1.5kg 이내의 무게가 적당한 듯 싶습니다. 세로그립까지 달린 큰 DSLR에 백통 얹어서는 사용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냥 들고 있을 수는 있지만, 높이가 있기 때문에 일단 각도가 기울면 손으로 잡고 버티지 못하고 장비가 추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제조사에서는 3kg 이상은 올리지 말라고 합니다만, 저는 그것보다 더 보수적으로 잡고 싶습니다. 많이 잡아도 2kg까지일 것 같습니다.

비오는 날 젖은 채로 전선 주위에서 사용하면 안됩니다. 당연한 걸까요? ^^; 그리고 훔쳐보기 용도로 사용하시다가 잘못되면 제조사에선 책임 못 진다고 합니다. 캬하하...

  • 롱포드50은 휘어지기는 하나 부러지지 않습니다.
  • 롱포드 사용시 자신이 제어가능한 무게를 미리 확인하시고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 카메라 (자체중량 max 3~4kgs) 외 다른 무거운 장비를 사용하지 마십시오.
  • 이제품은 특허 출원 제품입니다.


    롱포드50 촬영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