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LG 플래트론 D2342P

보리숭이 2011. 5. 5. 17:50

 

 

3D와 스마트! 바로 요즈음의 IT 특히 디스플레이 제품을 정의할 수 있는 단어입니다. 그동안 깨끗한 화질 등을 강조하던 흐름에서 새로운 무대로 전선을 옮긴 분위기입니다. 물론 LG와 삼성이라는 두 대기업이 벌이는 3D싸움은 조금 지나친 감이 없지 않습니다. 직접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은 그 구동 원리나 원천 기술보다는 결국 어떻게 3D가 내 눈에서 보이는지, 과연 살만한 값인지, 볼만한 컨텐츠는 충분한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마련일 것입니다. 아무리 서로 다른 3D 구현방식에 대해 자신들이 택한 방식의 우수함을 강조하고 있어도 결국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3D는 3차원 입체영상(스테레오 스코픽)으로써 화면에 보이는 사람이나 물체 등의 객체가 튀어나오거나 들어가 보이는 착시 현상의 영상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착시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실제 3D가 아니라 두 개 각도에서 보이는 영상을 한 화면에 표시하여 우리의 뇌가 입체로 인식하는 원리를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두 개의 2D 영상을 하나의 3D 영상으로 보이는 개념까지는 두 회사가 같이 하지만, 두 개의 영상을 어떻게 표시할지에 대해서는 서로 기술이 달라 자신의 기술이 우수하다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런 3D는 이제 스크린과 TV를 넘어 모니터에도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죠. 오늘 소개할 모니터는 LG D2342P로 3D 기술이 들어간 모니터이며, LG에서 강조하는 3D 시네마 기술로 3D를 구현하는 제품입니다. 이 기술은 좌안과 우안이 다른 이미지를 볼 수 있게 만든 특수 안경으로 3D를 구현합니다.

 

1980년대에 유행한 적청안경의 3D와 비슷한 것으로 전문용어로는 필름편광안경방식(Film-type Patterned Retarder) 이라고 부릅니다. 이 방식이 경쟁사보다 좋은 점은 3D에 필수인 특수 안경이 상대적으로 매우 싸고 가볍다는 것입니다. 경쟁사의 셔터글래스(SG) 안경은 TV에 표시되는 장면(프레임)에 맞춰 동작할 수 있도록 전자부품이 들어가므로 안경 값이 비싸고 무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셔터글래스가 아무래도 최신 기술이라 더 좋을 수도 있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편의성과 비용 측면에서 FPR 방식을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PC에서 구현되는 FRP방식의 3D 입체영상에 대해 알아보고, LG D2342P의 화질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제는 PC로 3D 입체영상을 즐긴다!

 

지금까지 플래트론은 곡선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었지만 LG D2342P는 각진 디자인의 심플함을 보여줍니다. 오른쪽 전원 버튼에는 블루컬러 LED를 달아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전통적인 LG모니터 플래트론의 특징이 느껴지네요.

 

 

 

뒤편의 연결단자는 음성출력(스테레오), D서브, DVI-D, HDMI로 PC 연결은 물론 노트북 확장용으로도 좋습니다. 음성출력 단자는 HDMI로 입력되는 신호 가운데 소리신호만 출력되는 단자로, 이곳에 스피커나 헤드폰 단자를 꽂으면 됩니다.

 

 

부속품으로는 CD 2장과 3D 특수 안경 2개, 설명서, 각종 케이블들이 들어 있습니다. CD는 드라이버 즉, 모니터 프로파일과 TriDef 3D라는 3D 구현을 위한 소프트웨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함께 들어있는 TriDef 3D는 LG 라이센스라서 드라이버를 깔지 않으면 인증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안경은 완전한 안경형태와 안경에 끼우는 클립 형태 두 가지입니다. 저처럼 안경을 쓰는 이들이게는 아주 편리한 구성이네요.

 

 

 

 

 

렌즈는 말랑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서 떨어뜨려도 깨질 염려가 없으며, 쓰는 도중에 부딪쳐도 크게 다칠 염려가 적습니다. 대신에 아주 고급스럽지는 않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LG전자에서 명품 브랜드와 제휴하여 고급 안경을 내 놓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어쨌든 렌즈에는 특정 패턴의 그림을 보이는 하는 필름이 붙여져 있습니다. 물론 왼쪽과 오른쪽은 서로 다른 그림을 보게 되어 있습니다. 클립형태의 안경은 다리부분이 없고 가운데에 클립이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안경에 클립을 끼운 것입니다.

 

3D의 핵심 부품 가운데 하나인 안경 구경을 했으니 이제 소프트웨어 설치를 해 보겠습니다. TriDef 3D라는 소프트웨어는 입체영상 분야에서 꽤나 유명한 개발사인 DDD(Dynamic Digital Depth)에서 만든 소프트웨어입니다. 입체영상을 뜻하는 Stereoscopic 영상은 영어 단어의 느낌대로 두 개의 영상을 보여주는 영상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두 대의 카메라 혹은 두 개의 렌즈가 달린 스테레오 카메라로 영상을 찍어야 하나, TriDef 3D는 일반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스테레오 스코픽 영상으로 만들어 보는 이가 마치 3D로 볼 수 있게 하는 원리입니다.

 

TriDef 3D를 설치하면 사진, 동영상, 게임의 영상을 3D 입체영상으로 변환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TriDef 3D는 DDD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지만 사용기한이 있는 체험판이며, 제대로 쓸려면 LG전자에서 제공하는 TriDef 3D를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후에 실행해 보면 위 캡쳐 이미지처럼 두 개의 영상이 겹쳐 보여 어지럽게 느껴지는데, 이렇게 두 개의 그림으로 입체영상을 구현하는 것이 스테레오 스코픽입니다. 이 영상을 특수 안경으로 보면 비로소 하나의 영상이 입체로 보이는 것이죠.

 

 

 

위 이미지는 2D 상태와 3D 입체영상 상태입니다. TriDef 3D에서는 2D로 찍은 사진을 3D 입체영상으로 만들며, 설정을 통해 입체의 깊이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특수 안경의 기능을 설명하기 위해 제가 준비한 것입니다. 왼쪽이 안경 없이 본 경우이고, 오른쪽은 안경을 쓰고 본 경우입니다. TriDef 3D와는 상관이 없고, 안경을 쓴 경우는 카메라 앞에 안경의 오른쪽 렌즈를 두고 찍었습니다.

 

 

위 사진으로 알 수 있듯이, 특수 안경의 필름은 이미지를 절반만 보여주는 기능을 하는 것입니다. 위에서 보이지 않는 이미지는 반대쪽 렌즈를 통해 보이기 때문에 실제로 안경을 착용하고 보면 완전한 영상으로 보입니다. 3D 입체영상은 안경을 통해 왼쪽과 오른쪽 눈에 다른 영상을 보여주어 입체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안경을 착용하지 않으면 두 개로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답은 특수 안경의 기능에서 힌트를 얻는다면 아주 간단해집니다. 왼쪽과 오른쪽 눈 모두가 왼쪽과 오른쪽이 봐야할 영상 두 개를 다 보기 때문이죠. 결국은 현재 우리가 즐기는 입체영상은 특수 안경으로 왼쪽 눈과 오른쪽이 보는 영상을 제한하여 뇌를 속이는 것인데, FRP나 SG 이 부분은 모두 같은 원리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RRP는 한 화면에 두 개의 영상을 보여주는 공간분할 방식이고, SG는 두 영상을 빠르게 교차시키는 시간분할방식입니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이로 인해 특수 안경이 다른 것입니다.

게임을 실행하면 왼쪽 아래에 TriDef 3D로 게임이 실행되고 있음을 표시해 줍니다. 삼국지천처럼 TriDef 3D가 정식 지원하는 경우는 프로필이 게임 제목이 표시되며, 그렇지 않은 경우는 Generic로 표시됩니다.

 

TriDef 3D의 특별히 사용방법은 없습니다. 설치하고, 실행하고, 원하는 작업 메뉴를 선택하고, 사진, 동영상, 게임 등을 등록(처음에만)해서 선택하면 나머지는 자동으로 이루어집니다. 주의할 점은 너무 가까이에서 보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의 거리(50~90cm)와 각도를 유지해야 되며, TriDef 3D를 실행하면 안내 메시지가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SG처럼 호환 그래픽카드가 필요하고 특별히 설정해야 하는 까다로움 없이, 누구라도 TriDef 3D 설치만 하면 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3D만 보는가! 모니터는 화질이다!

 

LG D2342P의 화질은 밝으면서도 명암비가 괜찮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더 나은 입체 3D 영상을 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위 사진은 너무나 유명한 에이조 테스트입니다. 사진이라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밝다, 화사하다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는 화질입니다. 다음으로 명암을 표시하는 화면을 보기로 하겠습니다.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밝으면서도 화이트쪽 명암 표현이 좋은 편입니다. 블랙쪽은 보통 수준이고요. 아주 뛰어난 수준은 아니지만 게임용으로는 충분한 성능입니다. 아래 사진은 풍경 사진을 띄워 놓고 찍은 사진들입니다. 참고용으로 몇 장 찍어 보았습니다.

 

 

 

풍경사진을 보면 명확하고 시원한 느낌입니다. 다만, 어두운 부분에 대한 명확함은 밝은 부분에 비해 덜합니다. 참고로 명암비(DFC)는 1,000:1(5,000,000:1)입니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3D입체영상

 

LG전자와 경쟁사 모두 3D 입체영상에 대해 자사 방식이 상대사 방식보다 우수하다면서 홍보하고 있습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큰 의미 없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딱 3가지입니다. 금액, 실감나는 입체감, 편의성. 소비자들에게는 FRP니 SG니 하는 것은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기술용어일 뿐인 것이죠.

 

냉정하게 놓고 보면, 입체감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어 확실하게 뭐가 좋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금액과 편의성 부분은 FRP방식의 압승입니다. 일단 특수 안경부터 보면 FRP는 모니터를 사면 번들로 줄만큼 싸지만 SG방식은 10만원을 훌쩍 넘을 만큼 비쌉니다. 또한 SG방식을 PC에서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와 호환되는 고가의 그래픽카드를 따로 사야 합니다. 이 부분에서 이미 SG방식은 경쟁력을 잃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물론 사용자의 PC가 최신 기종이라서 호환될 수 있지만, 특수 안경과 통신하기 위한 USB단자에 꽂는 리시버는 따로 구입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반 안경 무게에 몇 배에 달하는 안경은 착용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안경이 필요한 것만으로도 부담인데, 무겁기까지 하면 사용자 입장에서 당연한 부담됩니다. 반면, FRP방식은 렌즈에 필름 코팅한 것으로 끝이라서 비쌀 이유도 무거울 이유도 없습니다. 공간분할방식이라서 리시버도 필요치 않고 호환 그래픽카드도 필요 없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조사에서 SG방식에 지지 않을 수준의 입체감을 보여준다면, FRP방식이 더 낫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그 선택의 첫 번째 칸에 절대 LG플래트론 D2342P를 내려 두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