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설장학회｣의 목적과 사업 소고

 

｢송설장학회｣의 목적과 사업 소고

1. 문제의 소재

  문제의 소재는 장학금의 용도이다. ｢송설장학회｣의 장학금은 모교의 후배학생들에게만 쓰여져야지 교직원들에게까지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목표액 100억의 기금이 달성되었을 때 그 일부 혹은 상당액을 자사고 운영을 위해 학교재단에 지원하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것이다. 교직원에 대한 봉급이나 후생은 학교재단이 담당해야지 장학재단은 이에 관여할 필요없다는 것이고, 학교운영에 필요한 재정 또한 학교재단이 전적으로 부담해야 할 일이지 장학회가 어떤 일정 역할을 하려한다면 동창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는 얘기로 요약된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장학의 범위에서 교원을 제외하려는 사고는 교육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며, 장학기금의 일부나 상당액을 자사고 출범으로 힘들어하는 학교재단에 지원하려 한다는 얘기는 전혀 사실무근이고 실제로도 불가능한 일이다.

2. 장학회의 목적과 사업 

  먼저 ｢재단법인 송설장학회｣의 정관과 시행세칙에 나오는 ＜목적＞과 ＜사업＞을 인용 게재하여 논란의 소재를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1) 정관

제 1 장 총 칙

제 1 조 (목적) 이 법인은 (중간부분 생략)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의 규정에 따라 각종 장학사업 및 학술연구, 교육복지 증진 사업 등을 통하여 학교법인 송설당교육재단 산하 학교의 발전을 목적으로 한다.

제 4 조 (사업) ① 이 법인은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의 목적사업을 행한다.

1. 법인 산하(이하 생략) 재학생 및 졸업생의 장학금 지급

2. 교직원의 각종 연구 활동 및 복지사업 지원

3. 기타 학교발전 및 이 법인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사업

2) 시행 세칙

제2조(사업) 

      ①학생의 장학금  및 연수비 지급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우수학생(인재) 유치 장학금

         2. 성적 우수재학생 장학금

         3. 해외 어학 연수비

      ② 교직원 연수 및 복지 지원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교재 및 학술연구비 지원

         2. 국내외 연수활동 지원

        3. 기타 교직원 복지 지원

      ③ 기타 학교발전 및 법인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사업은 다음과  같다.

         1. 학교발전기금 지원 : 교재교구 및 학습활동 지원비

         2. 송설학숙 건립 : 서울 거주 대학 진학생 숙식용

         3. 장학기금 기부자의 예우를 위한 ‘명예의 전당’ 설립 및 운영

      ④ 집행 첫 해인 2010학년도에는 제2조의 ①의 1항과 2항만 집행 하고 ①의 3항과 ②③은 기금확보 여하에 따라 그 집행여부를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3. 제기된 문제와 오류의 실상

  위 정관에 나와있는 목적과 사업은 장학법인 설립시 민법에서 제시한 정관의 예문에서 ‘학교법인 송설당교육재단’이라는 문구만 다르게 한 것이다. 그 외 사업이나 수혜자 내용도 약간의 자구 수정은 있었으나 법인설립을 위한 민법의 예시문과 대동소이하다. 시행세칙의 사업 또한 정관의 목적과 사업 범위 내에서 그 내용을 보다 구체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법인정관의 목적과 사업 내용이 민법에서 예시한 내용과 거의 유사하다는 것은 재단법인 송설장학회 또한 여느 장학회의 목적과 사업 범주에서 절대로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송설장학회는 먼저 법인체이다. 법인체가 아닌 어느 임의단체나 독지가가 특정 학생이나 몇몇 학생에게 매년 혹은 부정기적으로 얼마씩을 지급하는 장학금과는 다르다. 송설장학회는 협의의 장학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장학 전반에 걸친 광의의 범주에 속하는 법인체인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법인 장학회라고 하면 교원을 장학의 대상으로 하는 일은 상식에 속한다.  교원은 장학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공공연하게 말한다면 얘기가 상당히 심각해 진다. 장학회의 궁극적인 목적은 교육에 관여하는 대상에게 일정한 지원과 후원을 함으써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것이 아닌가. 여기에 학생은 되고 교원은 안된다는 생각은 거론 자체가 안스런 일이다. 교육에 대해서는 모두가 다 안다는 안이한 사고에서 야기된 우리들이 자주 범하는 오류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가난한 학생에게만 장학금이 주어진다는 고정관념과 별 다를 바가 없다. 교원없는 학생이 어떻게 있을 수 있을 것이며, 마찬가지로 학생없는 교원 또한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교육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부터 검토해야 하는 불필요한 수고를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4. 학교재단과 장학재단의 역할 경계와 보완성

  교원은 학교재단의 오너가 아니다. 교원은 오너인 재단에 고용된 피고용인(교육자)이다. 재단은 필요에 의해 교원을 공개모집하여 학생을 지도하도록 위임하고 지도 감독을 하고 있다. 재단은 공로가 있는 교원에게는 표창이나 포상을 한다. 또한 잘못이 있는 교원에게는 징계를 한다. 경우에 따라 중징계로 해임이나 파면까지도 처분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이 학교재단이다. 이런 교원을 재단과 동일시한다거나 교육의 주체권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교육에는 전문성이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장학재단은 학교재단과는 달리 교육에 대한 접근 방법은 물론 내용의 출발점 역시 전혀 다르다. 학교재단은 교육기관이고 장학재단은 교육 후원단체이다. 교육의 후원단체인 장학재단은 학생은 물론 교원, 경우에 따라서는 재단을 지원하는 일도 가능하다. 교육기관인 학교재단의 교육력을 제고하는데 기여하는 일을 그 목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에 대한 주관과 후원의 입장에서 양자의 역할은 서로 다르지만 접점에서는 둘 사이가 매우 우호적이고 보완적이어야 한다. 결코 경계하거나 배척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5. 교원에 대한 인식

  앞서의 얘기대로 교원은 재단에 고용된 피고용인이지만 교육자 신분이어야만한다. 재단의 이사진은 교육자가 아니어도 가능하지만 교원은 꼭히 교육자인 교원이어야 한다. 재단은 학교를 설립하고 운영하며 일정한 감독의 역할을 하지만 교육자인 교원처럼 직접 학생교육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다. 피교육자인 우리의 소중한 자녀인 학생이 중요하다면 이를 교육하는 교원의 중요성은 새삼 얘기할 필요가 없다. 교원이야말로 교육의 직접 당사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정이 이러할진데 항간의 누구의 얘기인지는 몰라도 교원을 장학의 범주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하니 참으로 의아해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잘못된 생각은 되도록 빨리 거두어야 그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것이다.

5. 남은 문제

  100억이란 거액의 목표액을 달성하고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면 기금의 상당액을 학교재단에 지원하는 일이 발생할 것이라는 생각이 완전히 해결되지 는 않았다. 이 문제는 상당히 일리가 있어 보이지만 조금만 더 생각하면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자사고인 모교를 지원하는 길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학교재단에 일정액을 직접 지원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되도록 많은 학생들에게 많은 장학금을 주어 학교가 학생들의 공납금을 최고액까지 올린다 하더라도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장학재단의 정관에는 비록 재단을 지원하는 항목이 있지만 장학기금의 일부를 직접 학교재단에 지원하는 일에 대해서는 장학회의 감독관청에서는 절대로 금하고 있는 사항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재단에 대한 지원은 교원의 연구 및 학습활동 지원이나 학생들의 체육 및 편의시설 그리고 교직원의 후생시설을 마련하는 일 등이 이에 속한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일들은 거액의 장학기금이 모여 상당한 여유가 있을 때에 나올 수 있는 말들이고 아직은 학생들 그것도 재학생 그리고 교직원도 일부 교원들의 사기앙양을 위한 격려차원의 지원에 그칠 수밖에 없는 형편임은 모두가 다 아는 사정이다. 그리고 만약에 100억의 기금이 모였다고 가정하더라도 우선은 재학생 그것도 되도록 많은 재학생들에게 고르게 장학혜택을 주어 자사고에 다니는 우리 후배들의 경제적 부담을 들어주는 일만 해도 장학회의 임무가 벅찰 것이라는 생각이다. 장학기금이 100억일 때 요즘 금리로 보아 4%의 이율은 4억이다. 이미 동창회 홈페이지에 등재한 바가 있지만 모교의 1,2,3학년 재학생 각 100명씩 총 300명에게 각 100만원의 장학금을 주게 되면 3억이 소요된다. 그리고 나머지 1억 정도는 장학회의 고유사업이나 교원을 지원하는 일 또한 자금부족으로 미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장학회의 다른 사업을 위해 일정금액을 지속적으로 적립도 해 두어야 할 것이다. 먼 장래에는 기금을 적립만 할 것이 아니라 충분한 검토와 협의를 거쳐 일정 수익사업으로 전환하여 기금과 장학금을 극대화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6. 결어

  ｢재단법인 송설장학회｣의 기금이 장학회 본래의 목적과 사업에 어긋나게 잘못 운영되어 4만 동문의 열화같은 성원이 물거품이 되어서는 절대로 안될 것이다. 정관과 시행세칙의 일부 조항에 나타난 우려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올바른 해명이 필요할 것 같아 이렇게 몇자 적어보았다. 교원에 대한 적정 지원은 ｢재단법인 송설장학회｣가 해야할 마땅한 일이라는 것과 재단을 직접 지원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