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탑의 땅 미얀마

[미얀마 사진] 28일 쉐다곤 황금대탑

보리숭이 2011. 2. 1. 15:38

평지에 조성된 대도시 양곤에서는 해발 58m밖에 되지 않는 작은 언덕도 커다란 산처럼 보인다. 떼인코따라(Theinkottara) 언덕 위에는 금빛 찬란한 쉐다곤 대탑이 있다. 이 탑은 높이가 100m에 달해 평지에서 바라보면 더욱 더 높아 보인다.

세상이 어두워질수록 그 빛을 발하는 쉐다곤 대탑의 역사는 2,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 지역은 몬족왕국의 오깔라파 왕의 통치하에 있었다. 그는 자신의 왕국에서 가장 신성한 곳을 비워두고 새로운 부처의 탄생을 기원하고 있었다.

이때 그의 백성 중에 무역을 하던 타푸샤와 발리카 형제가 있었는데, 이들은 인도의 부다가야를 지나가면서 우연히 깨달음을 얻어 법열에 찬 석가모니를 친견하게 되었다. 두 형제는 석가모니의 몸에서 발하는 광채에 사로잡혀 바로 귀의하고, 가지고간 꿀을 바른 떡을 보시하였다.

그러자 석가모니는 8개의 불발(佛髮)을 이들에게 주었다. 기쁨과 환희심으로 가득찬 이들은 곧바로 귀국해 오깔라파 왕에게 불발을 바치며 새로운 부처 탄생에 관한 소식을 전해주었다. 왕은 기뻐하며 성스러운 유물을 자신만 볼 것이 아니라 온 나라 백성들이 모두 친견토록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6개월간 공개했다.
그리고는 그가 가장 신성하게 여겼던 곳, 부처의 성물을 모시기 위해 비워두었던 곳, 떼이코따라 언덕에 금으로 장식한 방을 조성하고 그 안에 불발을 안치했다. 성스러운 방 전체를 금판으로 덮은 뒤 그 위에 9m 높이의 탑을 세웠는데, 이 탑이 쉐다곤 대탑의 시작이다.

하지만 오깔라파 왕이 죽고 난 후 후대 왕들의 외면 속에 대탑은 오랫동안 정글 속에 묻혀있어야 했다. 그러다가 200여 년이 흐른 후 인도의 아쇼카 왕이 이 대탑을 찾아내어 재건했다고 전한다. 이 이야기는 시간의 흐름 속에 확대되면서 전설이 되었는데, 그만큼 쉐다곤 대탑의 신성함이 오랫동안 이어져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후 11세기에 바고 왕국의 빈냐 우 왕이 탑의 높이를 18m로 높였고, 빈야 잔 왕이 90m로 높여 조성하자 후임 신소부 왕은 금 40kg으로 탑을 개금하였다. 또 14세기 담마제디 왕은 자신의 몸무게만큼의 금을 네 차례나 보시하여 탑을 개금했다고 하니 당시에도 탑은 금빛 찬란하였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쉐다곤 대탑은 이렇듯 왕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보시로 관리되어 오다가 18세기에 지진으로 완전히 붕괴되고 마는 비운을 겪는다. 그러자 신뷰신 왕을 비롯한 온 백성들이 탑을 재건축하여 개금하였는데, 현재 쉐다곤 대탑의 모습이다.

남방불교의 모든 탑들이 그렇듯 쉐다곤 대탑의 가장 화려한 부분은 맨 상륜부인 티(hti)다. 티는 마치 우산처럼 탑의 맨 위에 올려 덮는 형식인데, 하늘과 맞닿는 이곳을 금은보화로 가장 화려하게 장식한다.
잘 보이지도 않는 곳을 가장 화려함으로 장엄하는 것은 인간을 위함이 아니라 오직 종교적 장엄을 위한 것이기에 가장 신성한 불심이 담겨있다. 쉐다곤 대탑도 티가 가장 화려하다. 이 티를 장식하는데 다이아몬드가 모두 5,351개가 소요되었다고 전하는데, 이를 모두 합하면 자그마치 458캐럿에 이른다.

그리고 그 주변을 모두 금으로 장식했는데, 그 수량은 환산조차 하기 힘들다. 또한 링을 위아래로 연결한 것과 같은 형태로 만들어진 티의 각층에는 금종과 은종으로 장식, 시각적 화려함과 더불어 소리까지 장엄했다.

 

 

 

 

 

 

 

이렇게 모든 금은보화로 장엄했지만, 그래도 티의 중심은 그 정점에 있다. 티의 정점이자 탑의 정점이고, 온 대지의 정점인 이곳에는 76캐럿 짜리 다이아몬드 1개가 화려하게 빛을 발한다.

맨 꼭대기에 인간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보석으로 장엄의 마무리를 한 것이다. 그들이 가진 가장 귀한 것, 그들의 모든 것을 바쳐 지은 탑이기에  그 불심은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탑 아래에서는 화려한 티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바람이 불어 올 때 은은하게 울리는 금종과 은종의 소리, 태양에 반사되어 태양빛보다도 더 강렬한 빛을 발하고 있는 상륜부를 보노라면 그들의 정성과 불심이 보이는 듯도 하다.

금강신문에서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