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TV업계, "앞으로 ´3D´가 먹여 살린다"

보리숭이 2010. 1. 3. 22:55

TV업계, "앞으로 ´3D´가 먹여 살린다"
사이즈, 화질 경쟁 이어 3D TV로 소비자에 어필
삼성·LG·소니·파나소닉 등 3D 시장 선점 ´각축전´
내년 1월 ´CES 2010´서 3D 기술 경쟁 전망
2009-12-30 05:00:43
 

글로벌 경기 불황을 극복한 평판TV 매출 호조에도 불구, 지속적인 판매가격 하락은 TV 업계가 넘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향후 TV 업계의 생존을 보장할 아이템으로 3D TV가 떠오르고 있다.

사이즈·화질 경쟁 한계…새로운 아이템 필요
성능이나 용량, 사이즈 등이 정형화된 전자제품의 경우 출시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다. 메모리반도체나 LCD 패널 등 범용 전자부품은 물론, 세트(제품) 분야에서도 TV나 PC 등은 더 좋은 성능을 갖춘 제품의 등장과 기존 제품가격 하락이라는 사이클을 그려온 대표적인 제품들이다.

특히 TV 시장에서는 LCD와 PDP 등 평판TV 등장 이후 패널과 연동되는 세트의 가격 사이클은 더욱 정형화됐다.

초기 평판TV 시장에서 기존 제품의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 줬던 아이템은 ´사이즈´였다. 30인치대 평판TV 가격 하락이 심각해질 시점에 40인치대가 등장하고, 40인치대 판가 하락이 심화되면 50인치대가 시장에 나오는 식이었다.

하지만 50인치대 이후로는 사이즈 확대가 한계에 봉착했다. 그 이상 커져 봤자 일반 가정용으로는 쓸모가 없는 만큼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판가 하락은 계속 이어졌고, TV 업계가 새로 내놓은 아이템은 ´화질´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TV 메이커들은 LED 백라이트나 240Hz 영상 구현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판가 하락에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악재까지 겹친 TV 시장을 일으켜 세웠다.

하지만 화질 분야에서 소비자에게 어필할 또 다른 기술이 등장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장 언급되는 게 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TV 정도지만 아직까지 가격 측면에서 현실성이 없는 제품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지금까지 상용화된 화질 기술들만으로도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극한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결국 ´사이즈´와 ´화질´에 이어 TV 업계를 먹여 살릴 새로운 아이템이 등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방송·영화·게임 입체영상 구현하는 3D 기술…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라
새로운 아이템으로 가장 유력하면서도, 업계의 가시적인 움직임이 있는 기술이 바로 3D다.

우리나라의 경우 내년 10월 지상파와 위성, 케이블 3DTV 실험방송을 추진하는 등 3DTV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일본과 영국에서는 이미 위성방송을 통해 3D시험방송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방송 선진국을 중심으로 3D TV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방송 외에도 DVD 영화나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입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만큼, 3DTV는 확실히 구미가 당기는 아이템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3D 디스플레이 TV 시장은 2013년까지 연평균 481%의 고성장이 전망되며 그 중 3D LCD TV가 62.4%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주요 TV 메이커들은 3D LCD와 PDP TV를 개발해놓고, 일부 제품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0인치 3D PDP TV를 출시했고, LG전자는 올해 8월 47인치 LCD TV를 국내 최초로 출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LGD, 풀HD 3D LCD 패널 개발
이와 함께 좀 더 고화질에 자연스러운 영상을 구현하는 패널 기술 개발에 매진하면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경우 곧바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3D TV를 대량으로 내놓을 수 있도록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240Hz 기술을 적용한 55인치 풀HD 3D LCD TV용 패널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풀HD 2D와 3D 영상 표현이 모두 가능한 이 제품은 영상 재생 빈도수를 높인 ´트루 240Hz´ 기술을 통해 자연스런 영상을 구현한다.

안경의 왼쪽과 오른쪽렌즈를 번갈아 차단해 영상 화면을 양쪽 눈에 시차를 두고 보여줘 입체감을 느끼게 해주는 셔터(Shutter)안경 방식을 적용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모니터용 풀HD 3D LCD 패널을 개발, 이달 초 세계 최초로 양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의 TV용 패널과 동일한 셔터안경 방식으로, 2D용 또는 3D용 영상을 모두 구현할 수 있으며, ´고성능 3D 전용 컨트롤러´와 ´구리 배선 기술´을 통해 HD급 3D LCD 및 풀HD급 2D LCD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영상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다만 이같은 셔터안경 방식의 3D 디스플레이는 소비자에게 안경 착용에 따르는 불편함을 강요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같은 한계를 극복한 무안경식 3D 기술 52인치 3D LCD 패널도 개발해 놓고 있다. 독자적인 렌즈 기술을 사용, 3D용 안경 착용에 따르는 불편함을 줄이고, 여러 사람이 여러 위치에서 3D 영상을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제품이다.

3D 영상을 적용한 AMOLED 패널도 개발됐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개발한 풀 HD급 30인치 AMOLED 3D(입체영상) TV는 기존 3D TV의 단점인 크로스토크(Crosstalk : 좌우영상 겹침) 현상과 선명도 및 밝기 저하 문제를 해결했다.

전자업체와 3D 콘텐츠 분야와의 협력도 추진된다. LG전자는 최근 스카이라이프와 3D TV 및 3D방송 분야의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사는 기술 개발과 마케팅 협력을 통해 ´3D TV와 3D 콘텐츠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 시장을 주도하고, 국내 3D TV 시청자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는 3D TV 및 3D 방송 관련 제품 및 기술 표준화, 3D 콘텐츠 제작 및 해외시장 보급, 3D TV와 3D 방송 복합상품 판매 등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소니·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도 시장 선점 경쟁…내년 3D TV 출시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들도 내년 중 3D TV 출시를 추진하는 등 3D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니의 경우 단순히 TV 사업에만 주력하는 게 아니라 자사의 강점인 게임기기 및 콘텐츠와 연계한 3D 사업 전략을 추진 중이다.

내년부터 브라비아 LCD TV를 비롯, 블루레이 디스크 레코더 및 플레이어, 바이오(VAIO) 노트북 및 플레이스테이션3 등 3D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며,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 콘텐츠를 포함한 3D 관련사업을 통해 매출액 1조엔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3D 시장 확대를 위한 노력도 이뤄진다. 내년 남아공에서 열리는 월드컵 경기 중 최대 25개 경기를 3D 전문 카메라로 촬영, 전세계로 중계해 3D 수요층을 전문가층에서 일반 소비자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파나소닉은 일반 가정에서도 영화관 같은 수준의 3D 영상을 볼 수 있는 ´플라즈마 TV´를 개발했다. 내년 중으로 독자적인 고속발광기술을 진화시킨 신모델을 출시, 일본과 유럽, 미국 시장 개척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밖에 샤프와 도시바 등 주요 메이커들도 3D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는 등 내년부터 TV 업계는 3D TV 시장 선점을 위한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특히, 내년 1월 7~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0´은 주요 전자기업들이 3D 기술을 과시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ES는 매년 참여 기업들이 새해 주력상품을 선보여 그 해의 전자제품 트렌드를 점칠 수 있는 행사로, 올해의 경우 3D 기술이 핵심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