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우리 동문의 미술작품 전시회를 소개합니다.
김현철은 고 25회 졸업생으로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와 동 대학을 졸업하고 평생 전통 동양화를
그렸습니다. 산수, 전각, 인물화등 다양한 시도를 통하여 일가를 이루었습니다. 이제 잠시 자신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기회를 갖고자 그동안의 대표작들을 모았습니다. 아울러 보존, 열람용 작품도록도 제작하여 세상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서문을 쓴 문태준 시인은 고 37회로 고려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불교방송 피디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휩쓴 이 시대의 대표적인 서정시인입니다. 시집으로는
《수런거리는 뒤란》《가재미》《그늘의 발달》등이 있고, 최근 산문집 《느림보 마음》을 발표하였습니다.
아래는 김현철 동문의 초대의 글과 문태준 동문의 서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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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집발간을 겸해서 아래와 같이 전시회를 개최합니다.
늘 보아 오던 모습이고 그림이겠지만 한자리에 모아 보면 어떨까해서..
-금릉 김현철-
좋은 작품은 다 말하지 않는다. 짐작의 공간을 넉넉하게 남겨두는 데에 미(美)가 있다. 나와 세계, 나와 당신 사이에 짐작이라는 아름다운 호응이 언제부터 사라졌는지 모르겠다. 짐작은 생략인데, 생략을 통해 우리는 어떤 '섬김'에 다다르게 된다. 생략된 것을 상대로 하여금 스스로 풀이하게 하는 것이니 상대에 대한 배려요, 섬김이라 할 만하다.
우리는 초승달을 보고도 만월(滿月)을 그릴 수 있다. 다 채워지지 않은 것을 마음의 빛으로써 마저 채우기 때문이다. 자재(自在)함이란 이런 것이다. 이 미덕을 좀 살려냈으면 한다. 그림에 관한 한 나는 문외한이지만, 금릉 김현철의 산수 작품을 볼 때마다 반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굽은 것이 곧음을 완성하고, 빈 것에서 즐거움(樂)이 생겨난다는 옛말을 다시 닦아 읽는다. 열린 사립문으로 찬 바람이 들어가고, 댓돌에 신발이 있지만 사람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 가을이다. 댓잎 그림자가 마당을 쓸어도 먼지가 일지 않고, 물고기가 달을 읽는 소리가 들릴 듯한 가을이다. 시간도 공간도 멀고 가깝다.
문태준 / 시인
금릉 김현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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