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설동창

와이퍼로 닦은 상주 - 고병헌 대구송설동창회장

보리숭이 2007. 12. 19. 14:28

대구송설동창회 신임회장 고병헌 (주)캐프 동문(송설31회, 고15회)의 매일신문 기사를 올립니다..

 


와이퍼로 닦은 상주 앞길 맑음…고병헌 ㈜'캐프' 회장
미쓰비시.GM.크라이슬러 와이퍼는 'Made in 상주'

 

 

"캐프 상주공장의 가동과 내년 청리공단에 들어설 프랑스 (주)노벨사와의 합작 공장, 인근에 조성될 4만 5천여㎡ 규모의 협업화단지 등으로 상주지역이 새로운 자동차부품 산업단지로 재편될 것입니다. 상주공장 가동으로 구미·김천과 더불어 상주지역이 IT중심 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입니다."
 

지난 7일 상주공장 생산제품 첫 수출용 출하식에 참석한 (주)캐프그룹 고병헌(59) 회장(대구송설동창회 신임회장)은 직원들에게 앞으로 캐프그룹이 상주지역의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자동차부품 산업단지로 발전하는 데 앞장서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캐프는 세계 3위의 와이퍼 생산업체다. 국내에서는 르노삼성자동차의 와이퍼가 모두 캐프 제품이다.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와 마쓰다, 닛산과 미국의 GM·다임러크라이슬러, 프랑스 르노사를 비롯해 세계 24개국의 100여 개 업체에 와이퍼를 공급한다. 내년 5월 미국 포드 납품이 성사되면 미국 '빅3' 자동차사가 모두 캐프의 와이퍼를 장착하게 된다. 올해 예상 매출은 730억 원, 순이익은 86억 원으로 탄탄한 실적을 기대한다. 설립 12년 만의 성과다.
 

이 같은 성과에는 '4무(無) 경영'이 한몫하고 있다. 캐프에는 타 업체와 달리 볼 수 없는 게 4가지가 있다. 우선 정년이 없다. 직원들이 고용 불안감 없이 기술력 축적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신상필벌에서 벌이 없다. 오로지 이 회사에서는 상만 있다.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곳에는 남·여 불평등, 양성 차별이 없다.
 

뿐만 아니라 산업계의 최대 숙제인 노동조합이 없다. 정년과 벌, 차별이 없으니 노조가 필요 없다. 당연히 숙련공으로 생산성이 늘고 직원들이 한가족처럼 지낼 수 있다.
 

게다가 상주공장과 내년도 프랑스 르노사의 자회사인 터키 오한그룹과의 합작 공장이 들어서 7월 본격 생산에 들어가면 세계 1위 업체로의 발돋움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 때문에 고 회장이 상주공장에 거는 기대는 크다. 2009년도엔 매출 1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7일 첫 출하된 플렛 와이퍼 2만 8천여 개는 부산항을 통해 러시아 컴플리트사에 납품됐다.
 

고 회장은 "상주공장에 기업의 핵심인 중앙연구소와 연구인력 30명, 전략기획실을 옮겨올 것"이라며 "사실상 상주공장이 그룹의 두뇌조직으로 자리 잡게 되고 앞으로 상주를 중심으로 자매기업이 모이고 캐프가 영원히 성장하고 생존할 곳으로 만들 것"이란 포부다.
 

이제 상주지역 발전의 기틀을 만들었으니 행정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공무원들이 자기 일처럼 기업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청리공단에 신청해 놓고 있는 협업화단지에 입주할 영세업체들을 위한 체계적 행정지원 시스템 구축과 저리 기업자금의 융자 등이 절실하다고 덧붙인다.
 

상주공장 결정 때와 마찬가지로 (주)르노 합작사 청리공단 입주를 두고도 대구와 구미, 김천 등 인근 지자체들이 지금까지 유치의사를 전해오고 있다. 대구 달성 2차산업단지와 구미 4단지의 경우 이미 외국인투자유치지구로 지정돼 있고 물류비용이 상주와 비교되지 않을 만큼 양호하다.
 

하지만 고 회장은 상주로 결정했다. "앞으로 3, 4년이면 상주가 인근 지역에 비해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발전할 것"이라며 "특히 상주는 내 고향이다. (주)캐프로 인해 고향이 발전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한다.
 

이런 결정도 고 회장의 경영철학 때문에 가능했다. 고 회장은 "기업의 목표는 이윤추구라고 한다. 하지만 이윤추구는 수단이고 목표는 생존이다. 생존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발전하고 변해야 한다."며 "생존을 위해서는 지역으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한다.
 

(주)캐프는 앞으로 상주지역에 대중 골프장과 호텔을 조성해 공장을 방문한 외국 바이어들의 편의시설을 해결하고 지역민들의 스포츠·레저문화를 이끌 계획이다. 고 회장은 직원들에게 "상주 발전과 변화를 (주)캐프가 주도하자."고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매일신문에서 퍼옴 -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