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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중창 당시 불국사는 유가종 사찰(신문기사)

보리숭이 2007. 3. 29. 23:43
"중창 당시 불국사는 유가종 사찰”

조계종과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유권 논란의 한 편에는 석가탑 내 출토유물(국보 제126호), 그 중에서도 묵서지편(墨書紙片, 먹으로 쓴 종이뭉치)의 ‘연구’가 놓여 있다.

묵서지편은 1966년 불국사 석가탑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무구정광대다라니경’ 등과 함께 발견된 것으로, 여러 문서들이 한데 뭉쳐있어 그동안 판독이 이뤄지지 않았었다. 그러나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이 이 묵서지편을 부분적으로 판독해내고, 3월 9일 “110여 쪽에 이르는 묵서지편은 ▷보협인다라니경 ▷1024년 불국사무구정광탑중수기 ▷1038년 불국사서석탑중수형지기(佛國寺西石塔重修形止記) ▷보시명공중승소명기(布施名公衆僧小名記) 등 최소 4종으로 구성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학계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공개한 ‘불국사무구정광탑중수기’ 일부분을 두고 그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일부 공개된 내용을 가지고 한 언론이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세계 최고(最古)의 인쇄물이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함에 따라 더욱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신라사학회(회장 김창겸)는 3월 24일 서울 경인문화사 학술세미나실에서 제59차 학술발표회를 열고, 묵서지편의 해독과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의 석가탑 안치 연대를 검토했다.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 중수기의 초보적 검토’를 발표한 안승준 한국학중앙연구원과 김태식 연합뉴스 기자는 공개된 중수기 원본 1쪽 반 분량을 해독하고, “중수기의 전후 문맥상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신라시대에 제작되어 석가탑에 안치된 것으로, 석가탑 해체 보수 시 다시 넣은 것이다”고 주장했다.

불국사 무구정광탑 중수기의 내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하다.

그렇다면 현재 공개된 ‘불국사무구정광탑중수기’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안승준 연구원이 해독한 바에 따르면, 석가탑은 신라 경덕왕 1년(741)에 개창해 혜공왕 대(765~780)에 완성됐으며, 285년이 지난 뒤 중수했다. 탑의 해체 수리를 현종 15년(1024년)에 시작돼 사리함과 무구정광다라니경을 다시 안장했다. 또한 중수기에는 불국사에 주석하는 많은 스님들이 중수를 위해 공양한 물품 목록과 중수할 때의 날씨, 먹은 음식 등을 기록한 ‘중수 일기’가 덧붙여져 있다.

안 연구원은 “중수기는 1024년에 작성돼, 1031년 이후에 재작성 됐을 가능성이 높다” 며 “‘불국사서석탑중수형지기’의 내용이 공개된다면 더 자세한 정황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국립중앙박물관에 자료 공개를 촉구했다.

김태식 기자는 “중수기의 제목에 ‘월함산(月含山) 유가업(瑜伽業) 불국사 무구정광탑 중수기’라고 적힌 것을 볼 때 중수 당시 불국사는 교종 계열인 유가종(瑜伽宗) 사찰이었다”며 “또한 공양물 목록 중 ‘무구정광다라니경’이 두 번 적힌 것을 볼 때 현재의 두루마리본 외에 죽간본(竹簡本) 다라니경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문화재 전문가들 역시 중수기 내용과 발견 당시 출토 유물을 근거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한 권 더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3월 28일 종합설명회를 열고 “묵서지편에 대한 전체 조사를 마치는 대로 무구정광다라니경과 보협인다라니경의 제작시기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힐 예정이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출처 : 김창겸의 또 하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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