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설동창

[시 감상] 친구에게

보리숭이 2017. 2. 11. 09:54

 

              사진 백승환
              글   배기식


      넌 가방을 매고 오솔길을 걸어간다.
      안개가 피어오르는 숲
      나뭇가지 사이 빛이 내리는 오솔길에서
      얼굴 안개에 파묻고
      추억의 휘바람 불며
      천천히 가볍게 걷는다.


      그리움은 어린 풀이나 돌 하나에도 묻어나고
      넌 하염없이 추억에 휩싸인다.


      안개 속으로 들어가
      점점 보이지 않는 얼굴로 언덕을 오르며
      나에게 손을 흔드는 너,


      그리움에 한없이 달려가 나도 그 오솔길에 서면
      피어오르던 안개들 바위와 나무 뒤에 숨어
      너와 함께 사라지고 있다.


      친구여, 사랑한다. 너와 함께 했던 추억
      너와 함께 했던 그리운 날들
      저 파란 하늘에 날려보내고
      나는 눈 흐리게 흐리게 돌아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