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설39회는 졸업40주년 추억의 수학여행을 이렇게 마쳤다.
졸업40주년 기념 '추억의 수학여행'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에 흩어져 살고 있던 김천중학교와 김천고등학교를 졸업한 송설39회 동기생과 가족 165명이 경주에 모였다. 작년 김천 부항댐 걷기대회를 치루면서 10월 9일 졸업40주년 기념행사를 하자는 결정을 하고 1년 만에 이루어진 수학여행이다.
완장을 찬 백재영, 백승환, 송기태(좌로부터)
경주 제일의 쌈밥집에서 식사를 한 후 주 대능원 옆에 있는 신라문화체험장에 모였다. 신라문화체험장에서 남학생은 명찰과 상의 교복, 여학생은 명찰과 상의와 치마 교복으로 옷을 갈아 입고 학생회장, 반장, 선도, 주번 완장도 차고 나니 40여년 전으로 되돌아 갔다는 기분에 들뜨기 시작했다. 서울반, 김천반, 대구반, 혼합반 등 4팀으로 구성되어 각 반에는 담임선생님(문화해설사)도 배정되어 2열 종대로 가다가 4열 종대로 줄을 지어 첫날 첫 행사장인 첨성대 쪽으로 걸어갔다.
서울 친구들이 오는 차가 밀려 지연되었으나 10월 9일 오후 2시 30분엔 모두 모여 첨성대에서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주변을 둘러보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고등학교 때 개인 사정으로 수학여행을 못갔던 친구는 42년만에 교복입고 수학여행을 오게 되었다며 기뻐했다.
단정한 여고생 모습 그대로..
송설 조직의 일원들
오후 4시 불국사에서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경청하며 경내를 둘러보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마침 영상대재가 진행 중이라 불국사 연화교칠보교(국보 22호)와 불국사 청운교백운교(국보 23호)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데 힘이 들었다.
김형수친구(우)와 대구검도관장(좌)의 검도시범
불국사에서 더케이호텔 숙소로 온 친구들은 방배정을 받고 잠시 휴식후, 오후 6시 만찬이 시작되고 7시부터 '시월이 가기전에'란 소제목을 단 송설39회 졸업경주 추억의 수학여행 40주년 기념식이 진행되었다. 식전행사로는 동창회보 56호(2015 여름호)에 소개되어 전 동문에게 알려진 '송설검우회' 회장인 김형수친구(세무사)와 대구 검도관장님이 시범경기를 보여 주었다.
초광각으로 본 친구들의 국민의례 모습
김일태 졸업40주년 기념사업회 회장 인사
김봉근교장 대신 시낭송
박천호교장 직접 낭송
그리고 개회선언, 국민의례, 경과보고 및 연혁, 지구 회장단 인사, 지구 회장단에게 졸업40주년기념사업회 회장(김일태, 전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 현 금융감독원 감사로 자랑스런 송설인으로 추대됨)의 기념품 전달, 김일태 기념사업회 회장 인사, 박천호 시인의 '이순(耳順)의 나이에 떠나는 추억여행' 축시 낭독, 교가제창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김일태 기념사업회 회장은 "매번 직원이 써주는 인사말로 인사를 해 왔는데, 이번 인사말은 부탁을 할 수도 없어 직접 썼다"며 옛 학창 시절 자전거통학을 하면서 매서운 추풍령 바람을 기억하는 인사말을 했다. 공유된 공통의 추억을 가지고 있는 동감의 인사말 정말 좋았다. 축시를 지은 박천호(시인, 교장)는 자식 혼사가 있어 축시 낭송은 김봉근(시인, 교장)이가 대신했는데 늦게나마 도착해서 박천호친구가 재 낭송했다. 친구들의 참여 열정이 대단하다.
이런 자리 마련해준 내 짝꿍 고마워~~ 그런데 서영용이 너무 거만스러워
최영곤이 모처럼 끼 발산
윤갑구 수건 쓰니 이상해
윤규영이 깨지는 모습
섹시~ 섹시
오늘 위해 휘호도 마련했는데 사회자가 쓰레기 취급
행사의 하이라이트 - 이빨이 튀어 나오는 장면인데 이상운이 바라보는 방향에 빠진 이빨이 으흐~~ - 신영환이 즐거웠어..
김남주 부부, 남주부인 노래 정말 잘해요~~
김주동 섹스폰 열연
오랜만에 친구들과 부인 모두가 어깨동무 기차놀이
인생은 줄이야, 줄을 잘 서야되 - 가위 바위 보에 이긴 줄은 선물이 줄줄
백천우의 열창에 친구들 우르르~~
이삼영 교장 가수해도 되겠어
김일태 위원장 노래하네
울산의 김용관 늦게와서 교복도 안입고 미안하다고 노래하는데 약국은 안하고 노래방만 다녔나~
부산의 박근성이 얼굴은 기생 오라버니, 노래는 죽여준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온동네 친구들이 함께 어깨동무 기차놀이- 혼자 보다 단체의 힘은 대단하다.
오후 7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매기병장 이상운의 사회로 진행된 레크레이션이 진행되어 친구들의 장기를 보며 옛 생각에 젖을 수 있었다. 첫 장끼 자랑은 최영곤이가 했는데 이상운 사회자보다 ROTC 선배라고 경례를 하게 하고, 사회자에게 큰 인상을 주어서인지 심심하면 영곤이를 지적하여 장내를 웃겼다. 구미반 도현순가족은 현란한 춤솜씨와 섹시한 오른쪽 치마올리기로 주변을 웃겼다. 윤규영, 윤갑구, 최영곤의 춤도 한 몫을 하고.. 남자 중에는 윤규영이 춤이 대단했다.
김주동이는 섹스폰으로 가을 향수를 느끼게 해 주었고, 노래는 일부는 수준 이하라고 사회자가 평했지만 대부분 너무 잘 해 주었다. 사회자가 판정한 최고의 가수는 이삼영이었다. 각 반별로 소리 크게 내는 친구 고성지르기 시합이 있었는데 구미반의 신영환이가 소리를 지르다가 이빨이 튀어 나오는 촌극을 출연했다. 이 촌극 연출을 위해 수학여행 오기 전에 어떻게 하면 친구들을 웃길 수 있을 까하는 고민의 결과...
참석한 친구들과 부인은 물론이고 사회자 이상운이도 배꼽을 쥐며 웃게한 장면이었다. 첫날 밤은 이렇게 깊어갔다.
둘째 날 8시 30분 더케이호텔을 출발하여 10월 10일 10시 파도소리길 중 해파랑길에서 주상절리까지만 트레킹을 하고 감포 최고의 횟집에서 회를 먹은 후, 감은사지로 가서 1박 2일의 아쉬운 '추억의 수학여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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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의 나이에 떠나는 추억 여행
박천호(시인 : 영동 이수초등학교 교장)
천년의 시간 멈춘 고도(古都) 속으로
이순(耳順)의 추억 여행을 떠난다
사십여 년 전, 설악산 대청봉 오르던
여드름투성이 까까머리 친구들이
검은 교복 바지에 아랫배를 감추고
눌러쓴 모자에 희끗한 귀밑머리 숨긴다
어머니 손맛 담긴 김밥이 그립고
삶은 계란에 톡 쏘던 사이다 맛이 떠오르면
흥겨운 다이아몬드 발걸음 저절로 신이난다
한 때는 온몸 흔드는 강풍에 맞서
가야할 길 잃지 않으려고 애썼고
때로는 정의가 위태로운 현실 앞에서
분노를 뜨거운 열정으로 피워 올렸다.
친구들이여,
오늘은 옛사랑 비켜간 돌탑아래서
책갈피 사이 숨겨 온 빛바랜 기억들
왕릉 속 청동 거울에 윤기 나게 닦아 보자
청운교 난간에 기대 멋진 사진도 찍고
삼등열차 울리던 통기타에 목청도 높여보자
월지(月池)에 도도한 달빛 내리면
위벽을 자극하는 독한 소주의 향연
향기로워라, 가버린 내 젊은 날이여
잊지 못한 이순(耳順)의 불타는축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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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구미 친구들이 주관하는 전국등반대회에 올 해보다 더 많은 친구와 부인들이 참석해 주길 바란다..
이런 행사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게 해준 김일태 위원장, 주관한 대구 이정수, 백재영과 대구 친구들, 참석해 준 친구들과 친구 부인들 모두 고마워~~ 보리숭이였습니다.